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2019년 이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제품의 일본 의존도가 눈에 띄는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소부장 종합포털 ‘소부장넷’에 따르면 소부장 분야의 전체 수입액에서 일본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전체수입액 약 1300억6700만달러 중 대(對)일 수입액이 200억7200만달러로 15.43%의 비중을 보였다. 이는 10년 전인 2012년 상반기(24.2%)와 비교했을 때 약 8.8%p 낮아진 수치로 통계가 집계된 이래 역대 최저치다.
이같은 현상은 2019년 일본이 한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규제 조치의 영향이 크다. 일본은 2019년 7월 반도체 핵심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했고, 같은해 8월에는 백색국가(수출 절차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시킨 바 있다.
이에 소부장 분야에서 일본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일본이 한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규제 조치를 내걸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수출 규제를 받기 직전 해인 2018년 전체 소부장 수입액(2080억2300만달러)에서 일본 수입액(380억9400만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18.31%를 기록했으나 수출규제가 시행된 2019년에는 17.07%로 내려앉았다.
이후 2020년에 17.21%를 기록하며 반짝 늘어나는 듯 했으나 지난해 들어 전체 수입액 2481억2900만달러 중 392억6900만달러로 15.82%까지 하락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도 15%대의 비중을 보여 소부장 분야의 일본 의존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소부장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수입 다변화, 소부장 국산화 등 부단한 노력을 이어왔고, 이 영향으로 일본 의존도가 의미있는 하락세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의 수출규제 직후인 2019년 말에는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부장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이 국회를 통과해 2020년 4월부터 시행됐고, 100대 핵심 품목을 선정해 대규모의 예산을 투자하는 등 집중 육성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은 19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규제 철회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8일에 하네다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한 박 장관은 “지금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와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수출통제는 철회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對)일 수입의존도는 수출규제 등으로 낮아지기는 했으나 중국 등 국가에 대한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소부장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2차전지를 비롯해 반도체·자동차·항공기 부품 등 핵심 산업 소재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일본 의존도가 줄고 중국 의존도는 늘어나는 역설적인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소부장 등 국내 핵심 품목들을 타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행위는 우리나라가 스스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자해’ 행위와 다름없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소부장 등 국내 핵심 품목들은 경제안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일본뿐 아니라 중국 등 국가로부터도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일본의 수출 규제 철회를 요구하는 것보다 소부장을 국산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