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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안전공단 ‘급발진 주장’ 사고 신고 통계
‘급발진 주장’ 사고 50대 이하가 57%… 고령자보다 많아
고령운전자 사고 노인 혐오로 확산 말아야
전문가 “급발진 방지 장치 도입 확대 필요”
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0 17:44:04
▲ 8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사고 현장에 시민들이 추모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청역에서 역주행해 9명의 사망자를 낸 68세 운전자가 사고 원인을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면서 고령 운전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는 가운데 정작 급발진 사고자의 절반 이상이 50대 이하 운전자인 것으로 나타나 고령 운전을 제한해야 한다는 여론이 맹점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안태준 의원실이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정부 기관에 접수된 급발진 의심’ 사고 통계를 살펴보면 절반 이상이 50대 이하 운전자들에 의해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10년간 접수된 급발진 주장 신고는 총 456건이며 이 중 신고자의 연령이 확인된 사례는 396건이다.
 
신고자의 연령별로 보았을 때 60대가 122(30.8%)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50대가 108(27.3%)·40대가 80(20.2%)·70대가 46(11.6%)·30대가 30(7.6%)·20대가 7(1.8%)·80대가 3(0.8%)의 순으로 집계됐다.
 
60대 이상과 50대 이하의 급발진 주장 신고를 비교해 보면 60대 이상의 고령층 운전자에 의한 사고 신고는 43.2%, 50대 이하에서 신고한 사례 56.8%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0대 이상 운전자들이 급발진을 원인으로 주장한 사고가 계속되면서 급발진은 고령층에 집중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과 달리 실제 급발진 의심 사고는 50대 이하에서도 자주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령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는 교통사고가 잇따르면서 고령운전 문제에 대한 논의가 고령층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이 같은 여론이 맹점을 지녔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고령 운전자 제한 논의는 고령화 사회에서 시민 안전을 위한 대책 마련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일부는 노인 혐오로 변질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현재 만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의 운전면허 갱신 주기를 3년으로 하고 면허를 갱신하려면 인지능력 검사와 교통안전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도 교통안전 교육 권장 대상이다. 각 지자체는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고령자들에게 1030만 원 상당의 현금성 인센티브를 지원하며 자진 반납을 유도하고 있지만 면허 반납률은 매년 2% 안팎에 그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자의 운전 제한과 같은 사후 제재 방식에 집중하기보다 전방 차량이나 사람을 감지해 자동 제동하는 비상자동제동장치(AEBS) 등 장착을 확대하는 등 사전 예방 대책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사고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이만을 탓하는 것은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교통안전공단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자동차 제작결함의 의심 사례를 신고하는 자동차 리콜센터를 통해 급발진 신고를 접수한 차량을 전수 조사하고 있으나 급발진으로 확인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또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 2013~2018년 급발진 추정 사고 269건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203(75%)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 사고 원인인 것으로 판정됐다. 운전자가 제동 장치가 아닌 가속 장치를 밟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11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전기 택시가 주택가 담벼락을 들이받은 사고에서 65세 운전자는 우회전하던 중 급발진이 발생해 브레이크를 여러 번 밟았지만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페달 블랙박스를 판독한 결과 운전자가 실제로 밟은 것은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우회전 직후 가속페달을 잘못 밟아 속도가 높아지자 당황하면서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한 채 계속 밟은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급발진연구회 회장인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급발진 의심 사고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생한다라며 이번 시청역 사고로 고령 운전자가 주로 일으키는 사고로 잘못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고령자 운전 제한에 집중하기보다는 AEBS·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 급발진 의심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장치의 도입을 확대해 사고를 예방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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