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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국정책을 고집했던 조선의 문호는 일본의 식민지 침략 시발점이 됐던 1876년 강화도조약을 계기로 사실상 강제 개방됐다. 이후 세계 각국과 통상조약이 체결되면서 외국 금융기관들이 대거 국내에 진출하게 됐다. 이들은 자국 보험회사의 대리점 역할도 겸했는데, 1880년대 인천과 부산을 중심으로 영국과 일본 보험회사들의 국내진출 붐이 일기도 했다. 특히 일본계 보험회사들이 적극적이었다. 1880년 동경해상보험주식회사가 부산에 대리점을 낸 것을 시작으로 점차 일본의 침략기반이 굳어지면서 일본계 보험사들의 국내 진출이 쇄도했다. 1921년에는 우리나라에 본사를 둔 최초의 보험회사가 탄생했다. 당시 한성은행 경영자였던 한상룡 등 실업가들이 자본금 50만원을 들여 ‘조선생명보험주식회사’를 만든 것이다. 이어 해방 직후에는 미국 군정청에 귀속된 우리나라의 보험사들은 사업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경쟁사 간 업무질서 유지 및 발전을 도모한다는 명분으로 1946년 8월 1일 ‘조선손해보험협회’(현 손해보험협회)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에는 조선화재·신동아화재·대한화재·서울화재 등 4곳이 참여했으나 2년 사이 4개 회사가 추가되며 1948년 9월 1일 사단법인 ‘대한손해보험협회’로 법인등기를 하게 된다. 당시 추가된 4개 보험회사 중 하나였던 ‘국제손해재보험’은 1947년 1월 설립 이래 70년 가까운 세월동안 명맥을 유지했으나 우여곡절 또한 많았다. 특히 IMF 금융위기 이후 회사의 주인이 세 번이나 바뀌는 등 순탄치 못한 나날을 보냈다. 지난해 5월부터 ‘MG손해보험’이란 이름으로 새 출발한 이 회사의 사옥은 테헤란로 335번에 위치한다. 스카이데일리가 MG손해보험의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 매물로 나온 역삼동 MG손해보험빌딩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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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G손보의 본사는 강남구 테헤란로 선릉역 6번출구와 인접해 입지가 좋다는 평판이지만 재무건전성 회복을 이루기 위해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이다. 원빌딩 이승진 팀장에 따르면 지하6층 지상15층 규모의 MG손보 빌딩의 시세는 약 8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됐다. 사진은 MG손보빌딩 ⓒ스카이데일리
MG손해보험의 전신은 1947년 설립된 ‘국제손해재보험’이다. 미 군정청의 허가가 필요했던 당시 보험 사업을 시작한 국제손해재보험은 1965년 ‘국제화재해상보험’으로 그 명칭을 변경했다.
1975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국재화재해상보험은 1983년 자동차보험, 1994년 개인연금보험, 1999년에 퇴직연금보험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왔으나 2001년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선정돼 매각이 결정됐다.
당시 국제화재해상보험측은 금감원에 경영개선 계획안을 제출했지만 승인되지 않았다. 금감원 측은 당시 임원들의 업무를 정지시킨 뒤 매각을 추진했으며, 2002년 극동유화그룹의 계열사인 근화제약이 국제화재해상보험의 새 주인이 됐다.
같은 해 국제화재해상보험은 ‘그린화재해상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인핸스먼트컨설팅코리아’란 이름의 회사를 세운 현대증권 출신의 M&A 전문가 이영두 회장이 2대 주주에 오르며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그린화재해상보험은 극동 측의 장홍선 회장과 이 회장의 공동경영 형태로 운영됐으나 장 회장이 점차 지분을 줄이다가 완전히 발을 빼면서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지난 2007년 이 회장 쪽으로 넘어갔다. 그린화재해상보험은 2008년 7월 사옥을 서울역 인근 남대문에서 강남으로 옮기고 사명을 ‘그린손해보험’으로 바꿨다.
여러 차례 주인 바뀌다가 자베즈 컨소시엄에 인수돼 MG손보로 새 출발
이처럼 우여곡절을 겪은 그린손보는 2012년 5월 또 다시 금융당국에 의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다. 2011년 12월 당국의 경영개선요구 조치에 따라 두번에 걸쳐 경영개선계획을 냈으나 불승인된 것이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이 실사한 결과 지난 3월말 기준 부채가 자산을 1382억원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부실금융기관 요건에 해당됐다.
▲ 자료: MG손해보험(FY 2013년 연결 감사보고서 / FY 2014년 3/4분기 경영공시) ⓒ스카이데일리
그린손보는 금융당국으로부터 ‘2012년 6월말까지 RBC(지급여력비율) 100% 이상 충족토록 자본 확충 완료’를 골자로 하는 경영개선명령을 부과 받았으나 이를 이행하지 못해 공개매각 수순을 밟게 된다. 2001년의 판박이였다는 게 보험업계의 시각이었다.
그린손보 인수는 M&A가 아닌 P&A로 진행됐다. P&A란 우량한 기업 또는 금융기관이 부실기업 또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제외한 우량한 자산과 부채만을 인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2012년 11월 그린손보 인수 본입찰에 참여한 자베즈파트너스·새마을금고 컨소시엄, CXC, SM그룹 3개 업체 중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곳은 자베즈 컨소시엄이었다. 이듬해 4월 금융위원회는 자베즈 컨소시엄이 그린손보의 계약을 이전받기 위해 임시로 설립한 GFMI손해보험의 영업을 허가했으며, 다음 달인 5월에는 그린손보의 모든 보험계약을 GFMI손보로 이전토록 결정했다.
그린손보의 인수 주체인 자베즈는 인수 작업의 핵심 투자자인 MG새마을금고의 브랜드를 공유하기 위해 회사명을 GFMI손보에서 MG손보로 교체하고 2013년 5월 6일 서울 역삼동 본점에서 출범식을 개최해 공식적인 출발을 알렸다. 초대 대표이사로는 삼성화재 상무와 메리츠화재 본부장 등을 지낸 김상성씨가 선임됐다.
공식 출범한지 19개월여가 흘렀지만 MG손보는 손실 확대와 손해율 상승 등 각종 경영지표의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2월 8일~12월 31일) 영업수익 5365억원, 영업손실 395억원, 당기순손실 404억원을 기록했던 MG손보는 올해 들어서는 더 깊은 부진 속에 빠졌다. 올해 3분기까지의 실적은 영업수익 8224억원, 영업손실 632억원, 당기순손실 663억원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800억 사옥 매각 추진… 공실 리스크가 걸림돌
MG손보는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 방편으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335(역삼동 705-19)에 위치한 본사 사옥을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MG손보가 그린손해보험 시절이던 지난 2007년 760억원에 매입한 건물이다.
▲ 과거 그린손해보험의 간판을 달았던 이곳은 지난해 5월 새마을금고측에 매각되며 MG손해보험빌딩으로 새롭게 개편됐다. [사진=뉴시스]
이 건물은 지하 6층~지상 15층 규모로 3개 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을 MG손보가 사용 중이다. 1층부터 3층까지 금융업소, 4층부터 14층까지 사무실, 15층은 강당으로 각각 사용 하고 있다. 지하층의 경우 1층~4층은 주차장이고 지하 5층은 중앙감사실, 지하 6층 기계·전기실이다.
면적 369㎡(약 112평) 대지 위에 지어진 이 건물의 연면적은 1만2833㎡(약 3889평)다. 빌딩매매 전문가인 원빌딩 이승진 팀장에 따르면 현재 건물 가치는 연면적 3.3㎡(약 1평)당 2065만원 정도로 전체 가격은 약 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팀장은 “MG손해보험빌딩 인근의 LIG강남타워(2014년 1월 매각)와 삼성생명 대치2빌딩(2012년 12월 매각)이 각각 3.3㎡당 2061만원, 1876만원에 팔린 것을 감안해 매각이 추진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MG손보는 본사 사옥 매각을 위해 2013년 8월 신영에셋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기관투자가들에게 IM(투자제안서)을 발송하는 등 공식 매각작업에 착수했으나 아직까지는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는 곳이 없는 상황이다.
매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공실 리스크다. 업계에 따르면 MG손보 측은 빌딩 매각 후 다시 임대하는 형식의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으로 매각하면 남는 것이 별로 없어 매각 후에는 임대비용을 낮추기 위해 본사를 이전할 계획으로 전해지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MG손보가 3개 층을 제외한 건물 전체를 사용하고 있는 탓에 세일앤리스백이 아닐 경우 매입자가 임차인을 구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되므로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런 이유로 MG손보가 원하는 가격을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승진 팀장은 이에 대해 “MG손보가 매각 후 바로 나가지는 않을 전망이지만 계속적인 임차 의향이 없기 때문에 건물 전체를 사용하려는 목적을 가진 매수자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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