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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키워드정치 허와실<3>]-포용(上-경제)

사회·경제적 약자 벼랑 끝 내모는 文정부 셀프만족 환상복지

임차인 포용 내세운 임대차 3법에 세입자 고통 가중 역효과

전통시장 살리기 명분 온누리상품권 살포에 줄줄 새는 혈세

현실 동 떨어진 대형마트·쇼핑몰 규제에 입점 소상공인 시름

한원석기자(wshan@skyedialy.com)

기사입력 2021-01-18 00: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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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오전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통해 2021년 대한민국의 목표로 ‘회복’과 ‘도약’ 그리고 ‘포용’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타격을 받은 일상을 되찾고 경제를 회복하며 국민 간의 격차를 줄여 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천명한 것이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문 대통령이 7일 신년 인사회에서는 올해 화두로 '회복·통합·도약'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나흘 사이에 ‘통합’의 키워드가 ‘포용’으로 바뀐 것이다. ‘포용’이란 동등한 두 객체의 만남이라기보다는 포용의 주체가 대상을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한다. 문 대통령의 의도는 한국 사회에서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구성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읽혀진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주도하는 포용정책이 경제, 정치, 사회 등 제 분야에서 부작용과 모순을 낳아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에 스카이데일리는 이번 주 이슈포커스 주제를 ‘포용의 역설’로 잡고 경제, 정치, 사회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3편에 걸쳐 보도한다.

▲ 문재인정부가 ‘포용’을 앞세워 실시한 정책이 오히려 국민의 고통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임대차 3법’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정책은 임차인을 보호하기는커녕 세입자들의 고통만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한 상가에 위치한 부동산 업소. [사진=박미나 기자]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박선옥 부장|한원석 차장·배태용·정동현 기자]  문재인정부는 출범 당시 ‘모두가 누리는 포용적 복지국가’를 주요 국정전략 중에 하나로 내세웠다. 질적 성장, 공존과 상생의 사회 도모, 모두를 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기본 조건으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나라 △공정한 기회와 정의로운 결과가 보장되는 나라 △국민 단 한 명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꼽았다.
 
 
그러나 문재인정부가 포용의 가치를 내세워 내놓은 정책은 오히려 국민의 고통만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용적 주거복지를 내세워 임차인의 권리를 대폭 강화해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기울어진 관계를 개선하겠다며 추진한 부동산 관련 정책은 수많은 피해자만 양산하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2017년 5월 출범 이후 지금까지 3년 8개월 동안 24번의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러한 ‘땜질식 처방’은 부동산 시장을 잠시 경직만 시켰을 뿐 짧게는 한 달, 길면 수개월 후 다시 집값을 상승시키는 결과만 낳았다. 그 결과 국민의 주거불만만 심화됐고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도 점점 커졌다.
 
임대차 3법 역풍… 전세가 폭등에 전세난민 신세로 전락한 서민들
 
지난해 7월 30일 국회에서는 야당의 거센 반대에도 ‘임대차 3법’이 통과됐다. 임대차 3법은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신고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및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을 일컫는다.
 
개정안의 핵심은 기존 2년이었던 기본 임대차 기간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2년+2년’ 방식의 계약갱신청구권과 계약 갱신 시 기존 임대료의 5% 이상 올리지 못하게 하는 전월세 상한제 도입이었다. 정부·여당은 이를 시행하면 기존 세입자들은 낮은 시세로 전세를 연장할 수 있게 돼 이들의 주거안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그러나 개정안 통과 직후 나타난 현상은 정부·여당의 기대와 전혀 달랐다. 임차인을 ‘포용’하겠다던 당초 취지와는 달리 전셋값은 오르고 전세매물은 줄어드는 역효과만 발생했다. 주거 사다리로 불리는 전세시장이 요동치면서 서민의 주거불안 현상은 심화됐다. 매물 부족으로 결국 값비싼 매물을 구하다 보니 서민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졌다.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임대차 3법 통과 이후 감소했다. 전세의 경우 상반기(1~6월) 약 11만2000건이던 월평균 거래량이 하반기(7~11월) 들어 약 10만5000건으로 6% 가량 줄어들었다.
 
서울시의 경우에도 상반기 6만7000여건이던 아파트 전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하반기 들어 5만5000여건으로 17% 감소했다. 월별로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컸다. 지난해 7월 1만3438건이던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12월에는 6312건으로 무려 53%나 급감했다. 이는 2019년 12월(1만3784건)과 비교해 봐도 절반 이상 감소한 수치다.
 
보합세를 보이던 아파트 전세가도 임대차 3법 통과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 지난해 6월 둘째주 0.09%이던 전국 아파트 주간 전세가 상승률은 8월 첫째주 0.2%를 넘어섰고 11월 둘째주 0.27%, 11월 다섯째주 0.29% 등 갈수록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는 전셋값을 나타내는 지표인 전세가격지수가 78주 연속 오르는 데 일조했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 지수(2017년 11월말=100)도 2019년 12월 106에서 임대차 3법 통과 이후인 지난해 8월 115.1, 9월 116.6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은 1인 가구가 많고 주거비가 워낙 비싼데다 최근 전월세 상한제와 임대차 3법, 저금리 등 영향으로 전세가격 부담이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회원수 140여만명을 보유한 부동산 카페 ‘부동산스터디’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9307명 중 60.9%(5665명)이 올해 서울의 주택 전월세가격이 5% 이상 상승한다고 응답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 역시 ‘5% 이상 오른다’고 응답한 응답자가 37.4%(3485명)를 차지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전세매물 급감과 전셋값 상승으로 인한 시장혼란의 피해는 고스란히 실수요자, 저소득층, 빈곤층에 전가되고 있다. 일례로 2년 전 수원의 한 아파트에 전세보증금 2억원의 계약을 체결한 한 임차인은 계약만기 시점에 전세시세가 4억~5억원으로 상승했지만 전세자금대출을 추가로 받을 수 없었다. 결국 보증금 2억원에 월차임 100만원의 반전세 아파트를 겨우 구할 수 있었다.
 
임대차 3법의 후폭풍은 임대인에게도 피해를 끼치고 있다. 서울로 출퇴근이 어려워 경기도의 아파트를 전세로 내주고 회사 근처의 집을 추가로 매입한 한 직장인은 계약 기간이 끝나면 나가기로 했던 경기도 아파트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실거주 하려던 매수인과 계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그는 1년 내에 기존 주택을 팔지 못하면 ‘세금폭탄’을 맞을 상황이 됐다. 이 밖에 실거주용으로 집을 사고도 계약갱신청구권에 막혀 입주를 못하거나 집이 안 팔려 강제로 1가구 2주택자가 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사회적·경제적 약자 위협하는 뜬구름 포용…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아달라”
 
유통업계도 ‘포용’을 내세운 경제정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해 도입한 정책들이 또 다른 피해를 만드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통시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온누리상품권’이 대표적이다.
 
온누리상품권은 2009년 도입 이후 2016년까지 8년 동안 누적 발행금액이 3조6331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 들어 발행금액이 급증해 2017년 1조2850억원 규모의 상품권이 신규로 발행된 데 이어 2018년 1조5016억원, 2019년 2조74억원, 지난해 2조5000억원 등이 신규로 발행됐다.
 
그런데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급격한 발행액 증가에도 이를 사용하는 손님을 찾아보기는 힘들어 정책의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신당중앙시장에서 음식점을 하는 양정심 씨(54·가명)는 “손님들한테 온누리상품권을 받은 적은 거의 없다”며 “대부분 카드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 서울 광장시장 입구에 걸린 재난지원금 사용안내 플래카드. ⓒ스카이데일리
 
이러한 급격한 발행규모 증가는 과도한 재정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온누리상품권을 발행할 때 5~10%가량 할인하는데, 정부가 재정으로 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이다.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기업벤처부(중기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온누리상품권이 도입된 이후 지난해 7월 말까지 미판매비율은 10.6%를 기록했다.
 
미판매비율은 점차 불어나는 추세다. 2019년 발행금액 중 3221억2000만원(16%), 지난해에는 4903억6000만원(19.1%)이 판매되지 않았다. 전체 누적 미판매금액 중 88.2%인 1조332억2000만원이 문재인정부 들어 발생했다. 정부는 미판매금액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추석 53개 이상의 공공기관 성과급 등 일부를 온누리·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부가 경영평가를 빌미로 만만한 공기업에 온누리상품권 판매를 떠넘겼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통시장 살리기를 앞세워 여권을 중심으로 유통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형마트뿐 아니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회사가 운영하거나 일정 면적 이상인 복합쇼핑몰도 영업제한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스타필드나 롯데몰 등도 월 2회 의무휴업에 나서야 한다. 같은 당 이동주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백화점과 면세점도 의무적으로 휴업해야 한다는 개정안도 내놨다.
 
주목되는 사실은 스타필드나 롯데몰을 관리하는 것은 대기업이지만 그 안에서 실제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소상공인들이라는 점이다. 결국 ‘포용’을 앞세운 정책이 결국은 ‘포용’의 대상에게 칼로 돌아오는 셈이다. 스타필드에 입점 한 소상공인은 “정부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정책 때문에 힘들어하는 소상공인을 위해서라도 제발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한원석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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