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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에 이어 외래어에 관한 문제를 살펴보자. 우리말에는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지만 그성이 외래어인 줄 모르는 것도 있다. 이에 관해서는 다음 회로 미루고, 이번에는 ‘깁스’에 관해 먼저 알아보기로 하자.
어린 시절에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는 친구가 있으면 “저 친구 어깨에 기브스하고 다니는구먼.” 하고 조롱한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gips’를 ‘기브스’라고 하지만 규범 표기는 ‘깁스(석고 가루를 굳혀서 만든 붕대)’가 맞다. 영어를 그대로 표기하자면 ‘깊스’가 될 것이나, 종성은 위에 열거한 7개만을 허용하고 있으니 ‘ㅍ’은 ‘ㅂ’으로 표기해야 한다. 예문을 보자.
깁스를 푼 태호는 후들거리는 걸음으로 첫발을 떼어 보았다.
태호는 운동하다가 다리를 뼈서 발목에 깁스를 했다.
등과 같다. 그리고 대표적인 콩글리시(한국식으로 잘못 발음하거나 비문법적으로 사용하는 영어를 속되게 이르는 말) 중의 하나인 에어컨을 보자. ‘에어콘’이라고 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에어컨’은 ‘air-conditioner’의 줄임말이다. 그래서 ‘에어콘’이라고 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에어콘디셔너]라고 발음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 같은데, 본토(?) 발음이 [에어컨디셔너]에 가까운 모양이다. 그래서 [에어컨]이라고 써야 한다.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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