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한코로나) 사태가 대한민국의 초대형 이슈로 급부상했다.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국민들의 공포감은 점차 커져갔고 자연스레 우한코로나 관련 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우한코로나에만 집중돼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우한코로나에 모든 관심이 쏠린 사이 그에 못지않은 굵직한 이슈들이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지거나 관심조차 받지 못했다. 그 중에는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과 관련된 이슈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국민들의 많은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그대로 묻혀버릴 경우 더욱 큰 문제로 이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조국 아내 정경심 재판 연기 후 일정 미정…조윤선 전 정무수석 재판일 4월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우한코로나 사태로 전국 법원에 2주간의 휴정기가 권고되면서 주요 재판들의 기일이 줄줄이 연기됐다. 법원행정처가 우한코로나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됐기 때문에 전국 법원에 긴급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은 휴정기에 준해서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권고한 결과였다. 지난 ‘메르스 사태’ 때도 없었던 법원의 이례적 휴정 권고였다.
재판 기일이 미뤄진 사건 중에는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도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에 다소 불리한 몇몇 재판의 기일은 정해지지 않은 반면 반대 경우엔 재판 기일이 총선 직전으로 재조정된 경우가 적지 않아 야당을 비롯한 일반 국민들 사이에선 의혹 어린 시선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동양대 표창장 위조와 사모펀드 비리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기일은 오는 27일로 잡혔다가 연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권성수 부장판사)는 다음기일을 지정하진 않았다. 최근 법원 정기인사와 사무분담에 따라 형사합의25부는 재판장을 포함한 3명의 법관이 모두 교체되고 ‘대등재판부’로 바뀌었다.
정 교수와 같은 권력형 비리 임에도 재판 기일이 정해진 경우도 있다. 형사13부(부장판사 구회근)는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립과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에 대한 재판기일은 27일에서 4월 2일로 미뤄졌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등 유력인사의 가족이나 지인을 부정채용 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석채 전 KT회장의 재판기일은 이달 5일에서 다음달 9일로 바뀌었다.
이 밖에도 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재판들도 재판 기일이 1~2주일 가량 연기됐다. 우선 정 교수 외에 조국사태에 연루된 다른 인물들의 재판은 줄줄이 연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34소병석)는 26일 예정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의 재판을 휴정기 직후인 오는 9일로 연기했다.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도 같은날 예정된 조 전 장관의 동생 조권 씨의 재판을 다음달 9일로 늦췄다.
사법농단 관련 재판들도 줄줄이 연기됐다.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도 연기됐다.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9달 넘게 재판이 지연됐던 재판은 당초 2일로 예정됐었지만 기일이 취소되고 오는 9일로 다시 잡혔다. 마찬가지로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재판도 지난달 27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윤종섭)는 오는 13일로 연기됐다. 4일 열릴 예정이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은 11일로 미뤄졌다.
우한코로나 사태로 잠잠해진 선거개입·금융농단·뇌물수수 등 靑 관련 ‘3대 게이트’
우한코로나 사태 확산으로 전 국민의 관심에서 서서히 멀어지는 사건도 여럿 존재한다. 그 중에는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로 어느 정도 사실에 가까워지고 있는 청와대 관련 비리 의혹도 포함돼 있다. 이들 사건은 우한코로나 사태 직전까지 전 국민의 관심사였으나 최근엔 수면 아래로 사라져 버렸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문재인정부는 우한코로나 사태 직전까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뇌물수수 의혹 △황운하 대전경찰청장 지방선거 개입 의혹 △우리들 병원 금융 농단 의혹 등 이른바 ‘3대 게이트’로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이들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정치권과 일반 국민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황교안 자유한국당(現 미래통합당) 대표는 “문재인 정권 3대 게이트는 전례 없는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건이다”며 “대통령을 정점으로 친문세력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정을 전유물 마냥 쥐락펴락한 게 이제 봇물 터지듯 나올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각 사안들은 단순히 대통령 측근 한두 명이 아닌 정권 자체의 비리다”며 “개인의 일탈에서 비롯된 것과는 차원이 다른 친문세력들이 그물망처럼 엮여있는 진짜 국정농단 게이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문재인 정권 관련 비리 의혹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단행했는데 그 과정에서도 잡음이 불거져 나왔다. 우선 조 전 장관을 대신해 법무부장관 자리에 오른 추미애 장관은 취임 직후 고위직 검사 32명에 대한 신규 보임 및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대상자 중에는 청와대 관련 비리를 수사하던 이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추 장관의 강도 높은 압박에도 검찰은 수사를 이어나갔고 끝내 청와대 관련 비리 의혹에 연루된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지난 1월29일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받는 △송철호 울산시장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등 13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추 장관은 그동안의 관행을 무시한 채 이들에 대한 공소장 공개를 거부해 또 한 번 원성을 사기도 했다. 추 장관은 “여러 차례 숙의를 거쳐 더 이상 잘못된 관행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모았다”며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사건 공소장의 국회 제출을 거부했다.
추 장관의 방해에도 결국 공소장은 공개됐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공소장 내용에는 현 정권의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만한 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해당 공소장 내용을 접한 국민들은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과 대통령의 해명을 촉구했다. 일부 국민들은 ‘탄핵’이 충분히 가능한 사안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천인공노 할 靑 비리의혹…우한코로나 사태로 관심에서 멀어졌을 뿐 잊혀진 것은 아냐”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다수의 국민들은 우한코로나 사태로 국민적 관심에서 멀어지긴 했지만 청와대 관련 비리 의혹의 진상 규명과 연루된 인물들의 엄정한 심판을 위해서라도 모든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거주하고 있는 장은선(27·여) 씨는 “우한코로사 사태 직전까지 우리 국민의 힘으로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정부의 각종 비리를 뉴스를 통해 소식을 들었다”며 “당시 많은 국민들이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국민들의 눈을 속였다는 사실에 크게 분노했는데 우한코로나 사태로 해당 이슈들이 조용히 잊혀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시 고강동에 거주하고 있는 김하민(29·여) 씨는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서 추미애 장관이 국민들의 알 권리도 무시한 채 이들의 의혹을 감쌌던 것인지 모르겠다”며 “분명한 것은 해당 사안들이 우한코로나 사태로 국민적 관심에서 다소 멀어지긴 했지만 국민들의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국민들이 정권 관련 비리 의혹들의 실체와 이를 무마하기 위해 청와대가 어떤 짓을 했는지 모두 기억하고 있다”며 “우한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되면 해당 사안들에 대한 진상 규명과 사건 연루자들의 엄정한 심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피력했다.
[조성우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