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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 실패 정책 재도입 땐 보완이 필수 아닐까
▲ 김학형 금융건설부동산부 건설부동산 팀장
정부가 주택공급 대책의 하나인 공공 분양아파트에 대한 사전청약 제도14일 중단했다. 이미 민간 분양아파트의 사전청약은 202211월부터 중단됐으니까 20217월 시행 이후 210개월 만에 제도 전체가 전면 중단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집값을 잡지 못한 지난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패 사례를 하나 더 추가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명박정부가 2009년 보금자리주택에 처음 도입(당시 사전예약제’)했다가 효과를 보지 못하고 포기했는데 이를 문재인정부가 2021년 재도입했기 때문이다.
 
사전청약은 본청약 1~2년 전 일부 물량에 대해 먼저 청약을 진행해 당첨자에게 본청약 때 먼저 계약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문재인정부의 재도입 취지는 주로 젊은 층에서 나타난 이른바 주택 패닉바잉(가격 상승 공포에 기인한 구매)’을 막기 위함이었다. 쉽게 말해 정부가 주택청약제도로 새 집 줄게, 기다리라고 하는데도 무주택자들이 불안해 하니까 사전청약이라는 속칭 보증수표를 발행한 것이다.
 
이론적으로 사전청약은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시기를 앞당겨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해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부동산도 주식처럼 수요자(매수자)의 심리가 강하게 작동해 가격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사전청약을 시행한 2021년 하반기 주택시장의 경우 사전청약이 시장 안정화에 어느 정도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정부 역시 사전청약의 효과를 인정 또는 기대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새로운 공공분양주택 브랜드 뉴홈을 출시하면서 사전청약 물량을 확대했다. 작년 6월에는 연말까지 뉴홈 1만여 가구에 대해 사전청약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내년(2024)에도 올해와 비슷한 물량으로 뉴홈 사전청약을 실시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거시환경이 변하면서 사전청약은 원래 우려했던대로 조삼모사’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분양가격이 사전청약 때 추정한 가격을 크게 웃돌거나 당초 약속한 본청약 시기가 길게는 3년 넘게 미뤄지거나 법정 보호종이 발견돼 사업 추진이 미뤄지는 등 곳곳에서 제도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9~10월 본청약이 예정된 사전청약 단지 중 7개 단지에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이 부동산시장 전반이 얼어붙고 금리가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는 오히려 시장 침체를 더 부추길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설 토지주택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 공공분양주택 사전청약이 부동산시장에 미친 영향과 과제에서 하락기에 낮은 가격으로 공급이 계속 이뤄지면 시장 침체를 가속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국토부는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에 대한 지원책도 내놨다. 본청약이 6개월 이상 늦춰져 사전청약 당첨자의 주거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계약금을 분양가의 5%(기존 10%)로 조정하고 중도금 납부 횟수를 1(기존 2)로 줄이고 중도금집단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정작 가장 핵심 문제로 꼽히는 분양가 상승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원책이 없어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에 국토교통부는 신규 시행 중단을 선언하며 추후 규칙(‘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제도 자체를 폐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무원 세계에서 추후라는 건 종종 지금 당장 적극적으로 추진하진 않겠다는 뜻을 내포하기도 해서 이와 비슷한 의미로 들린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간의 시행 과정에서 드러난 제도적 한계를 극복할 방안이 나오기 전에는 부활시키기 어렵게 됐다. 실패한 정책을 재도입할 때 실패 요인을 검토·보완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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