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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불신 해소 위한 솔선수범 필요하다
조성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2-23 08:31:51
▲ 조성우 차장(정치·사회부)
지난 주말 저녁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우연치 않게 택시기사의 얼굴을 보게됐다. 중년 남성의 안경에는 김이 서려있었고 연신 안경을 내렸다가 올렸다가를 반복했다. 그러던 중 룸미러로 눈이 마주치니 기사는 멋쩍은 듯이 “아 이놈의 코로나가 끝나야 마스크를 벗고 안경에 김이 서리지도 않을텐데 말이죠”라고 말했다.
 
그리고 “코로나가 끝날 것 같지 않아요. 백신이 나온다고 해도 맞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무서워서 맞을 수나 있겠어요”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중년 기사의 개인적인 입장이지만 많은 국민들이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달 26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예방효과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공급 계약서에 서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계약 당시 고령층 임상이 적어 안전성 논란의 중심에 서 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늦어진 백신 확보를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올 1분기에 가장 안정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유일한 백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안전성 논란을 다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르면 내달 말께 추가 임상 정보를 확인한 뒤 고령층 접종 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한다는 방침이지만 그때도 접종을 하겠다는 국민들이 얼마나 있을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계약 과정부터 논란이 됐던 것을 정부가 인정한 모양새가 됐고 결국 국민들의 불신이 높아졌다.
 
실제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접종을 거부하거나 연기하겠다’는 응답이 31.7%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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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가뜩이나 선진국에 비해 백신확보도 늦고 집단면역을 갖추는 것도 늦어진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올 1분기에 안정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유일한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안전성 논란을 해소시켜야만 한다.
 
야권에서는 불신 해소 방법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기 상황 속에서 최고지도자가 먼저 나서서 백신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국가원수가 (코로나 백신) 실험대상인가”라는 비판을 내놨지만 타 국가에서는 백신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최고지도자가 백신을 선제적으로 맞았다. 실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1일 당선자 신분으로 모더나 백신을 공개 접종했으며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도 얀센 백신 1호 접종자가 됐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파흐레틴 코자 터키 보건부 장관 등도 선제적으로 백신을 맞았다.
 
대통령의 백신 접종이 안전성 의혹을 일거에 해소해줄 수는 없지만 불신이 가득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임은 틀림없다. 올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계획하고 있는 문 대통령 역시 1호 접종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코로나19, 급하게 만들어진 백신과 불신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이 필연을 극복하고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어야만 한다. 그 바탕은 신뢰다. 그리고 그 신뢰는 국가 지도자의 행보와 여러 검증을 통해 완성될 수 있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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