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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기업의 국내 조세 구조가 다시 국회 주요 현안으로 부상했다. 구글코리아가 지난해 최대 11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납부한 법인세는 172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매출 산정 방식과 과세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일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구글코리아가 지난해 납부해야 했을 법인세는 약 6762억 원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납부액은 172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성민 가천대 교수가 지난 5월 국회 세미나에서 발표한 매출 추정치(최대 11조3020억 원)에 네이버의 매출 대비 법인세율(5.9%)을 적용한 계산 결과다.
구글코리아의 국내 시장 점유율과 세금 규모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지난해 기준 국내 데이터 트래픽 점유율은 31.2%로 네이버(4.9%)의 약 6배였지만 신고 매출액은 3869억 원으로 네이버(10조7377억 원)의 약 28분의 1 수준이었다. 네이버가 같은 해 납부한 법인세는 3902억 원이다.
이 같은 격차는 구글코리아의 매출 산정과 신고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국적 IT 기업들은 본사에 광고 수익, 로열티 등을 이전하거나 비용 항목을 복잡하게 구성하는 방식으로 과세 대상 금액을 줄이는 구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실제 국내 매출 규모와 신고 매출액 간 차이가 발생하며 법인세 납부액도 낮아진다는 것이 국회의 판단이다.
국회는 이러한 구조가 국내 과세 정책의 실효성과 관련된 문제라고 보고 있다. 최 의원은 “매출 산정 및 세무 신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투명성이 과세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의 국내 매출을 명확히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세무 절차를 투명하게 만드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내에서는 매출 공개 의무화, 이전가격 조정 규제 강화, 세무 자료 제출 요건 확대 등의 입법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OECD가 추진하는 글로벌 최저한세 제도와 연계해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를 방지할 수 있는 국내 법제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되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기업 세무 문제가 아닌 과세 정책 전반과 연결된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구글코리아의 신고 매출과 세금 납부 구조는 국내 기업과 해외 플랫폼 기업 간 조세 부담 차이의 실태를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국정감사와 관련 상임위에서 주요 쟁점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정부도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글로벌 기업의 국내 매출 구조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 제출 요건을 강화하고 본사와의 수익 이전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구글코리아의 납세 규모를 둘러싼 이번 논의는 글로벌 디지털 기업의 과세 문제를 둘러싼 정책 과제와 직결된다. 국회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다국적 기업의 매출 신고·세무 구조 전반을 점검하고 제도적 개선책 마련을 위한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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