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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미국 출신 교황이 탄생했다.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은 8일(현지시간) 제267대 교황으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을 선출했다.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이틀만이자 네 번째 투표만이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향후 사용할 교황 즉위명은 레오 14세다. 가톨릭에서 레오는 사자를 뜻한다.
레오 14세는 195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으로 활동했다. 유로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해당 수도회에서 교황이 배출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국적인 레오 14세는 약 20년 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다. 2015년에는 페루 시민권을 취득했으며 같은 해 페루 대주교가 됐다. 2023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주교부는 신임 주교 선발을 관리·감독하는 곳으로 교황청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조직 중 하나로 꼽힌다.
AP통신에 의하면 ‘세상에서 가장 세속적인’ 나라인 미국 출신 교황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바티칸 소식통을 인용해 “레오 14세는 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이라고 전했다.
레오 14세는 신학적으로는 중도 성향으로서 교회 내 개혁파·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레오 14세는 교황 선출 확정 이후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에 교황의 전통적 복장인 진홍색 모제타(어깨 망토)를 착용하고 등장했다. AP통신은 전통으로의 회귀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했다.
레오 14세는 2027년 무렵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해 서울에서는 세계청년대회(WYD)가 개최된다.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의 신앙 대축제인 WYD는 교황과 청년층이 만나는 행사로 유명하다.
새 교황 선출은 지난달 21일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17일 만이다. 레오 14세는 11일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서 첫 축복 메시지를 전한 뒤 12일 전 세계 언론과 공식 대면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서 자국 출신 첫 교황 탄생을 반기며 “교황 레오 14세를 만나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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