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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키워드정치 허와실<3>]-포용(中-사회)

‘땀의 결실’ 무시한 역차별 적폐에 청년 공분, 국가동력 휘청

문재인정부, 주요 지지층 청년 취업·주거 문제에 집중

청년·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기준 두고 역차별 논란

공기업 지방대 50% 할당제에 “열심히 공부한 죄인”

배태용기자(ty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1-18 00: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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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불황과 집값 상승 등의 여파로 신혼부부·청년층의 주거 및 고용불안 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후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각종 정책을 내놨는데 현실과 거리가 멀고 실효성도 부족해 오히려 사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사진은 한 커플의 결혼식 현장.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박선옥 부장|한원석 차장·배태용·정동현 기자]  문재인정부는 출범 초기 불평등을 일으키는 적폐를 청산하고 모두가 공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포용 사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다양한 정책을 내놨다. 그러나 출범 5년 차에 접어든 현재 문재인정부의 포용 정책은 단어 의미조차 무색해질 정도로 부작용만 낳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겠다며 내놓은 정책의 상당수가 특정 계층에게만 편파적으로 혜택이 주어지는 내용을 담아 다른 곳에서 역차별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역차별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사회적 혼란이 심화되고 종국엔 사회 분열 현상이 나타날 것이이라고 우려한다.
 
“청년·신혼부부 전용주택 공급, 단 열심히 공부해 좋은 직장 다니는 사람은 제외”
 
문재인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주요 지지층인 청년과 신혼부부가 당면한 문제 해결에 집중해왔다. 20, 30대가 주거, 고용 등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향후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거 문제 해결에 팔을 걷었다.
 
정부는 2017년 11월 ‘주거복지로드맵’에 이어 이듬해 7월 ‘신혼부부, 청년 주거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신혼부부, 청년 주거지원 방안’의 핵심은 5년간 88만쌍의 신혼부부에게 공공주택과 지원하고 최대 75만가구의 청년에게 임대주택과 맞춤형 금융지원을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정부는 △9·21 대책 △12·19 대책 △8·4 대책 등을 통해 주택공급 방안을 수정·보완했지만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거지원 내용은 그대로 유지했다.
 
정부 공급 물량의 약 80% 이상이 신혼부부와 청년 등에게 맞춰진 만큼 향후 공급 물량에 대한 20, 30대 실수요자의 관심은 높은 편은 상황이다. 그러나 다른 한 쪽에선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신혼부부·청년 특별공급 물량에 대한 청약 신청 자격이 현실과 거리가 멀어 현실적으로 극소수를 제외한 나머지 신혼부부·청년은 정책 수혜를 받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0월 소득요건을 소폭 조정했지만 여전히 역차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경우 올해 기준 민영주택은 도시생활근로자 월 평균 소득의 140%까지 청약할 수 있다. 맞벌이라면 160%로 기준이 완화된다. 공공주택의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도시생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20%(맞벌이는 140%)까지만 신청 가능하다.
 
도시생활근로자 월평균 소득은 통계청이 매년 전년도 자료를 토대로 계산해 공고한다. 지난해 기준 도시근로자 월 평균 소득을 살펴보면 2인 가구는 약 437만원, 3인 가구는 약 563만원으로 책정됐다. 무자녀 신혼부부일 경우 외벌이 가정은 월 소득이 약 613만원(437만원의 140%) 이하, 맞벌이 가정은 약 700만원(437만원의 160%) 등을 넘지 않아야 청약이 가능하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부부 합산 연봉 8400만원이 넘으면 청약이 불가능한 셈이다. 지난해 기준 대기업 신입 평균연봉은 4천118만원으로 사실상 부부 모두 대기업에 재직 중인 경우에는 청약 신청이 불가능하다. 이에 4년제 대졸자들 사이에선 어렵사리 공부해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 것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내년 결혼을 계획 중인 유금진 씨(30대·여)는 “남자친구와 내년 결혼을 계획 중이고 둘 다 무주택자인 만큼 내년 3기 신도시 등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을 기다렸다”며 “결혼과 미래를 위해 지난해에는 회사에서 실적도 많이 올려 처우가 개선됐다. 남자친구의 경우, 좋은 조건으로 이직을 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그런데 올해 사전청약을 앞두고 예비남편과 소득을 합쳐봤더니 세전 기준으로 연소득 약 9000만원이 넘어 청약조건에서 제외돼 있었다”며 “자수성가를 꿈꾸며 열심히 일한 것이 후회될 정도로 좌절이 된다. 이렇게 소득요건을 만들어 놓으면 열심히 일해서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는 맞벌이 부부는 어떻게 집을 마련하라는 것인지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맞벌이 부부 4년 차인 강대근 씨(40대)는 “30대 후반에 들어서면 봉급이 많이 올라 맞벌이 부부의 경우 대다수 소득이 1억은 넘을 것이다”며 “그런데 소득 요건을 이렇게 잡아 놓으면 30대 후반이나 40대 초 부부는 집을 사지 말라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집값은 집값대로, 전셋값은 전셋값대로 오른 상황인데 이렇게 소득을 낮게 잡아 놓으면 결국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사람만 바보된 것 아니냐”며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불공정이자 역차별이다. 정부가 포용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묻고 싶다”고 성토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소득기준으로 인해 적지 않은 이들이 역차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현재의 신혼부부 특공 소득 기준은 모순점이 적지 않다”며 “소득기준을 올렸다고는 하나 맞벌이 부부의 상당수는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소득기준을 조금 더 높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 지방제 50% 할당제 추진에 들끓는 수도권 대학생들 “공부 열심히 한 게 죄인가”
 
▲ 정부의 포용정책으로 인해 다른 한편에서는 역차별이 난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신혼부부 주택 공급 계획에 따르면 소득 기준이 낮아 개인의 노력으로 연봉을 올려놓은 부부에게는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또한 지방대학교 학생들의 취업 지원을 위해 도입 준비 중인 공기업 지방대 50% 할당제 역시 서울 및 수도권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 기회를 빼앗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한 취업박람회 현장. ⓒ스카이데일리
 
문재인정부는 청년세대 취업 정책에서도 역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를 계기로 불거졌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대표적이며 필기시험 없는 공무직 공무원화, 특성화고 출신만 지원 가능한 공무원 지역인재전형 등도 논란을 낳고 있다. 최근에는 여권에서 등장한 공공기관 채용에 대한 ‘지방대 50% 할당제’가 수많은 청년의 공분을 사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이었다. 지난해 말 전북 부안군청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전국 혁신도시에 있는 공공기관 채용에서 지방대학 출신자를 50%까지 뽑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정부 임기 말까지 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공기관 채용에서 그 지방의 대학 출신자를 30%까지 뽑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거기에 20%를 더 얹어 다른 지역 지방대 출신도 뽑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말하자면 전북에 있는 대학을 나오신 분이 (전남 나주 혁신도시에 있는) 한국전력에 취직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고 부연했다.
 
하위직 공무원 지방 할당제도 도입도 시사했다. 이 대표는 “지금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분들에게는 영향을 주지 않도록 몇 년 후 실시를 전제로 하위직 공무원의 지방 할당 제도 부분 도입을 검토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 이후 수도권 대학생들은 역차별과 불공정을 낳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 건국대학교 재학생인 강윤미 씨(가명)는 “평가에 있어서 공평하고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는 것이 공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문제가 된 인천공항 사태도 그렇고 공무원 고졸 채용 인원 증가도 그렇다. 노력하는 사람들의 의욕을 완전히 떨어뜨리는 처사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 역시 지방 출신으로 상경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진짜 열심히 공부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했다”며 “이 점은 간과한 채 지방대 할당량을 의무적으로 늘리는 것은 수도권 대학에 오기 위해 애쓴 사람들의 노력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중앙대학교에 재학 중인 안영환 씨(23)는 “요즘은 경기가 안 좋고 기업들도 힘들어서 채용을 확실히 많이 하지 않아 서울에서도 상위권 대학교 학생이 아니라면 취업을 하는 게 쉽지 않다”며 “서울, 지방 모두 어려운 상황인데 지방 대학교 학생들에게만 특혜를 주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발상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정부·여당의 청년 취업 정책에 대해 역차별 논란뿐 아니라 청년들의 사기를 떨어뜨려 국가동력 자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문재인정부가 그동안 공정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다고 주장해왔지만 적지 않은 부분에서 일부만을 포용함으로써 역차별을 발생시키고 있다”며 “보궐선거가 가까워지니 ‘포퓰리즘’으로 표를 잡아보려 하는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고 지적했다.
 
[배태용 기자 / 생각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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