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30 05:18
뉴스 > 연재기획
[이춘근칼럼] 점점 벌어지는 남북한 격차의 딜레마
2024-25년版 ‘CIA World Fact Book’ 발간
GDP 60배·개인소득 30배·평균수명은 12살 차
북한 향한 한국의 의지와 전략은 0에 가까워
이춘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6-03 06:31:21
 
▲ 이춘근 국제정치아카데미 대표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1962년 8월 이래 매년 세계 각국의 국력을 종합 평가한 보고서를 발행해 오고 있다. 1971년 6월 이후 일반에 공개하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서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자료가 되었다. 보고서의 이름은 ‘CIA World Fact Book’이다. 지난달 21일 2024-25년판(版)이 간행되었다.
 
이 자료집은 권위를 자랑하는 간행물로 지구상 모든 국가의 국력 요소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세계 각국의 정책 결정자들, 정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관리들은 물론 학자·언론인들도 구입해서 애독하며 보관하는 책이다. 국제정치란 힘의 정치이며 그래서 외국과 거래할 때 상대방 국가의 국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상대 국가가 다투어야 할 대상일 경우 더욱 그러하다.
 
무려 1000페이지가 넘는 이 보고서는 군사 전략의 대가 손자가 알려 준 불변의 전략 원칙,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에 입각한 노작(勞作)이다. 또한 현대의 저명한 전쟁사가 블레이니(Geoffrey Blainey)가 알려 준 것처럼 “국가 간에 싸움을 하는 이유는 누구의 힘이 더 강한가에 대해 의견일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교훈에 입각해서 만들어졌다. 세계 각국이 서로 상대방의 힘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면, 즉 누가 더 강하고 약한지를 사전에 알 수 있다면 많은 전쟁이 회피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국가들은 온갖 정보 수단을 동원해서 상대방의 능력을 파악하고자 노력한다. CIA가 만든 이 자료집은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며 각 국가의 힘을 파악하는 표준적인 자료로 널리 사용된다. 필자 역시 매년 이 자료집을 구입해 우리나라와 주변 국가들의 국력 변동을 관찰하고 있다. 근간인 최신판에 의거, 한국과 북한의 국력을 비교해 보고 남·북한 간 힘의 관계를 파악해 보는 것은 한반도에서 평화를 유지하고 궁극적으로 자유 통일을 이룩하는 데 필요한 기본 업무가 될 것이다.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북한은 제대로 된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나라다. 제대로 된 자료들을 수집할 능력조차 없을 정도로 국가의 기본이 붕괴된 나라다. 공산주의 국가란 국민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교육을 무료로 제공하는 나라다. 하지만 북한 정권이 주민에게 식량·교육·의료 등을 제대로 공급할 수 없게 된 것은 이미 30년도 넘었다.
 
광고
북한 주민은 국가의 배급이 아니라 장마당에서의 돈벌이를 통해 목숨을 이어 가고 있다. 무늬는 공산주의이지만 왕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가진 1인 통치자가 국민을 수탈하는 약탈적 봉건주의 체제라고 봐야 한다. 통치자와 그 일당은 배불리 먹고 호화로운 삶을 영위하지만 주민 전체가 굶주리고 있는 나라다.
 
CIA 자료는 북한 주민의 처절한 상황을 숫자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60분의 1, 개인소득 역시 한국인의 30분의 1에 불과하다. 평균수명도 북한 주민은 71.88세, 한국인은 83.17세다. 같은 민족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북한에서 태어난 사람보다 12년을 더 산다.
 
북한의 1년 예산은 한국의 118분의 1에 불과하다. 한국의 1년 국방 예산(약 480억 달러·66조4800억 원)은 북한의 1년 GDP(300억 달러 미만 추정)보다 더 많다. 한국의 전기 소비량은 북한의 38배에 이르며 한국인의 석유 소비량은 북한의 128배에 이른다. 이 같은 국력지수에 의하면 남·북한 간의 게임은 이미 끝났다. 눈에 보이는 물리적 국력에서 북한은 한국과 맞장뜰 처지에 있지 않다.
 
그런데 왜 한국은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전전긍긍하며 사나.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윤석열정부를 제외한 역대 대부분의 정부가 북한에 쩔쩔맸다. 영국 보수당의 대표를 지낸 마이클 하워드 경은 “무력 사용을 포기하는 자는 곧 자신의 운명이 그렇지 않은 자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을 협박하는 북한 앞에 한국은 쪼그라들었다.
 
CIA 소속 레이 클라인 박사는 ‘P=(C+E+M)x(S+W)’라는 국력 계산법을 제시했다. 국력(P)은 ‘인구와 영토(C)·경제력(E)·군사력(M)의 합’을 ‘전략(S)과 국민 의지(W)의 합’으로 곱한 것이라는 말이다. 한국의 국력(C+E+M)은 북한의 수십·수백 배에 이른다. 그런데 그동안 북한을 향한 한국의 의지와 전략은 혹시 영(zero)에 가까운 것이 아니었을까? 전략과 의지가 없는 나라라면 눈에 보이는 국력이 아무리 강해도 국력 총합은 0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학사·석사
미국 텍사스대 정치학 박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역사학과 박사
세종연구소 외교·안보 담당 연구위원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연구실장, 선임연구위원
캐나다 빅토리아대 정치학과 교수
자유기업원 부원장
이화여대 경영대학 국제사무학과 겸임교수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 연구실장
이춘근 국제정치아카데미 대표(현)
유튜브 채널 ‘이춘근TV’ 운영
 
저서:
‘테러 전쟁 시대의 국제 정세’(2003년, 자유기업원)
‘21세기의 한·미동맹 관계’(2004년, 자유기업원)
‘현실주의 국제정치학’(2007년, 나남)
‘북한 자유 선언’(2007년, 르네상스, 복거일·김동길 공저)
‘위기의 한국 안보’(2012년, 플래닛미디어, 윤덕민·홍관희·김열수·허남성 공저)
‘미국에 당당했던 대한민국의 대통령들’(2012년, 글마당)
‘미·중 패권 경쟁과 한국의 전략’(2016년, 김앤김북스)
‘10월 유신과 국제정치’(2018년, 기파랑)
‘전쟁과 국제정치’(2020년, 북앤피플)
 
번역서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 (2004년, 나남, 존 J. 미어셰이머 원저)
‘새로운 제국-중국’ (2005년, 나남, 로스 테릴 원저)
‘21세기 국제자원 쟁탈전’(2008년, 한국해양전략연구소, 마이클 클레어 원저)
‘전쟁의 기원’(2019년, 북앤피플, 아더 훼릴 원저)
‘미국 외교의 거대한 환상’(2020년, 김앤김북스, 존 J. 미어샤이머 원저)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29,580 ▶
어제 159,553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