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박선옥 부장|한원석 차장·배태용·정동현 기자]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 화두인 ‘포용정치’를 둘러싼 진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겉으론 포용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은 정부에 유리한 부분만 포용하는 이른바 ‘선택적 포용’을 일삼고 있어서다. 현 정부의 외교정책, 그 중에서도 대북정책을 두고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북한에 대한 무분별한 퍼주기에 심취한 나머지 국내에 정착한 탈북민의 인권은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반응이 탈북민들 사이에서 나온다.
“대북전단금지법, 북한 심기 건드리면 우리 국민도 처벌 발상에서 비롯”
대북전단금지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 살포 행위 등 남북합의서 위반행위를 하는 경우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해당 법안의 효력은 관보에 게재된 대로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인 3월 30일부터 발생된다.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20여개 시민단체 및 탈북민, 북한인권단체 주최로 대북전단금지법 위헌 무효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했던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은 대북전단금지법이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한변의 박주현 변호사(43)는 “정부·여당이 주도한 대북전단 금지법은 남북관계의 발전이라는 본법의 입법체계에 맞지 않는 정체불명의 과잉입법이다”면서 “행복추구권, 행동자유권, 명확성 원칙 등 헌법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북전단 살포활동은 헌법상 보장돼야 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부분이다”며 “대북전단금지법은 북한의 실상과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표현의 자유를 부인하거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대북전단금지법의 가장 큰 문제는 ‘북한 주민들이 알아야 할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법은 대북전단뿐만 아니라 쌀이나 의약품 등 인도적인 물품까지도 원천금지시키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문재인정부가 내세우는 ‘포용’의 화두에 북한 주민의 인권은 배제돼 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한국 정착한 탈북단체·탈북인 외면·탄압 심각해져”
탈북단체들 사이에선 이번 대북전단금지법은 문재인정부의 북한 눈치보기의 결정판이라는 비판이 우세하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후 ‘포용’을 강조하면서도 유독 탈북단체에는 냉랭한 태도를 유지했는데 이번 대북전단금지법 통과로 그 이유가 북한 눈치보기 때문이라는 것이 명백해졌다는 게 탈북단체들의 반응이다.
‘탈북자 동지회’의 서재평 사무국장(51)은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탈북 단체에 대한 지원이 끊기는 등 탈북민들이 점점 한국에서 살아가기가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서 사무국장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출범 후 탈북민 단체에 대한 재정 지원이 끊기면서 단체의 활동이 위축됐고 지난해에는 탈북민 단체들이 수사를 받는 일까지 있었다.
탈북민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배려가 사라졌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결정적 사건은 지난해 발생한 탈북민 모자 아사사건이다. 지난해 5월말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한성옥 씨(42)와 뇌전증을 앓고 있던 그의 아들(6)이 굶주림 끝에 사망한 한 사실이 사건 발생 약 2개월이 지난 후에야 세상에 알려졌다.
2019년 북한에서 배를 몰고 탈북한 2명이 다시 강제 북송되는 사건도 탈북민에 대한 현 정부의 인식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으로 꼽힌다. 정부의 강제 북송 조치 사실이 알려진 이후 국내·외 여론은 대한민국 헌법뿐 아니라 유엔에서 합의된 국제법에도 어긋나는 행위라는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에서 한국 정부의 인권 침해 행위라며 규탄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와 국제엠네스티 역시 이 송환 사건을 국제 인권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정부를 비판했다.
한변의 박 변호사는 “죽음을 무릅쓰고 한국에 넘어온 탈북민을 북송시킨다는 것은 죽으라는 뜻으로 밖에는 해석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런 행위는 분명히 살인 혹은 살인을 방조하는 행위로 그들의 인권을 처참하게 말살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탈북자 동지회의 서 사무국장 역시 정부의 탈북민 북송을 ‘반인륜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탈북한 주민 중에 일부 죄를 짓고 온 사람이 있으면 대한민국 법에서 재판을 하면 될 것인데 문재인정부가 북한 눈치를 보고 결국 북한이 요구하는 대로 무조건 맞춰준 것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의 태도는 북한 주민을 생각하는 해법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하고 북한한테 끌려다닌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답답하다”면서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건너와서까지 북한의 눈치를 보는 탈북민들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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