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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182>]-동물 영화배우

영화를 빛낸 ‘신 스틸러’…주연급 동물배우들 맹활약

영화 ‘공작’ ‘독전’ ‘터널’서 수준급 연기…“놀이처럼 연습, 주효”

이한빛기자(hb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0-12 0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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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배우들은 영화 속에서 점점 비중이 늘어나며 '신 스틸러'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은 움직이는 연기부터 감정 연기까지 다양한 훈련을 통해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독전>에 출연한 람보와 강성호 소장의 훈련 모습. ⓒ스카이데일리
 
짧은 분량으로도 영화 속에서 빛을 발하는 신 스틸러들이 있다
. 바로 동물배우들이다동물배우들은 주·조연급으로 출연하며 주인공을 빛나게 하고, 극적 효과나 복선이 되는 역할 등을 수행해 인상 깊은 장면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최근 개봉한 영화 ‘공작’독전’, ‘터널’에 출연해 스틸러로 주목받으며 인상 깊은 활약을 한 동물배우들을 만나보고 영화 촬영의 뒷이야기와 현재 근황 등을 들어봤다.
 
‘공작’ 속 긴장감 풀어준 말티즈…실제 이야기 바탕으로 촬영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공작’에는 남측 정보원 박석영(황정민 분)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기주봉 분)을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만남을 앞두고 긴장감 넘치던 상황이 이어지던 중 김정일 위원장 품에 안겨있던 말티즈 한 마리가 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영화의 긴장감을 풀어주며 깜짝 등장했던 말티즈 신은 실제 사실을 바탕으로 했다. 탈북 시인 장진성이 쓴 친애하는 지도자에게에 따르면, 별장에서 대기하고 있을 때 말티즈 한 마리가 발을 핥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윤종빈 감독은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독재자가 키우는 강아지라는 양면성을 부각시켜 호평을 받았다.
 
▲ 영화 ‘공작’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키우는 말티즈로 실제 출연한 '로제트' 모습. 이 장면은 한 탈북 시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스카이데일리
 
이 장면은 말티즈 암컷
로제트와 수컷 오멘이 연기했다. 로제트와 오멘의 연기지도를 담당했던 강성호 상하애견훈련학교 소장(서울호서예술실용전문학교 교수)김정일이 안고 있던 강아지가 사람보다 먼저 들어가는 장면을 위해 동선을 미리 계산했다제작현장의 특성상 동선이 계속 바뀌다 보니 촬영 직전 급하게 연습을 하고 들어가야 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로제트와 오멘은 실제 촬영에서 실수 없이 연기를 해 박수를 받았다.
 
김정일 역을 맡은 배우 기주봉 씨는 촬영 전 연습장을 찾아 4~5차례 호흡을 맞추면서 로제트와 오멘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강 소장은 특수 분장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감안해 미리 연습을 하러 올 정도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줘 인상 깊었다고 회상했다.
 
촬영은 약 4~5시간 동안 촬영이 진행됐고, 대기시간도 6~8시간에 달했다. 그동안 가장 걱정된 부분은 말티즈의 털 관리였다. 조금만 움직이고 돌아다니면 털이 더러워지기 마련이었고, 눈물이 많이 생기는 말티즈의 특성 때문에 털이 엉키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촬영장에서 말티즈의 털 관리는 애견 미용을 하고 있는 강 소장의 딸이 맡았다. 수차례 털이 더러워질 때마다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하면서 최상의 털 상태를 만들었다고 한다.
 
▲ ‘공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 변신한 배우 기주봉씨는 말티즈를 데리고 나오는 장면을 위해 촬영 전 4~5번의 연습을 하기도 했다. [사진=강성호 소장 제공]
 
촬영 이후 로제트는 3마리의 새끼를 낳았지만 안타깝게도 모두 숨지면서 지금은 혼자 지내고 있다. 오멘은 강 소장의 딸이 맡아 기르고 있다.
 
영화 ‘독전’속 라이카, 복선 위해 이름 바꾸고 연기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상반기 흥행 1위를 기록한 ‘독전’에는 라이카라는 이름의 강아지가 나온다. 주인공 서영락(류준열 분)이 키우는 라이카는 영화 초반 폭발 현장에서 부상을 입은 모습으로 처음 등장한 뒤 영화 후반까지 서영락의 곁을 지킨다.
 
독전의 라이카는 경찰견으로 많이 활용되는 벨지언 쉽독 마리노이즈 견종이다. 당초 이해영 감독이 섭외하려던 견종은 소위 똥개로 불리는 잡종 강아지였다. 하지만 섭외가 여의치 않자 결국 마리노이즈를 선택했다.
 
라이카의 원래 이름은 람보. 하지만 영화 속 복선을 위해 라이카로 개명됐다. 강성호 소장은 촬영 하면서 라이카라고 부르면 전혀 알아듣지 않았다처음에는 모르고 왜 라이카로 바꿨는지 물어봤는데 촬영하면서 복선을 위한 장치였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람보는 정적인 연기를 주로 연습했다. 더불어 무언가에 깔려있는 장면, 피를 묻히고 붕대를 감는 장면 등도 연습하면서 애를 먹었다. 강 소장은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라이카의 수술 장면을 꼽았다. 그는 람보가 자꾸 움직이다보니 마취를 할까 생각도 했다고민 끝에 잠을 재우는 방법을 썼는데 촬영장 주변이 정신없어서 람보가 자꾸 일어나 NG가 몇 번 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 영화 ‘독전’에서 주인공 서영락(류준열 분)이 키우는 '라이카'로 출연한 강아지의 실제 이름은 '람보'다. 영화를 위해 이름을 바꿨다. 사진은 촬영 현장에서 다정한 모습의 배우 류준열(오른쪽)과 '람보'의 모습. [사진=강성호 소장 제공]
 
람보는 영화 후반부 장면을 위해 노르웨이 로케 촬영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일정 문제와 비자 신청 절차 등에서 문제가 발생해 해외 촬영은 불발됐다. 대신 현지에서 섭외한 강아지를 람보의 대역으로 활용했다.
 
노르웨이 로케가 촬영 초반부에 진행되면서 람보 역시 대역 강아지에 맞춰 모습을 바꿔야 했다. 강성호 소장은 당시 개의 색깔에 맞추기 위해 가슴 무늬를 바꾸고 털을 잘랐다해외 촬영을 위해 감정 연습도 많이 했는데 가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현재 3살 반이 된 람보는 기존에 연습하던 경찰견 훈련과 IPO(보호연습)를 계속 해오며 각종 행사에서 훈련시범을 보이고 있다.
 
‘터널’의 생존견 탱이’, 영화 촬영 후 인기견 등극
 
2016년 개봉해 700만명의 관중을 동원한 영화 ‘터널’에 출연하는 탱이는 주인공 이정수(하정우 분)가 무너진 터널에 갇혀 35일 간 버티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줬다. 다른 생존자 미나(남지현 분)가 키우는 강아지인 탱이는 정수의 차에 있던 케이크를 뺏어 먹는 등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다 어느새 든든한 파트너가 된다.
 
퍼그 견종인 탱이는 사실 곰탱이밤탱이두 마리가 번갈아 가면서 촬영했다. 강성호 소장은 퍼그의 섭외를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한 농장에서 둘을 발견해 입양했다. 철창에서 길러지던 곰탱이와 밤탱이는 촬영을 앞두고 실제 부서진 차에서 연습하고, 하정우 씨와 친밀한 교감을 위해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배우로서의 모습을 갖춰갔다.
 
강 소장은 움직이는 장면에서는 밤탱이가, 정적인 장면에서는 곰탱이가 투입됐다전체적으로 컴컴하다보니 힘든 촬영이었다. 연출도 힘들었고 촬영장의 자재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 영화 ‘터널’에 출연한 퍼그 견종 '곰탱이'와 '밤탱이'는 한 농장에서 발견돼 영화에 캐스팅됐다. 영화 출연 이후 곰탱이와 밤탱이는 각종 반려동물 행사에 출연할 만큼 인기 스타가 됐다. 사진은 강성호 상하애견훈련학교 소장과 곰탱이, 밤탱이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곰탱이와 밤탱이는 점점 야위어가는 모습을 연기하기 위해 사료의 양을 줄이면서 촬영에 임했다
. 터널의 명장면 중 하나인 케이크 신은 탱이의 식욕을 자극해 리얼한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 탱이는 컷 소리가 난 후에도 열심히 케이크를 먹어 치울 정도였다고 한다. 정수가 탱이와 사료를 나눠먹는 장면도 이와 같이 배고픈 상황 덕분에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었다.
 
탱이의 본능이 빛을 발한 순간은 하나 더 있다. 터널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탱이가 정수의 품으로 안기는 장면이다. 강 소장은 무너지는 소리를 들으면 탱이가 본능적으로 정수에게 달려들 것이라고 판단하고 동선을 짰다실제 촬영에서 탱이가 깜짝 놀라 하정우 씨 품으로 달려들었다. 본능을 이끌어낸 계산적 행동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영화 촬영 이후 곰탱이와 밤탱이는 스타가 됐다. 그동안 철창 안에서 지내며 사람을 무서워했지만, 이제는 각종 반려동물 행사에 출연해 포토타임을 갖고 사람들의 예쁨을 받으면서 사랑받는 인기견이 됐다.
 
이처럼 동물배우들이 각종 매체에 출연하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동물에게 연기를 강요하는 것은 학대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공작’ 개봉 이후에는 말티즈 등장 신에 2500만원이 들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동물에게 너무 과한 비용을 투자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강 소장은 동물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일종의 놀이처럼 연기 연습을 시키고 있다오히려 24시간 같이 지내면서 공감을 나누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물의 훈련과 촬영 준비, 관리 등을 위해 여러 직원들이 투입되는데 인건비를 생각해 보면 많은 것이 아니다”며 수천만원의 비용이지만 동물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그 이상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힘들게 찍었는데 어떨 때는 속상하다. 단순히 동물로 생각하지 말고 배우의 존재로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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