서울 
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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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레이스에서 쉼 없이 달려온 여야가 마침내 결승점에 섰다. 지난해부터 여야는 다양한 이슈를 쏟아내며 유권자들 시선을 끌었다. 그때마다 유권자들 표심은 출렁이고 여야 수뇌부 눈동자도 요동쳤다. 전국을 들썩이게 한 22대 총선 주요 사건들은 무엇이었는지 타임라인을 거슬러 올라가 봤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같은 해 12월 김기현 대표가 사퇴하고 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구원 투수로 등판한 이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작년 12월26일 비대위원장에 취임한 한 위원장은 장관 시절 야당 의원들과의 거침없는 설전으로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다. 그는 ‘조선제일검’ 등의 별칭이 따라붙으며 여당 패색을 씻어낼 적임자로 기대받았다.
한 위원장은 취임 직후인 1월18일에는 김건희 여사 명품 지갑 수수 의혹을 두고 대통령실과 충돌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며 용산과 각을 세웠다. 이에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면서 맞섰다.
갈등은 1월23일 윤석열 대통령·한 위원장이 충남 서천 시장 화재 현장에서 만나면서 극적으로 봉합됐다. 한 위원장은 ‘예스맨’이 아닌 할 말은 하는 이미지로 한 층 몸값을 올렸다. 그러나 이후 수도권 위기설이 제기되면서 한동훈 리더십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위원장 등판이 한창 이슈일 무렵인 1월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이 터져 전국의 시선이 그리로 이동했다. 이 대표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보던 중 김모 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 아래를 찔리는 부상을 입었다.
이 사건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증오의 정치’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적잖은 국민 사이에서도 이 대표 동정론이 일었다. 다만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이 대표가 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점을 두고 지역 의료기관 차별 아니냐는 비판도 발생했다.
1월11일에는 야권 잠룡인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을 전격 탈당해 정치 지형이 요동쳤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사당(私黨)화’를 주장하며 “증오하고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정치를 종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월9일에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합당을 선언해 제3지대 붐이 한 때 일었다. 그러나 통합 신당은 공천 갈등 끝에 합당 11일 만에 이혼을 발표해 용두사미라는 지적이 나왔다.
2월 들어서는 거대 양당 모두 공천을 둘러싸고 잡음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은 ‘시스템 공천’을 내세워 중진 전략 재배치·현역 물갈이 등 혁신 공천을 다짐했다. 하지만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을 제외한 친윤 핵심들은 모두 공천장을 따냈다.
당 중진들도 경선에서 최대 35%의 감산 페널티를 받고도 본선행에 성공했다. 이에 ‘감동 없는 공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설상가상 공천이 확정된 후보 일부의 과거 부적절한 발언 논란도 발생했다. 국민의힘은 공천 취소라는 초강수를 던지며 수습에 나섰으나 취소 당사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에 반기를 들면서 여진은 지속됐다.
민주당은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당 전략 공천관리위원회는 2월27·29일에 각각 친문계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4선의 홍영표 의원을 컷오프(공천 배제) 했다. 이후에도 강병원·김한정·박광온·박용진·윤영찬·송갑석·전해철 의원 등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속하게 된 비명계가 최대 30% 감산의 벽을 못 넘고 줄줄이 낙천했다.
박용진 의원 대신 서울 강북을 후보로 선출된 친명계 정봉주 전 의원의 과거 부적절한 발언이 공개되자 당은 부랴부랴 공천을 취소하고 경선을 다시 치렀다. 하지만 두 번째 경선에서도 박용진 의원은 탈락해 ‘비명횡사’가 뚜렷이 확인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용진 의원을 꺾은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가 성범죄자 변호 논란에 사퇴하고 결국 친명계 한민수 대변인이 공천장을 최종 획득하는 등 어수선한 사태도 벌어졌다.
3월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 조국혁신당이 야권 지지층을 결집해 눈길이 쏠렸다. 다만 ‘윤석열 찍어내기 감찰’ 의혹으로 법무부에서 해임 처분된 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과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으로 2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은 조 전 장관을 비례대표 1·2번에 배정해 적절성 논란이 일었다.
3월 국민의힘은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의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으로 곤욕을 치렀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대통령실에 호주 주재 대사로 임명된 이 전 장관의 즉시 귀국을 요청했으나 대통령실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거절했다. 2차 ‘윤·한 충돌’ 위기감이 고조됐으나 지난달 20일 윤 대통령이 이 대사 조기 귀국·황 전 수석 사퇴를 수용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만시지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3월 국민의힘은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으로 특수를 누리는 듯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 파문이 나오자 대응에 진땀을 흘렸다. 당내 일부는 “대파 한 단이 아닌 한 뿌리를 말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도리어 불씨를 키웠다.
3월 민주당은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의 편법 대출 의혹과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의 과거 부적절한 발언 논란으로 고비를 맞았다.
양 후보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 구매 과정에서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 원의 사업자 대출을 받은 점이 드러났다. 새마을금고는 대출 목적과 다른 용도로 대출금을 썼다고 판단하고 전액 회수하기로 했다. 양 후보는 집을 팔겠다며 사과했다. 양 후보는 재산 신고에서 아파트를 실거래가보다 10억 원가량 낮게 신고해 경기 안산 상록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2022년 8월 한 유튜브 방송에서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성 상납에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위안부 피해자 간 성관계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후보는 사과했으나 이화여대 측은 성명을 내고 김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여성단체들은 김 후보를 사자(死者)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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