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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수출을 견인하는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은 우리나라 ‘김’ 산업이 기후변화와 인력 고령화라는 구조적 리스크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김 수출액은 지난 20일 기준 10억1500만 달러로 처음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년 대비 13.2% 증가한 수치다.
특히 미국과 일본 수출이 각각 15.3%, 13.8% 확대되며 고성장을 이끌었다. 한류 콘텐츠 확산과 김밥 인기에 힘입어 소비 저변이 넓어졌고, 국내 식품업계의 품질 경쟁력 강화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그러나 산업 현장에서는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해수온 상승, 해양 산성화, 병해충 발생 가능성, 적조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김 양식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계는 해조류 양식업이 해양환경 변화에 가장 취약한 분야 중 하나라며 품종 전환, 양식지 이동, 병해 대응 기술 고도화,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특히 국내 연근해 수온 상승 속도가 세계 평균보다 빨라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노동력 부족 역시 김 산업의 구조적 위험 요소로 지목된다. 코로나19 이후 어촌 고령화가 가속화되며 김 양식 현장은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어가 경영주 평균 연령은 60대 후반에 달하며, 김 양식은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운영이 어려운 수준이라는 현장 증언도 나온다. 정부가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인력 수급 안정성, 지역사회 적응 지원, 장기 정착 가능성 등 추가 보완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생산량 확대를 위한 규제 개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폐수처리시설 설치 의무가 영세 어가의 가장 큰 부담으로 꼽힌다. 물김 세척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정화하기 위한 시설 설치비와 운영비가 과도해, 규제 취지는 공감하더라도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현장에서는 공동처리시설 확대, 설치비 지원, 행정 절차 간소화, 인프라 구축 등 실질적 대안을 요청하고 있다. 세척용수 공급시설, 공공 폐수처리 기반 확대 등 정부 차원의 역할 필요성도 강조된다.
김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품질 등급 체계 도입 역시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현재 국내산 김은 수출 규모 대비 제품 가치가 낮은데, 이는 품질 등급 기준 부재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본과 중국은 단백질 함량, 색상 등 품질 요소를 감별사가 측정해 등급을 부여하고 가격을 결정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반면 국내는 경매사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해 품질 판별이 이뤄지며, 이는 바이어 대응력과 제품 차별화 전략 모두에 한계로 작용한다. 일부 기업이 자체 기준을 운영하고 있지만, 공신력 부족으로 산업 전체 확산이 어렵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실적과 달리 양식 기반, 인력 구조, 규제 환경, 품질 체계는 여전히 미비하다. 김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양식-가공-유통-수출을 연결하는 전주기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며 “정부도 인프라 투자와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설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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