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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이나 행위에 병적으로 탐닉하거나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상태를 의존증 혹은 중독이라고 한다.
술, 담배, 마약, 도박뿐 아니라 SEX, 게임, SNS, 숏폼, 쇼핑, 성형, 운동, 음식까지 중독은 일상 곳곳을 잠식하며 현대인에게 가장 친숙한 병이자 사회적 현상이 되었다.
우리는 왜 중독되는 걸까? 단순히 의지가 약한 탓일까?
신간 ‘우리가 기댄 모든 것’은 술을 끊지 못하는 문학 연구자와 담배를 끊지 못하는 정신과 의사가 의존증을 주제로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책이다.
저자들은 중독의 본질을 ‘쾌락 추구’가 아닌 ‘고통 경감’으로 바라본다. 의존증은 장기적으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단기적으로는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지금’을 일시적으로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은 중독 자체를 근절하기보다 2차 폐해를 줄이는 ‘위해성 감소(harm reduction)’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 혼자가 아님’을 알게 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의존증에 병리적 낙인을 찍기보다 인간의 삶과 관계에서 길을 찾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알코올 의존증 노숙인이 무료 급식소에서 영양이 풍부한 식사를 하는 대가로 소량의 알코올 음료를 먹을 수 있게 하는 정책도 소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시판 약(일반의약품) 과다 복용이나 의존증과 함께 나타날 수 있는 ADHD 등 동반이환(comorbidity)을 소개하는 등 의존증을 입체적이고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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