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안은 10일 열린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287명 중 찬성 187명, 반대 99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기권자는 전날(9일) 개정안 반대토론에 나섰던 장혜영 정의당 의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민의힘은 9일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행하며 법안 통과를 저지했으나 개정안은 정기국회 회기 종료와 동시에 10일 임시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됐다. 국회법은 회기가 끝나면 토론 종결로 보고 다음 회기에 바로 표결토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기존 7명 중 6명에서 3분의 2로 바꾸었다. 정족수가 5명으로 줄어든 것이다.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해도 여당 단독으로 후보를 추천할 수 있게 된다.
개정안은 이 외에 여야가 10일 이내에 추천위원을 선정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학계인사 등을 추천토록 하고, 공수처 검사 요건을 현행 변호사 자격 10년에서 7년으로 완화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전 규정은 '변호사 자격을 10년 이상 보유한 자로서 재판·수사·조사 업무를 5년 이상 수행한 경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명시했지만, 이를 충족하는 인력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문턱을 낮췄다. 이로써 정권에 우호적인 민변 출신 변호사들을 공수처 검사로 임명할 수 있는 길이 한층 넓어졌다.
국민의힘은 본회의가 열리자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상복시위에 나섰다. 강민국‧최승재 의원은 상복을 입은 채 ‘민주주의 유린. 민주당을 고발한다’ ‘문재인정부는 정권을 수호 말고 국민을 대변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채 “이 땅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외쳤다.
국민의힘에서는 ‘나치‧계엄‧완장’ 등 강도 높은 비판도 나왔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선출된 권력에 의해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헌정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히틀러 치하 독일과 유사하다”며 “완장 찬 정권 홍위병 세력에 의해 야당 입법권이 무력화됐다. 무소불위 국정폭주를 하려면 국회를 폐쇄하고 계엄을 선포하라”고 일갈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사실상 권력형 비리 은폐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및 기소권을 활용해 대통령 등 여권 비리는 덮고 대신 야당 탄압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다. 기소‧재판 등으로 국민의힘 의석수가 103석에서 100석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개헌저지선이 붕괴돼 여당은 헌법 개정에도 나설 수 있게 된다.
여당 소신파들의 침묵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법 날치기보다 더 섬뜩한 건 이 입법광란에도 여당 내에서 쓴소리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소장파를 뜻하는 ‘조금박해’ 구성원인 조응천‧박용진 의원과 김해영 전 의원은 개정안 통과 과정에서 입을 열지 않았다. 다만 조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개정안 통과에 환호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숱한 진통과 저항이 있던 공수처법이 오늘 하나의 관문을 통과하고 장애물을 넘게 됐다”며 “공수처는 시대 요청에 따른 필연적 개혁이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개정안 처리로 이달 내에 공수처장을 임명하고 내달 초 공수처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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