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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사람들]-그림책만들기모임
“내 아이 주인공인 동화 만들며 엄마 마음 전하죠”
“내 아이 주인공인 동화 만들며 엄마 마음 전하죠”
그림을 통한 가슴의 대화…엄마도 질문 찾으며 아이의 존재에 대한 감성 소통
김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2-06 04:03:02
▲ 그림책만들기모임은 회화를 전공한 미술작가 및 교육센터 강사 등 4명이 모여 지난해 결성됐다. 매주 수요일마다 감성예술교육센터에 모여 각자의 그림을 조합한 하나의 이야기 또는 각자가 뽑아낸 이야기 등으로 그림책을 만들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요즘 아이들이 동화책보다는 모바일·IT기기를 통해 애니메이션 등을 더 접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머릿속에 상상력을 펼치기보다 온라인 영상 등 시각적인 흥미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동화책을 읽는 아이들이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미술작가들이 모여 그림책을 만들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감성예술교육센터에서는 매주 수요일마다 미술 작가들이 모여 그림책을 만들고 있다. 그림책만들기모임(이하 그림모)은 회원 각자가 책을 만드는 목적과 주제 방향은 다르지만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볼 수 있는 책을 엮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림모는 회화를 전공한 미술작가 및 교육센터 강사 등 총 4명으로 구성됐다.
 
초기에는 그림책을 만들 때 각자가 잘 그리는 것을 조합해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방식이었다. 현재는 개인의 아이디어로 스케치를 그리고 이야기 한 편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발전됐다.
 
그림과 글은 일맥상통…“설렌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옛이야기 들려주고 싶어”

 ▲ 김미숙 감성예술교육센터 관장 ⓒ스카이데일리
김미숙 감성예술교육센터 관장은 2003년 어린이들이 미술교육 및 갤러리 전시 등 자유로운 예술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종합예술 목적의 센터를 설립했다. 이후 주니어·시니어 반 외 취미·성인반이 생겨나면서 센터를 찾는 주부와 미술 작가들도 늘어났다.
 
김 관장은 모임 취지와 관련, “미술에 관심을 가진 회원들이 좋은 그림을 통해 아이들 및 성인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보다 아이들이 동화책 읽는 것이 줄어든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 “어릴 적 할머니로부터 옛날이야기를 들을 때 설렜듯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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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관장은 미술을 전공했지만 어릴 적부터 ‘글쓰기’도 좋아했다. 학창시절에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는 순간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미술전공분야를 살리면서 글을 써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고 그림책을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김 관장은 “그림과 글은 상통한다고 생각 한다”며 “글로 얘기하는 것을 그림으로 설명해 잘 전달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림을 통해 글로 잘 표현할 수 있는 때가 있다”고 전했다. 또 “인터넷의 영상, 그림을 보는 것과 책의 크기, 인쇄물 등으로 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내 아이를 주인공으로, 어른을 위한, 내가 가진 질문을 찾기 위한 그림책
 
회원들은 가족, 자식, 성(性), 자아 성찰 등 자유로운 주제로 그림책을 만들어 왔다. 10년 간 아동 미술을 교육해 온 이하나씨는 그림을 가르치는 데 집중해오다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싶어 그림모에 참여하게 됐다.
 
이 씨가 만든 동화의 주인공은 ‘가족’이다. 이제까지 ‘내가 서 있는 곳’, ‘나에게’, ‘너에게’ 라는 그림책을 만들었다. 그는 “동화의 동을 아이 동(童)이 아닌 움직일 동(動)의 한자를 쓰는 등 아이에 한정하지 않고 어른들까지도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서양화를 전공한 이 씨는 그림모에서 동양화를 처음 배웠다. 그는 동양화의 특유의 번짐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단순히 그림을 칠하기보다 재료 특성을 반영해 표현하는 등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만의 소통하는 방법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
 
▲ 회원들은 가족, 자식, 성(性), 엄마, 자아 성찰 등 다양한 주제로 그림책을 만들어 냈다. 그림책만들기모임은 올해 8월 회원들이 만든 그림책, 각자가 엮어낸 그림책을 모아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스카이데일리

미술작가인 강영씨는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를 키우면서 작품 활동을 하지 못했다가 아이에게 하루 3권씩 꾸준히 책을 읽어주면서 ‘내 아이를 위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강씨는 아들을 주인공으로 한 그림책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어’, ‘우리 아들’ 2권과 어른을 위한 동화 ‘말썽장이 코끼리와 친구 되기’ 등을 지었다.
 
그는 “자신이 주인공이 된 동화를 아이에게 읽게 하니 자신이 얼마만큼 성장했는지 책을 통해 직접 깨닫더라”며 “실제로 아이도 ‘엄마 내가 이렇게 바뀌었지’하면서 자기인식을 하고 인내심이 길러지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또 “엄마가 자기 자신을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강씨는 아이를 위한 성교육 동화, 단계별로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어른을 위한 동화도 만드는 등 다양성을 추구했다. 그는 “아이에 대한 성교육이 부족한 상황이고, 실제로도 아이교육에 대한 논의는 사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발달과정에 맞는 ‘성교육’ 동화 제작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는 부분을 단순화하고 무리 없는 방향으로 피드백 작업중이다.
 
그림모에서 활동 중인 리 제인(미국이름)씨는 30년 간 미국생활을 하다 지난해 한국에 들어왔다. 문학과 미술에 관심이 많던 그는 한국생활을 적응하는 과정에서 시도한 것 가운데 하나가 그림모다.
 
리 제인씨는 “한국생활을 적응하면서 무엇인가 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림을 그리면 그 대상에 대해 과정을 자세히 알게 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림을 그리는 것은 갖고 있는 질문에 대해 답을 찾는 과정이다”며 “얼굴만 간단히 그리며 의견을 표현했던 것이 살이 붙어 스토리가 되고 그림책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 강영(사진 위)씨는 자신의 아들을 주인공으로 한 그림책을 만들었다. 그는 책을 접한 아이가 자기가 성장한 모습을 인식하면서 자신의 행동에 있어 인내심을 보이는 등 긍정적 교육 효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또 이하나(아래 왼쪽)씨는 가족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통해 자신의 소통 방법을 표현하려 했다. 리 제인(아래 오른쪽)씨는 그림책 ‘엄마가 슬픈 날’을 통해 엄마를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봄으로써 서로의 존재에 대해 다시 묻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스카이데일리

그가 제작한 그림책은 ‘엄마가 슬픈 날’이다. 책에는 엄마가 한 사람의 개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게 언제인지, 아니면 아직까지도 모를 수 있다는 내용을 그렸다. ‘엄마’라는 존재가 아주 크게 또는 작게 비춰질 수 있는 사회 속에서 엄마를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또 엄마에 대한 질문에 나의 답을 찾고 동시에 아이와 엄마도 서로의 존재를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리 제인씨는 “우리나라에서 배워야하는 교육과정이 너무 빡빡하다”며 “특히 아이들의 경우 교육순서에 의문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창조적인 역량을 가진 아이들에게 미리 정해진 것, 옳고 그른 것에 대해 일찍부터 가리키려고 한다”며 교육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아이들과 엄마 모두가 그림책을 통해 서로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변화’를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스토리의 힘’이라 생각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그림모는 올해 8월 센터 1층 갤러리에서 현재 회원들이 만든 그림책, 각자가 엮어낸 그림책을 모아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회원들은 “책을 만들어 판매 목적보다는 전시를 통해 주변 내 아이 또는 가족들과 공유하려한다”며 “완성도가 높으면 출판을 통해 모든 아이들과 어른들이 공유할 수 있는 동화로 만들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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