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권오수 전 회장 소환…김건희 여사 ‘전주’ 의혹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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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수, 도이치 주가조작 유죄 확정 뒤 첫 조사
김건희 계좌, 주가 시세조종 활용… 법원도 명시
녹취 수백 개 확보… “김 여사, 알고 맡겼다” 정황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03 23:05:59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특검에 소환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3일 서울 광화문 김건희특검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권 전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전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소환은 김 여사가 이 사건에 ‘자금을 댄 전주(錢主)’로 가담했는지 여부를 정면에서 추궁하는 수순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권 전 회장은 2009년부터 약 3년간 시세조종을 주도한 인물로, 올해 4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집행유예 4년의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판결문에는 김건희 여사 명의의 계좌 3개와 모친 최은순 씨 명의 계좌 1개가 시세조종에 활용된 사실이 명시돼 있다. 과거 재판에서는 손모 씨가 김 여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자금을 댄 전주로 판단돼 유죄가 확정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권 전 회장을 신뢰해 단순히 계좌를 맡겼을 뿐, 주가조작에 고의로 가담한 정황이 없었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와 시민단체 등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고, 서울고검은 대법원 유죄 확정 이후 재수사를 결정, 사건을 특검에 넘겼다.

서울고검 재수사팀은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과 수백 차례 통화한 녹음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는 “블랙펄(이종호 전 대표 측)에 계좌를 맡기고 수익 40%를 받기로 했다”는 김 여사의 직접 발언이 포함돼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같은 정황은 김 여사가 단순 투자자가 아닌, 의도적으로 수익을 얻기 위해 시세조종 조직과 협의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검은 이번 권 전 회장 조사를 토대로 오는 6일 김건희 여사를 직접 소환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정식 입건된 상태다. 특검은 김 여사가 권 전 회장과 공모해 주가조작 자금을 대거나, 시세조종 사실을 알면서도 방조했는지 여부를 집중 규명할 방침이다.

권 전 회장은 이날 오전 9시55분쯤 서울 광화문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실 계획인가?”,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진술하실 건가?” 등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 없이 조사실로 들어갔다.

앞서 권 전 회장과 함께 기소된 주가조작 가담자 9명 전원은 1·2심을 거쳐 모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들 중 전주 역할을 한 손모 씨는 1심 무죄를 받았지만, 2심에서 유죄가 선고돼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이는 검찰이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한 방조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된 첫 사례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정치권 파장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정치적 표적 수사”라며 특검의 편향성을 주장하고 있으나, 여론조사에선 다수 국민이 김 여사 수사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특검은 향후 권 전 회장의 진술과 녹취파일 등 확보된 증거를 종합해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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