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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현장]-대기업 H&B매장 상생논란(上-CJ그룹)

한집 걸러 이선호매장…소상공인 피눈물 외면하나

상반기 400여개 출점, 매장 3개 일렬배치…“후계기업 배불리기” 분분

김도현기자(dh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7-14 00: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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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앤뷰티(H&B)매장’이 유통가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H&B매장’이란 화장품·건강보조식품·생활용품·미용제품 등을 한곳에서 판매하는 소매점을 일컫는다. 미국의 드러그스토(Drugstore)어 개념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의약품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을 판매하는 ‘H&B매장’이란 개념으로 정착했다. 하지만 국내에 정착한 H&B매장은 줄곧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최근 대기업 계열 H&B매장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골목상권침해 논란이 대표적이다. 화장품과 미용용품 외에 스낵·음료·잡화류 등까지 판매 품목이 늘어나면서 소상공인 밥그릇을 뺏는다는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골목상권보호를 위해 설립된 동반성장위원회가 지정한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교묘히 이용해 대기업들이 서민돈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현재 H&B매장을 운영하는 대기업은 CJ·GS·롯데·신세계그룹 등이다. 이 가운데 CJ그룹의 경우 계열사 CJ올리브네트웍스를 통해 ‘올리브영’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국내 H&B매장 중 최초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H&B매장 전체 매출액의 80%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다. 성과는 훌륭했지만 그만큼 후폭풍도 상당했다. 특히 골목상권 논란의 대표주자라는 오명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최근에는 올리브영 운영법인인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의 상당부분을 그룹 후계자가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오너일가를 위한 무리한 확장정책이 아니냐는 주장도 일고 있다. 오너 일가를 위해 애꿎은 소상공인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CJ그룹의 H&B매장 사업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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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H&B매장의 일부 판매 품목을 두고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무성하다. 특히 CJ그룹의 H&B매장 올리브영은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무려 400여개의 점포를 추가 출점했거나 출점을 준비 중이다. 전체매장의 40%가 올해 생겨난 셈이다. 올리브영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배경이다. 사진은 경기 수원시 올리브영 수원장안구청사거리점 ⓒ스카이데일리
 
CJ그룹의 H&B매장 확대 정책을 두고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의 주인공은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H&B매장 브랜드 ‘올리브영’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규모 출점이 이뤄짐에 따라 관련업계와 출점지역 인근 상인들 사이에서는 골목상권 침해 정도가 상식 수준을 넘어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골목상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중소기업적합업종이 지정되지 않은 H&B매장이 일선 편의점·슈퍼마켓과 마찬가지로 스낵·음료·잡화류 등을 판매한다는 점이 논란의 단초가 됐다. 올리브영 또한 이들 제품을 함께 팔고 있다. 올리브영이 국내 H&B매장 전체 매출액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배경에 골목상권 침해가 자리하고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논란의 강도가 더해지면서 관련업계와 대중들의 시선은 운영법인인 CJ올리브네트웍스로 향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 부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대주주로 있기 때문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밥그릇을 뺏어 그룹 후계자의 배를 불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건물 하나 건너 올리브영…주거지 배후 사거리 반경 200m 매장 3~4개 집중배치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CJ그룹의 H&B스토어 올리브영 신림로점이 오늘(14일) 문을 연다. 지하철 2호선 신림역에서 하차한 승객들이 3번 출구를 통해 빠져나와 버스로 환승하는 지점이다. 지상 1·2층 규모며 오랜 기간 대형 베이커리브랜드가 사용한 자리다.
 
오픈에 앞서 한창 개점을 준비 중인 시점에 맞춰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매장을 방문해봤다. 출입구를 제외한 1·2층 창은 박스 등으로 가려진 상태였다. 매장 내부는 진열이 채 끝나지 않은 모습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출입구 바로 앞 1층 벽면 진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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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브영 판매 품목 중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결정적 원인이 된 제품은 음료·과자류 등이다. 오늘(14일) 개점하는 올리브영 신림로점의 경우 출입구에서 가장 잘 보이는 벽면을 할애해 과자·음료 등으로 채웠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올리브영에서 판매 중인 음료·아이스크림·과자 판매대 Ⓒ스카이데일리
 
진열을 마친 선반 위로는 각종 수입과자들이 놓여있었다. 초코파이 등 일부 유명 국내제품들도 상당수 비치돼 있었다. 과자선반 옆으로는 각종 음료가 진열될 냉장고와 카운터가 순차적으로 놓였다. 이곳에서 만난 매장 관계자는 “CJ 측에서 운영하는 직영점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매장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두 여성이 개점을 준비 중인 올리브영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여성이 “또 생겼어”라 언급했다. 그가 ‘또’라고 언급한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지하철 2호선 신림역이 위치한 신림사거리 주변으로 벌써 네 번째 올리브영 매장의 출점이기 때문이었다.
 
신림로점을 제외한 세 매장은 △신림점 △신림역점 △포도몰점 등이다. 모두 지하철역 출구로부터 150m 이내 위치했을 만큼 가까운 지역에 집중 배치됐다. 신림역점과 포도몰점의 경우 남부순환로를 사이에 뒀지만 직선으로 약 50m 거리였다. 이들 매장 모두 본사가 직접 관리하는 직영점 이었다.
 
유사한 사례는 또 있었다.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이 자리한 봉천사거리 주변에도 올리브영 매장이 무려 4개나 존재했다. 이곳 역시 지하철 출구로부터 20m~170m 이내에 집중 배치됐다. 매장 간 직선거리가 가장 짧은 곳은 130m에 불과했다. 지하철 5호선 발산역 인근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하철 출구로부터 50m~150m 거리에 △발산점 △발산역점 △NC강서점 등 3개의 매장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비단 서울의 사례만은 아니었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청사거리의 경우 3개의 매장이 몰려있다. △수원장안구청사거리점 △홈플러스북수원점 △CGV북수원점 등이다. 이들 매장은 불과 250m 거리 내에 3개 매장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송원로와 상가건물을 사이에 두고 수원장안구청사거리점과 홈플러스북수원점이, 홈플러스북수원점과 CGV북수원점 사이에는 오피스텔건물 한 채가 자리했을 뿐이었다. 인근 주민들은 “말 그대로 한 집 건너 올리브영이 자리했다”고 표현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이들 네 지역의 공통점은 배후에 대형 주거지역이 자리했다는 점이다. 자연스레 인근 소상공인들의 불만은 상당했다. 특히 미용용품 등을 판매하는 업주들은 “출퇴근 길목인 사거리를 중심으로 올리브영이 집중적으로 생기다보니 생계에 타격을 입을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편의점·슈퍼마켓 업주들의 경우 “생계에 타격을 입을 정도는 아니지만 대기업이 구멍가게에서나 파는 과자·음료까지 판매하는 것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매장 수 대폭확장 상반기에만 수백개…“소상공인 밥그릇 뺏어 오너일가 배불렸다” 분분
 
만난 H&B스토어의 주 고객층인 20·30대 여성들은 최근 시내 곳곳에서 올리브영 매장이 대폭 늘어났음을 실감한다고 입을 모았다. 회사·집·번화가 할 것 없이 올리브영 매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의미였다.
 
발산역에서 만난 회사원 정유미(25·여) 씨는 “최근 들어 다른 매장이 있던 자리에 올리브영이 생긴 것을 쉽게 보게 된다”고 말했다. 신림역에서 만난 박주희(32·여) 씨도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해 역삼역 회사까지 출퇴근하는데 매일 같이 지나치는 올리브영 매장이 3개나 된다”며 “이들 중 2개 매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없던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올리브영 매장이 급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7월 현재 전국 올리브영 매장 수(오픈예정포함)는 총 1043개다. 이는 650개에 머물렀던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무려 400개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중 매장이 대거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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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올리브영의 매장출점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CJ그룹 계열의 영화관 CGV와 연계하거나 각종 백화점·쇼핑몰 내부에도 모습을 드러낸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올리브영 NC강서점, 북수원홈플러스점, 포도몰점, 신림점 Ⓒ스카이데일리
 
올리브영은 지난 1999년 1호점 신사점을 오픈하며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이듬해 이대점이, 2001년과 2002년 압구정점과 선릉점이 차례로 오픈했다. 2003년 10호점을 돌파했으며 2007년 말에는 전국에 42개의 매장을 보유했다.
 
10년 새 매장 수가 25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정작 급속도의 성장세를 보인 것은 최근의 일이다. △2011년 152개 △2012년 270개 △2013년 377개 등 성장세를 거듭하던 올리브영은 2014년까지 417개 매장을 보유하며 잠시 성장의 정체기를 보였다. 하지만 2015년 552개, 지난해 650개 등 2년 연속 100개 안팎의 매장을 추가했다. 올 상반기에는 무려 400여개의 점포를 추가 출점했다.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올리브영 매장을 급속도로 늘리는 이유로 상장과 승계,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사전 포석을 꼽았다. 올리브영의 운영사 CJ올리브네트웍스의 경우 그룹 총수인 이재현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소유 지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부장이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선호 부장은 그룹 지주사인 55.01%의 지분을 보유한 CJ에 이어 17.97%로 2대주주에 올라있다. 이 회장의 동생 이재환 씨가 14.83%, 이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상무 6.91%, 이재환 씨의 자녀 소혜·호준 씨 등이 각각 2.18%를 보유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이선호 부장이 그룹 차기 총수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CJ올리브네트웍스는 향후 CJ그룹 경영승계에 지대한 역할을 하게 될 계열사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줄곧 상장설이 나도는 가운데 최근에는 기업 가치를 끌어 올리는데 그룹전체가 나선 분위기다”며 “압도적인 매장 수 증가세가 그 증거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H&B스토어의 경우 주로 지가가 비싼 대로변에 출점을 단행한다는 점에서 초기투자비용이 큰 업종이다”며 “CJ그룹이 현재 전체 시장점유율의 75% 남짓을 차지할 만큼 매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결국은 그룹 전체를 위한 사전 밑 작업이 이뤄지는 셈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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