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집값 안정화를 위한 부동산 규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12·16 대책, 이 대책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나온 2·20 대책이 벌써 19번째다. 그러나 집값 안정화는 요원하기만 하다.
최근 강남권이 주춤할 뿐 규제가 덜하거나 없는 곳으로 유동자금이 몰리면서 서울 전체를 비롯한 수도권 대다수의 지역 주간 변동률이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강남권도 文정부 집권 초기부터 오른 것을 감안하면 최근 조정 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오히려 부동산 업계 안팎에선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이 집값 안정화 대신 그동안 오르지 않았던 지역의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동산114가 제공한 자료를 보면 그 주장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12·16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2월 20일 대비 이달 6일 기준 서울의 구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서울 전체가 1.59% 오를 동안 9억원 이하 단지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원구의 경우 3.7% 상승했다. 이어 성북구 3.31%, 구로구 2.79%, 관악구 2.61%, 강북구 2.54%, 도봉구 2.2%, 금천구 1.97% 순으로 올랐다. 이들 지역 대부분은 서민 주거지로 잘 알려진 곳이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에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관측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0일 정부가 새로운 대책을 발표하기 이전까지 수원과 용인지역 아파트 값이 급등했다. 2% 이상 오른 자치구도 있었다. 2·20 대책이 발표된 이후엔 풍선효과가 군포, 오산 등 주변 지역으로 이동해 이들 지역 아파트 값이 치솟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군포 아파트 값 변동률은 1.27% 상승했다. 지난달 24일 기준 0.67% 오른 것과 비교해 상승폭이 커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금정역 인근 산본매화주공14단지 전용면적 49.69㎡(약 15평) 호실은 이달 3일 기준 10층이 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2개월 전인 1월 14일 8층이 2억2000만원에 팔렸던 것과 비교해 실거래가가 6000만원이나 올랐다. 또한 ‘힐스테이트 금정역’ 전용면적 84.82㎡(약 26평) 분양권은 지난달 17일 7억1159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1월 12일 7억346만원에 팔렸던 것과 비교해 가격이 상승했다.
오산도 군포와 마찬가지로 지난달 24일 기준 0.41%에서 이달 2일 기준 0.98%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오산시 내삼미동 삼미마을 휴먼시아19단지 전용면적 74.92㎡(약 23평) 호실(8층)이 1월 27일 2억88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24일 3억4500만원(13층)에 거래됐다. 불과 한 달 만에 5700만원이 올랐다.
이런 상황을 두고 부동산 업계 안팎에선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곳까지 가격이 급등하며 전세 혹은 월세로 거주하는 서민들의 내집 마련 희망이 꺾였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세입자 A씨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단기간에 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제는 부동산 대책과 관련된 뉴스가 나오면 보지 않는다”며 “집을 사는 것을 포기했다”고 토로했다.
서민들이 품어온 내집 마련의 꿈을 무참히 무너뜨린 것이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 온 부동산 규제 일변도 대책의 방향을 손 봐야하는 가장 큰 이유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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