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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사설
‘여야 정쟁·당내 싸움·당 대표 방탄’에 올인하는 국회
국정과제 법안 80%나 국회 문턱 못 넘어
AI·양자기술, 악성 임대인 공개법 등 묶여
더 이상 국가의 성장·혁신에 방해 안 돼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14 00:02:01
한국 경제의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민생을 챙길 주요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양자컴퓨터 등 첨단기술 분야의 육성을 지원할 법안 상당수가 줄줄이 계류 상태다. 국민을 보호할 안전 확보와 복지 시스템 구축, 전세 사기를 비롯한 민생침해범죄 대응 법안의 논의도 진전이 없다. 국회가 정쟁이나 집안 싸움에 매몰돼 핵심 법안 처리에 손을 놓고 있어서다.
 
새 정부 출범 후 약 9개월 동안 정부 국정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발의된 법안 5건 중 4건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계는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족쇄로 작용하는 규제를 걷어내 달라고 아우성이지만 정치권은 뒷짐만 지고 있다. 당장 급한 민생법안은 외면하면서도 다수당의 이해관계에 맞는 법안은 정국 경색을 감내하고도 신속 처리한다.
 
지난달 말까지 국정과제 실현을 위해 국회에 제출된 법률 제·개정안은 총 276건이다. 이들 가운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57건(20.7%)에 그쳤다. 나머지 219건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부가 국정과제 실현을 위해 임기 내 제정하거나 개정해야 하는 법률은 모두 488건이다. 3개월 후면 출범 1년이 되는 상황에 국회를 통과한 국정과제 관련 법안은 약 12%에 불과한 셈이다.
 
정부가 지난달 반도체 투자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K칩스법(반도체산업강화법)’의 핵심인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은 아직 논의의 첫발도 떼지 못했다. 여당은 조특법을 최우선으로 처리하겠다고 했지만 야당은 재정 건전성과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태도다.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R&D)과 투자·인재육성 방안을 담은 ‘국가전략기술 육성 특별법’은 별다른 쟁점 법안이 아닌데도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가열되는 시점임에도 한국의 경쟁력을 키울 관련 법안은 입법 단계부터 발목이 잡혀 있는 것이다. 외부 투자 유치 시 지분이 감소하는 벤처기업의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한 벤처기업육성특별법 등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민생에 대한 국정과제 관련 법들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빌라왕’ 같은 악성 임대인으로부터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주택도시기금법 등 관련법 개정안은 법안심사소위조차 열리지 않고 있다. 전세 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다른 법안들도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집주인이 바뀌는 경우 세입자에게 통지하도록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20대 국회인 2016년 김현아 전 의원이 발의한 뒤 21대 국회까지 5번 발의됐다. 하지만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진행이 지지부진한 사이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 규모는 1조 원대를 넘어섰다. 21대 국회에서 법안이 1000건 넘게 쌓인 상임위원회는 7곳에 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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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자신들 이익에 맞는 법안은 속전속결이다. 지난해 5월3일 다수당이자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분리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을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했다. 법안 발의 2주 만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일 전에 검수완박을 완성하기 위해 ‘셀프 탈당’ ‘회기 쪼개기’ 등 편법을 대거 동원했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법안도 빨리 처리된다. 지난해 10월 이른바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발생하자 정치권은 재발을 막기 위한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을 즉각 마련해 그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고통 받는 국민과 미래를 개척하려는 기업들은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반드시 통과되길 간곡히 기원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는 정쟁이 본업인 양 딴청만 부리고 있고, 관련법의 국회 통과는 기약이 없다. 언제부터 국회의 임무가 나라 발전 발목잡기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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