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영민 뉴웨이브플랫폼 대표는 새로운 형태의 스타트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투자자와 미용디자이너 간의 연결고리로 서로 윈윈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미용업계에 ‘공유경제’ 개념을 적용시켜 ‘공멸’이 아닌 ‘공생’의 방법을 모색하는 창업 플랫폼이 황 대표의 사업방식이다. [사진=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미용실이 닭집보다 많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전국에 닭집은 5만개입니다. 미용실은 이보다 두배 이상 많은 12만개가 영업 중입니다. 한정된 파이를 두고 경쟁을 하다 보니 타 업종에 비해 치열할 수밖에 없죠”
황영민(44) 뉴웨이브플랫폼 대표는 국내 미용계가 처한 상황에 대해 지적했다. 뉴웨이브플랫폼은 새로운 형태의 뷰티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지난 2013년 설립됐다. 올 초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뉴웨이브플랫폼의 핵심 아이디어는 ‘공유경제’다.
“저희는 ‘헤어살롱스테이션 공유’라고 부르는데 일반투자자를 모아 헤어살롱을 오픈하고 여기에 개인디자이너가 임대료를 내는 방식을 택한 겁니다. 여기서 나온 이익을 투자자와 공유하는 방식이죠. ‘공유경제’ 개념을 적용시켜 ‘공멸’이 아닌 ‘공생’의 방법을 찾고자 하는 것입니다”
황 대표는 우선 본인이 운영 중이던 고척동 소재 미용실에 이 시스템을 적용했다.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디자이너 개개인은 소속직원이 아닌 개인사업자다. 미용실에 비치된 좌석·쇼파 등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임대료를 지불하지만, 개별적으로 발생한 이익에 대해서는 회사와 일정 비율로 나누고 있다.
“미용업계에 일하는 대부분 디자이너들은 자기만의 매장을 열기만을 꿈꿉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위험부담이 크죠. 뉴웨이브플랫폼은 개인디자이너와 일반투자자 사이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합니다”
뉴웨이브플랫폼은 일종의 사모펀트처럼 개인투자를 모집하는 것으로부터 사업이 시작된다. 이들에게 투자금을 받아 미용실을 오픈하고 입주를 원하는 디자이너를 모아서 임대를 주는 것이다. 임대는 가게 전체가 아닌 미용실 의자 1개만 준다.
▲ 황 대표는 미용실 관련 사업을 하고 있지만, 헤어디자이너는 아니다. 우연한 기회에 미용관련 제품 수입업을 하면서 미용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수출입을 하던 황 대표는 지난 2013년에는 고척동에 있는 미용실을 인수해 원장이 됐다. ⓒ스카이데일리
황 대표에 따르면 중·대형 미용실을 개업을 하는데 3억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하다.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하지만 공간의 일부를 임대한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줄이면서 개인 공간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업계의 보편적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시킨 것이죠. 현재 고척동과 방배동에 구로점·방배점 등 2개 지점을 운영 중이며 이어 향후 홍대·명동·강남 등에도 진출할 생각입니다. 스타트업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커트’도 못하는 미용실 대표…쓰러지고 넘어져도 일어난 ‘오뚝이정신’
황 대표는 미용업계에 몸담고 있지만 미용기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황 대표는 파마는 물론이고 커트조차 할 줄 모른다.
“1997년 대학을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플랜트 회사에 들어갔어요. 회사에 입사를 하자마자 IMF가 터졌죠. 제 위로 과장, 부장이 줄줄이 명예퇴직을 하고 회사를 떠났어요. 근근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신입사원에게도 사정의 칼바람이 몰아닥치면서 회사를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당시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난 이들 중에는 닭집을 창업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를 본 황 대표는 ‘직장인의 끝은 자영업’이란 생각을 했다. 동시에 본인 역시 ‘언젠가는 사업을 하리라’고 마음을 먹었다.
“지인의 소개로 한 벤처회사에 들어갔어요. 하지만 이곳도 오래 가지 못했어요. 회사가 어려워졌고 또 다시 회사를 나와야 했죠. 그러던 찰나에 지인으로부터 일본 무역을 해보자는 제안을 받았어요. 솔깃했죠. 결국 그 사업을 통해서 오늘날 사업 밑천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황 대표가 무역업에 나선 것은 1999년이었다. 황 대표와 무역학과를 나온 1명, 일본어를 할 줄 아는 1명 등 총 3명이서 ‘부흥무역’이라는 이름뿐인 회사를 차린 것이다. 젊은 혈기 하나로 차리긴 했지만 사무실 임대료는커녕 물건을 수입할 돈도 없었다.
“동업자 중 한명 아버지가 진도에서 양복점을 하셨어요. 하루는 이 친구가 급하게 진도로 내려가더니 결혼자금으로 쓸 5000만원을 들고 온 거죠. 아버지에게 꿨던 모양이에요. 이 5000만원으로 신설동에 사무실과 중고차를 하나 샀어요”
▲ 무역업에 문외한이었던 황 대표는 젊은 혈기와 자신감으로 첫 수입한 물건이 2배가 넘는 수익이 발생했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었다. 유통구조를 몰랐던 그는 첫 수입한 물건이 대박이 났지만, 그뒤로 많은 시련을 겪었다. ⓒ스카이데일리
처음으로 수입한 물품은 머리의 색을 빼는 ‘탈색제’였다. 3000만원어치 물건을 들여와 미용재료상 등에 팔기 시작했다. 제품이 모두 팔리자 그들은 70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첫 수입으로 2배가 넘는 수익을 남긴 거죠. 그땐 정말 금방 부자가 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저희가 몰랐던 게 하나 있었어요. 바로 미용계 유통구조였죠”
이들이 재료상에 판매한 탈색제 개당 가격은 5000원이다. 재료상에서는 하위 재료상 혹은 미용실 등에 판매했는데 최종 소비자가 탈색할 때 이 제품의 가격은 6만원이었다. 가격이 비싸다보니 회전율이 떨어졌다. 재료상으로부터 추가 주문이 들어오지 않았다.
“유통구조를 알게 된 후부터는 다양한 제품들을 수입하기 시작했어요. 탈색제뿐만 아니라 샴푸나 린스 파마약품 등 다양한 제품을 다루고 유통망 또한 점차 늘려갔죠. 동시에 가격을 낮춰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유통구조를 단순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죠”
그들은 준오헤어 등 프렌차이즈 미용실과 청담동·압구정동 등에 밀집한 대형 미용실 등에 판로를 개척해 나갔다. 그야말로 무일푼이었던 이들이 발로 뛰며 이룬 성과였다.
“다양한 미용관련 제품을 수입해 도매상뿐만 아니라 미용실에다 직접 납품을 하다 보니 매출이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회사가 곧 크게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죠. 2006년에는 헤어제품을 만드는 공장까지 세웠어요. 또 다시 금방 부자가 될 줄 알았지만 동시에 위기가 찾아왔어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불경기가 닥치자 소비성향이 강한 미용제품의 소비가 급감한 것이다. 동업자들과의 갈등도 생겼다. 결국 그는 2009년 작은 사무실을 하나 얻어 독립했다. 제품 OEM 회사였다.
‘나만의 회사’를 갖기까지 꼬박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셈이었다. 2013년 8월에는 고척동의 미용실을 인수했다. 미용제품 수입업을 하며 미용실을 하고 싶다는 작은 바람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이 미용실은 현재 공유 경제 개념이 깃든 뉴웨이브플랫폼 구로점으로 탈바꿈했다.
“저성장 시대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미용실은 과거 ‘운영’하는 업종이었지만 앞으로는 ‘경영’하는 업종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저는 커트조차 못하지만 ‘미용밥’ 먹은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업계는 변화해야 합니다. 공유경제를 도입해 미용업계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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