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공유숙박 산업으로 공유경제 살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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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08 00:02:30

여행을 떠나려면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 숙박 시설을 찾는 것이다. 익히 들어 봤을 에어비앤비는 호텔·리조트보다 상대적으로 다양하고 개성 있는 콘셉트의 숙소가 많은 데다 독채·아파트·원룸 등 원하는 숙박 형태를 고를 수 있어 지난 몇 년간 인기가 많은 공유숙박 서비스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내국인의 에어비앤비 이용은 불법이고 에어비앤비를 통해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제한이 많다. 규제를 풀고 한국의 공유경제 시장의 문을 열어야 할 때다.

올해 초 회사원 A씨는 친구들과 함께 서울 지하철 이태원역 근처 공유숙소를 잡아 파티를 열었다. 그는 에어비앤비 사이트에서 국내 이용자는 이용할 수 없다는 주의사항을 보지도 못한 채 숙소를 찾아 예약했다. 엄밀히 따지면 이는 불법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도심 공유숙소(도시민박)는 외국인만 손님으로 받아야 한다. 그러나 A씨처럼 불법인지 모르고 도심 공유숙소를 이용하는 내국인이 허다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문화체육관광부는 3월4일 ‘규제혁신 추진 계획’의 일환으로 ‘내국인 도시민박 제도화’를 발표했다.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킬러 규제를 없애고 지역관광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업계에서 오랜 기간 요구했던 180일 운영일 제한 폐지와 집주인 실거주 의무 폐지 등은 빠져 있어 문제가 있다는 비판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에어비앤비가 국내시장을 얼마나 장악하고 있는지는 정확한 데이터를 구하지 못해 알 수는 없지만 추정해 보면 객실이 한국에만 4만∼5만 개이다. 서울에만 2만 개로 2018년 기준으로 사용자가 400만 명에 달한다.

추정한 수치에 불과하지만 이미 에어비앤비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국내에서 숙박하는 사람이 많다. 공유숙소 규제를 풀고 관광산업 자체를 기술 중심의 스마트관광으로 전환해야 할 때다. 에어비앤비 앱에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맛집과 주변 관광지를 표시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

에어비앤비로 숙박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실거주 의무의 규제를 풀고 운영일을 제한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전문 숙박업으로 개선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공유숙박업이 공유경제가 되도록 유도해야 할 때다.

숙박을 공유함으로써 여행 스타일도 단체 여행에서 개별 여행으로 전환돼 동네 여행으로 바뀐다면 수요도 늘어날 것이고 결과적으로 지역경제도 살아나고 한적했던 동네가 따뜻한 만남이 이어지는 마을로 변화할 것이다.

지역경제 살린다고 환경을 갈아엎는 온갖 개발사업에 치중할 때가 아니라 에어비앤비와 협업해 공유경제로 나아가야 한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