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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아빠 엄마 이야기…엄마는 나의 축복①
엄마가 딸이 되고, 딸이 엄마가 되다
남편 “모시면서 힘들 때라도 절대 화내지 말라”…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떠나시길
대통합 필진페이지 + 입력 2017-06-25 21:50:22
 ▲ [사진=국민대통합위원회]
매일같이 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처럼 엄마의 숨 쉬는 소리를 먼저 확인한다. 92세의 어머니는 치매로 고관절 골절로 인하여 오래도록 누워만 계신다. 부모는 열자녀 거느려도 자녀들은 한 부모 모시기에 힘들어한다는 말과 같이 오래도록 어머니를 간병하기란 어느 누구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장녀인 나는 나 때문에 우리 가문이 잘되기를 나 때문에 형제자매들이 잘되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엄마의 딸이 아니라 내가 이제는 엄마의 엄마가 되어서 일평생 한번 자유롭게 편한 삶 살지 못하셨던 8남매의 엄마를 조금이나마 값을 치르고자 다짐을 하면서 요양원에 계시는 어머니를 퇴소하게 하여 모시고 있다.
 
은퇴하고 여기저기 봉사를 하던 중 하루는 데이케어에서 힘들어하시는 노부모님들을 섬기면서 내 엄마를 깊이 생각할 때 봉사는 다음에 해도 되지만 내 엄마가 내일이라도 돌아가시면 언제 엄마에게 효도 하겠는가? 하는 마음에서 집에 돌아와 남편에게 말했다. 남편은 세상에서 우리 장모님같이 훌륭하신 분은 없다. 8남매를 출산하시면서 미역국 한 그릇 못 잡수시고 고생하신 분 아들들이 모시지 않는다면 장녀인 당신이 모시도록 해. 그러면 우리 자녀들이 복 받아. 내가 혼자 살 각오하겠으니 사시면 얼마나 사실지 모르니 잘 모시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 대신 약속 하나하자. 절대로 엄마를 모시면서 힘들 때라도 화내지 말라는 것이다. 약속을 굳게 하고 허락을 받았다. 동생들과 의논을 하지만 모두가 이제 도움을 받고 살 나이에 어떻게 모시려고 하느냐며 말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난 내가 어머니를 요양원에서 모셔놓고 때로는 형제자매들을 원망도 하고 불평하는 일들이 나를 더 힘들게 했다.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고 다짐을 하고 우선 살 집을 마련하여 현재는 행복하게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
 
- 엄마가 말씀하지 않기에 나도 말하지 않으리.
 
이 세상에 어떤 부모라도 다 그것이지만 남다르게 아들을 챙기신 경북 안동의 대종가 집 며느리였다.
 
혹독한 시집살이 하신 엄마는 절대로 며느리 시집살이 시키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에 평생토록 자녀들이 아무리 잘못을 하였다 하더라도 야단 한번 치시지 않으셨다. 8남매를 키워도 매 한번 야단 한 번 한 적이 없다. 아들 며느리가 아무리 잘못해도 말하지 않는다. 잘잘못을 지적하시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오래도록 병원에 입원하셨지만, 엄마 혼자서 수발을 다 하셨다. 자녀들이 어쩌다 면회 가면 바쁘다고 빨리 가라고만 하신 분이다. 퇴원하여 자식들에게 폐가 되지 않게 한다고 90세가 넘은 두 분이 따로 사신 것이다.
 
한쪽 마비로 엄마를 의지하고 지팡이로 사시던 아버지는 92세로 별세하시고 그토록 고생하시던 엄마가 아버지 수발 끝나고 조금이라도 편히 사시는 날이 있을까 했는데 이제는 평생 누워만 계셔야 하는 것이다.
 
매일같이 꼼짝하지 못하고 누워만 계시기에 생각이 많으시고 속이 깊으신 엄마는 자녀들이 오지 않는가 하고 기다리면서 적적해하시지만, 말을 하지 않으신다. 명절 때 한번 다녀가면 그뿐 연락도 없이 너무나 자유로움으로 살아가는 동생들을 볼 때면 한번 말하고 싶지만, 엄마가 말씀하지 않기에 나도 하지 않는다.
 
어떤 때는 엄마에게 물어본다. 며느리고 아들들이 전화 한 통도 없네. 안부도 없이 궁금하지도 않나 봐. 엄마 내가 말해볼까? 하면은 말하지 마라, 하지 않는 저거들이 잘못된 것이지 그러면 되나? 못된 자식들 가만두어라, 사람이면 언제든지 뉘우칠 때가 있겠지 하시고는 고개를 돌리신다. 그리고는 밤에는 혼자 중얼거리신다.
 
모두 다 죽었나? 한 년 놈도 오지 않는다. 다 뒤졌는지 손자 손녀들도 아무도 오지않는다고 노래처럼 하신다. 이럴 때는 ‘치매현상이구나. 절대로 이런 분이 아닌데’하고서는 지나버린다. 다음날 나는 이해시킨다. 바쁘고 멀어서 못 오지만 마음은 엄마에게 있어서 이렇게 엄마가 잘 지내고 있잖아?
 
엄마의 마음을 아는 나는 그들의 몫까지 해야 했다. 음식을 드릴 때도 오늘은 큰아들이 엄마에게 다음날에는 둘째 아들이.... 8남매의 이름을 부르면서 엄마에게 먹여드린다.
 
- 엄마는 나의 축복
나는 엄마와 함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 남이 느껴보지 못하는 엄마와의 사랑이 깊어지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엄마와의 뽀뽀가 엄마를 즐겁게 하고 나도 엄마의 따스함을 맛보아 너무나 행복하다. 머리로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삶의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한 사랑을 알게 한다. 엄마도 나를 키울 때 이렇게 행복하였을까?
 
엄마의 대변도 소변도 하나도 귀찮게 여겨지지 않는다. 엄마도 나 어릴 적 이런 마음이셨겠지? 하루에도 몇 번이고 엄마의 기저귀를 갈 때면 힘들어할 텐데. 그러나 힘들어도 나는 좋아하고 하면은 조금도 힘들지 않는다. 오늘은 큰 며느리가 하는거야. 내가 하는 것 아니야. 다음에는 둘째 며느리가 하는 거야. 또 다음날은 오늘은 셋째 며느리가 하는 거야 하고 마음속으로 며느리의 사랑을 받는 엄마가 되기를 바라면서 속으로 엄마의 못다 받은 사랑을 다 받고 돌아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엄마의 섭섭함을 다 내려놓고 깨끗한 마음으로 남김없이 다 버리고 이 세상을 하직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다른 자녀들이 해야 할 몫을 내가 대신해야만했다. 참으로 이 세상이 아름다웠다고 아름다운 세상에 소풍 왔다가 기쁘게 떠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 어느 날 밤
엄마는 혼자서 중얼중얼 하신다. 열차야 가지 마라 나하고 같이 가자! 내 옷 다 어디 있나? 내 신발 어디 있느냐? 고 빨리 가야 한다. 큰소리치시면서 나를 부르는 것이다. 난 옷장에 옷을 다 꺼내 보여 드리고 신발장에 있는 신을 보여 드렸다. 그러다가 어머니는 나를 칭찬하신다. 어찌 그렇게 잘해 두었느냐고. 조금 있으니 또 중얼거리신다. 고무신 신고 백두산에 올라가 백도라지 한 뿌리만 캐어도 시아버님 반찬은 충분하다는......
 
나는 마음이 찡하였다. 내 몸을 주신 내 어머니 무엇으로 보답할까, 지금이라도 눈감으시면 다시 볼 수 없는 내 어머니 생각에 나는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는 것이다. 나는 다짐하고 다짐한다. 내 모든 것 다하여 엄마의 심정으로 자녀를 돌보듯 엄마를 케어하리라고,,,, 하고자 하는 이 마음에 피곤함이 나를 덮을 수 없고 그 무엇도 나를 누르지 못 하리라. 엄마의 삶을 생각하면 모든 것을 이길 힘주시리라 믿고 힘차게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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