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일부 ‘채상병 특검’ 수용 가세 조짐…난감한 당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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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께서 그만하면 됐다 할 때까지 체질 개선”
낙선 의원 이탈 가능성… 17명 이상 땐 거부권 무력화
윤재옥 “특검법이 그리 심각한지 국민적 평가받아야”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8 17:46:30

▲ 유재은(가운데)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6일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조사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고서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검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예고했다. 쇄신 목소리가 쏟아지는 국민의힘 일부도 특검법에 찬성해 당정의 고심이 커진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자신의 SNS에서 “총선에서 보여주신 민심의 준엄한 심판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선당후사보다 작은 이익을 추구하며 ‘이대로’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외친다면 정부·여당 앞에는 더 큰 실패의 지름길이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원·국민께서 이만하면 됐다 하실 때까지 정부·여당 체질을 전면 혁신하고 국정 기조와 당정 관계 대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조경태 의원 및 김재섭·한지아 당선인 등과 함께 채 상병 특검법 표결 찬성 의사를 나타내왔다. 안 의원은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개인적으로 (특검에) 찬성이다. 찬성표를 던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6선인 조 의원도 15일 같은 방송에 출연해 “채 상병 사건이 이번 총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우리 당이 민주당보다 먼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22대 국회 입성에 실패한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옮긴 후 지역구인 대전 유성을에서 낙선한 이상민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24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특검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여권의 이러한 분위기에 고무됐는지 민주당은 5월 임시국회 소집을 단독 요구했다. 민주당은 내달 2일과 28일에 본회의를 열고 △채 상병 특검법 △전세사기 특별법 처리 및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태원 특별법 재처리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21대 국회에서 181석을 가진 범야권은 재적 의원(297명)의 3분의 2인 198석을 채우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범여권 115명 중 안철수·조경태 및 일부 낙선 의원 등 17명의 이탈표가 나오면 채 상병 특검법은 21대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는 셈이다.

특검 칼날은 종국적으로 대통령실을 향할 수 있다. 야권은 대통령실을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 ‘몸통’으로 지목 중이다. 수사 외압 의혹은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대통령실·국방부 등이 입김을 불어 넣은 것 아니냐는 게 내용이다.

당정은 크게 고심하는 분위기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시점에서 (특검법이) 그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지 국민적 평가를 받아봐야 한다”고 했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이번 총선 결과로 (특검법 찬성이라는) 민의가 확인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했다. 28일 정치권에 의하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선인 총회에서는 이탈표 방지를 위한 단속이 이뤄졌다.

다만 대통령 거부권 무력화 시도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조 의원은 “헌정사상 13차례의 특검 중 12건은 여야가 합의했다. 여야가 합의해서 (특검이) 원만히 이뤄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