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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정국에 묻힌 국정감시 ‘파행 또 파행’
대선정국 속 국정감시 '파행에 맹탕'
[국감 종합총평]연일 싸움판 ‘샅바국감’에 맹탕…국민 위임 ‘감시의 눈’ 외면
특별취재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2-10-25 00:13:57
19대 국회 개원과 함께 기대를 모았던 첫 국정감사의 핫 이슈는 재벌 2세의 국감 불출석, 태광실업 세무조사 관련 폭로 당사자 등장, 4대강 내부고발자 색출 조사 관련 위증 논란, 원전 관리 부실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경제 관련 현안들에 대한 점검과 함께 여러 의혹들도 제기됐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20일간 진행된 국감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특히 대선정국과 맞물려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오지 못한 ‘맥빠진 국감’이라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여야 대선후보들의 핵심공약인 경제민주화와 관련, 이번 국감에서 재벌들의 부당한 행태들이 파헤쳐 질 것이라고 전망됐지만 그 기대는 무너졌다. 재벌들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국정감사장에는 여야간의 힘겨루기로 재벌총수의 증인 채택이 무산됐다. 증인으로 채택키로 여야가 합의한 재벌 2세들 역시 해외출장을 이유로 두차례나 불참,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말았다. 여야는 결국 이들에 대해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피감기관들의 답변 태도나 국회의원들의 일방적 질문 행태 또한 이번 국감에서도 문제점으로 빠지지 않았다. 여야 모두 정책국감을 외쳤지만 대선정국에 휘둘려 폭로와 공세 그리고 대치로 이어져 아쉬움과 좌절이 남는다. 스카이데일리가 경제관련 상임위를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24일까지 국정감사 현장을 누비며 지켜 본 내용들을 정리하고, 국감장 밖 즉석에서 관련 의원들을 만나 이슈화된 현안문제에 대해 물어봤다.

 ▲ 대선정국과 맞물려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상임위원회는 여야 대선후보가 모두 속해있는 기획재정위였다. 기재위는 민감한 정치 현안문제로 국감 내내 파행을 이어갔다. ⓒ스카이데일리

이번 국감에서 경제 관련 상임위원회 가운데 국민들로부터 가장 따가운 눈총을 받은 곳은 기획재정위원회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함께 속한 기재위는 대선정국과 맞물려 시작부터 삐걱댔다.
 
재벌 등 대기업집단이 계열사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불합리한 거래에 대한 국감은 재벌 총수를 증인으로 채택하지 못했다. 대선공약인 경제민주화를 의식했으면서도 여야간 이견으로 대상자인 재벌들을 부르지 못한 셈이다.
 
기재위 여당 간사인 나성린 의원은 “재벌 총수를 불러 호통치는 국감이 돼서는 안된다”며 실무자 출석을 요구한 반면 야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새누리당이 진정으로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려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로 논란을 빚은 SK그룹 최태원 회장 등의 출석을 요구해야 한다”고 맞섰다.

나성린 의원(기획재정위 여당 간사, 새누리당)
 ▲ 나성린 의원 ⓒ스카이데일리
나성린 의원(새누리당)은 지난 8일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오전 내내 재벌총수에 대한 증인채택 문제로 야당과 논쟁을 벌인 후 아예 오후 국감에서는 자리를 비웠다.
 
10일 열린 국세청 국감에서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검찰조사 내용이 담긴 동영상 상영문제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와관련해 기재위에서 유독 파행이 많았는데 여당 간사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나 의원은 “국감은 정책국감이 돼야 한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매번 정치국감을 일삼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가능하면 국감 본연의 자세를 지킬 수 있도록 증인채택 문제와 함께 관계기관의 자료요청까지 야당 의원들에게 협조하고 있다”며 “충분히 야당의원들의 입장은 이해하나 정치국감보다는 정책국감으로써 국감 본연의 자세를 지키길 바란다”고 답했다. 

김현미 의원(기획재정위 야당 간사, 민주통합당)
 ▲ 김현미 의원
김현미 의원(민주통합당)은 지난 8일 재벌총수의 증인 채택이 여당의원들에 의해 무산되자 앞장서 여당의원들에게 항의했다.
 
또 10일 열린 국세청 국감에서는 야당의원들이 안원구 전 국장을 대동해 기자회견을 하려 했을 때 국세청 직원들에게 저지당한 상황이 벌어지자 국세청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기재위 파행에 대해 묻는 질문에 김 의원은 “지난 10일 안원구 전 국장의 증인채택 문제로 여야가 정회 후 협의하는 자리가 마련된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여당의원들은 안원구 전 국장은 태광실업 세무조사 및 내곡동 사저 사건과 깊은 연관이 있어 대통령에게 피해가 갈 수 있으므로 자제하자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여당의원들이 선거가 힘들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국민들이 알아야 할 사안을 캐내는 것이 국정감사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막는 여당의원들이 국감을 파행으로 몰고 갔다”고 덧붙였다.
 
정회 후 여야 간사가 이 문제에 대해 합의키로 했지만 여당 간사가 국감장을 떠남으로써 결론이 내려지지 못했다.
 
기재위는 국세청 국감에서도 파행을 이어갔다. 이번에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검찰진술 내용이 담긴 동영상 상영과 이를 저지하는 여당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이 문제였다.
 
이어 자리를 옮겨 이어진 국세청 국감에서도 고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태광실업 세무조사가 기획조사였다고 폭로한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의 국정감사장 등장으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안 전 국장과 국회의원이 국감장으로 들어가려는 것을 국세청 직원들이 저지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국회의원들이 국감장으로 가는 길을 저지당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국세청 국감은 파행으로 치달았고, 야당 의원들은 국세청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업무추진비 공개 문제를 놓고 정회되기도 했다. 최재성 의원(민주통합당)이 서울지방국세청 업무추진비 내역 자료를 요구했으나, 서울청은 내역서에 적힌 개별업체의 정보보호를 이유로 업체명을 삭제한 상태로 제출했고 이에 야당의원들은 중요 부분이 삭제된 내역서를 인정할 수 없다며 야당의원들이 국감장을 퇴장한 것이다.
 
기재위는 결국 재벌증인 채택 문제, 태광실업 세무조사 의혹과 국세청 직원들의 국감장 저지 등 민감한 정치문제로 본 게임도 못한 채 좌초하고 말았다.
 
 ▲ 정무위원회는 국정감사 시작 전 증인채택을 합의했다. 그러나 증인으로 채택된 유통 재벌 2세 등이 두차례나 출석하지 않아 국회의원들은 자존심을 구기고 말았다. ⓒ스카이데일리 

정무위원회는 기재위와는 달리 증인 채택 문제가 여야간 합의를 이뤄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  했다.
 
그러나 정무위 국회의원들로서는 여지없이 자존심이 상한 국감이었다. 두 차례나 국감 출석을 요구한 유통 재벌 2세들이 아예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민식 의원(정무위 여당 간사, 새누리당)
 ▲ 박민식 의원
국회 정무위원회는 국정감사에서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에 대해 묻고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등 유통 재벌 2세들의 국감 출석을 요구했으나 이들은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정무위는 여야 간사의 협의 하에 이들 재벌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키로 결정했다. 시기는 추후 여야간사 협의를 통해 정하기로 했다.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민식 의원(새누리당)은 이 과정에서 재벌들의 행태를 강하게 규탄했다.
 
국감장에서 만난 박민식 의원은 “재벌 2세들에 대한 청문회가 결정됐으나 아직 그 시기가 언제인지 또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싶다”는 질문에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됐다. 시기는 추후에 논의할 예정이다. 11월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기가 그때 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
 
올 연말은 대선이라는 대형 정치일정이 잡혀있기 때문에 재벌 2세들을 대상으로 하는 청문회를 하기 위해서는 11월 초를 넘길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기식 의원(정무위 ,민주통합당)
 ▲ 김기식 의원  ⓒ스카이데일리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기식 의원(민주통합당)은 공정위가 국감장에서 위증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국감 전 공정위가 4대강 건설사 담합조사 발표시기를 청와대와 협의했다는 폭로를 하면서 공정위 내부문건을 제시한 바 있다.
 
공정위는 이 문건의 유출경로와 내부제보자를 조사하지 않았다고 수차례 밝혔는데 이것이 위증이라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공정위 내부감사에서 이를 조사했다며 공정위 공문을 증거로 제시했다.
 
자신의 질의를 마친 후 국감장 밖에서 만난 김기식 의원은 “공정위가 위증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공문을 증거로 제시하며 고발과 청문회, 감사원감사 요청을 주장했는데 향후 전망은 어떻게 될 것 같나?”라는 질문에 “고발과 청문회에 대해서는 양당 간사가 협의하에 진행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감 이전부터 공정위가 4대강 담합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협의를 했다는 내용의 폭로를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공정위 내부문건의 입수경로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으면서 내부제보자는 공익제보자보호법에 의해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결국 정무위는 이들에 대해 청문회라는 강수를 들고 나왔다. 출석하지 않은 유통재벌들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등이다.
 
정무위 의원들은 재벌1세들의 국감 불출석 행태를 2세들이 그대로 이어받았다며 국회법에 따라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에는 위증 논란이 제기됐다. 김기식 의원(민주통합당)은 자신이 공정위 내부 문건을 근거로 공정위가 4대강 건설사 담합의 공개시기를 청와대와 협의했다고 폭로하자 이 문건의 유출이 누구 손에서 이뤄진 것인지 공정위가 조사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원장은 국회에서 4대강 관련 문건 유출에 대해 조사한 적 없고 조사할 계획도 없다고 말한 바 있어, 김 의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는 위증에 해당한다.
 
김 의원은 공정위가 문건 유출에 대해 벌인 내부감사 공문을 증거로 제시했다. 또 공정위가 4대강 건설사 담합을 조사하는 과정에 많은 의혹이 남아 있다며 청문회와 감사원 감사를 요청할 것을 정무위에 요구했지만 공정위원장은 위증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지경위는 올 들어 7차례나 고장이 발생, 국민들을 불안케 한 원전 문제가 가장 큰 이슈였다.

권은희 의원(지식경제위,새누리당)
 ▲ 권은희 의원  ⓒ스카이데일리
권은희 의원(새누리당)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원전 고장과 관련해 “한수원의 발전소 설비유지보수 예산 집행률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며 한수원의 원전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또 권 의원은 “최근 5년간 원전 홍보사업에는 예산을 물쓰듯 쓰고 있다”며 “올해만 7건의 원전 정지사고가 일어나서 국민들은 불안한데 정비예산 집행률은 떨어지는 반면 홍보예산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전의 스마트그리드 가정용 계량기 보급 문제를 질의하기도 했다.
 
국감장에서 만난 권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초선의원이며 첫 국감이라 열심히 준비했다”고 설명한 뒤 원전의 안전관리를 강조했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생산자와 소비자 사이 쌍방향으로 지능형 전력망을 구축해 사용자는 전력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공급하고 소비자는 전기요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권 의원은 “한전의 스마트그리드 보급은 너무 계획적이지 않다. 세부적인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우윤근 의원(지식경제위,민주통합당)
 ▲ 우윤근 의원
우윤근 의원(민주통합당)도 원전 고장과 관련, 한수원의 월성1호기 원전 안전점검이 부실하게 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우 의원은 IAEA의 자료를 근거로 한수원이 IAEA의 원전 안전점검을 받기 전에 사전 협의하는 과정에서 최종결론까지 미리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국감장 밖에서 만난 우 의원은 “질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IAEA의 신뢰성도 무너진다. 또 원전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욱 심각해진다.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문건에는 최종결론이라고 명시돼 있다”며 “원전안전을 위해 한수원과 감독기관들이 나서고 있지만 원전이 안전한지에 대해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우 의원은 “IAEA도 만능이 아니다”라며 원자력산업계가 자체적으로 원전 안전을 담보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원전 안전을 점검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원전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포함된 위원회를 구성해 꼼꼼하게 안전 문제를 따져야 한다. 원전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그 피해는 너무나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은희 의원(새누리당)은 한수원의 원전정비예산 집행률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가운데 홍보예산은 증가한 점을 국감에서 지적했다.
 
원전이 고장으로 거듭 정지되는 상황에서 이를 방지하는데 힘을 쏟아야 할 한수원이 원전은 안전하다고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한수원은 거듭된 원전 정지사고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고장이다” “원전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원전의 운영과 정비를 책임져야 할 인력은 감축대상에 포함되고 사고발생은 반복되고 있다.
 
우윤근 의원(민주통합당)도 한수원의 월성1호기 원전 안전점검이 부실하게 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우 의원은 이날 IAEA의 자료를 근거로 한수원이 IAEA의 원전 안전점검을 받기 전에 사전 협의하는 과정에서 최종결론까지 미리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원전 안전을 점검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원전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포함된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감사 특별취재팀=손채윤·이창호·김신 기자]
 
 ▲ 지식경제위원회에서는 최근 잇따른 고장사고로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원전 문제가 최대 이슈였다.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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