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내우외환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은행장에 임명되고 노조 반대로 한 달 가까이 출근을 저지당한데 이어 국세청이 기업은행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2의 라임사태’로 불리는 디스커버리 펀드 피해자들도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2의 라임사태’ 디스커버리 펀드 사기
4일 오전 10시 반부터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대책위)는 집회를 열고 피해 배상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914억여원 규모의 디스커버리펀드 환매중단 및 사기판매 피해자들로 구성된 단체다.
공장을 운영하는 피해자 이모씨(47)는 “사모펀드는 방문판매를 할 수 없는데 (IBK기업은행 측이) 공장으로 찾아와 가입을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계약하는 과정에서 내가 한 것은 서류에 싸인한 것밖에 없었다”며 “이후 은행 측이 선택하지도 않은 ‘공격투자형’으로 계약서에 기재했다. 서류를 조작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측이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안전한 연 3% 이율의 펀드’라고 계약을 권유했는데 나중에 보니 27% 수익률의 ‘공격투자형’으로 둔갑했다는 주장이다.
이씨는 “처음부터 사기의 의도가 있었다. 선관주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기업은행의 역할은 펀드 보관 및 감시인데 자산실사를 뒤늦게 한 것도 문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은행은 2017~2019년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를 각각 3612억원, 318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그러나 미국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현재 각각 695억원, 219억원어치가 환매 지연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 측은 8일 대책위와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세부내용은 조율중이라고 밝혔다. 대책위가 1일 기업은행에 윤 행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고 은행측이 전날 간담회 개최 요구를 받아들인다는 연락을 한 것이다. 대책위는 윤 행장과 간담회를 통해 11일 이사회 참관 및 발언기회보장을 요구할 예정이다.
배상과 관련해 기업은행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우선 글로벌채권펀드 투자금 일부를 투자자에게 선지급한 뒤 미국에서 자산 회수가 이뤄지는 대로 나머지 투자금을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전액 지급을 요청해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국세청 세무조사
한편 국세청이 기업은행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어 윤종원 행장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세정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최근 기업은행 본사에 조사1국 요원들을 보내 회계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등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4년 이후 약 6년 만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대기업의 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조사1국이 담당해 정기 조사의 일환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업은행 자회사인 IBK캐피탈이 대부업체에 낮은 이율로 자금을 조달한 것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18년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던 이태규 의원은 IBK캐피탈이 2014년부터 2018년 9월까지 21개의 대부업체에 모두 4529억원을 대출해줬다며 “대부업 전주 노릇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신용 서민들에게 연 20%가 넘는 고금리로 대출해주는 대부업체에 돈을 빌려주면서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두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 관계자는 “정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맞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윤종원 행장은 1월 은행장에 취임하고도 ‘낙하산 인사’라는 노조 반대로 임기 시작 27일 만에 간신히 출근했다. 당시 윤 행장은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기업은행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사 모두 마음을 열고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람 잘 날 없는 윤 행장에게 내리는 비는 언제 그칠지 주목된다.
[한원석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