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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호의 ‘식사 하실래요’
유귀열 조리기능장, “워킹맘 위한 원스톱 한상차림”
‘한식대첩4’ 이후 요리 방송서 두각…완벽 추구하는 연습벌레
유성호 필진페이지 + 입력 2018-10-17 11:50:19
 
 
▲ 맛칼럼니스트 유성호
“내 생애 최고의 모험이었습니다”  
 
유귀열 조리기능장이 케이블방송 tvN 요리경연 프로그램 ‘한식대첩4’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직후 말한 소감이다.
 
유 기능장은 “나를 돌아볼 수 있었고 자기 세계에만 갇혀 있던 저를 끄집어 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무엇을 할 수 있는 목표를 위해 달려갈 수 있어서 삶의 활력소가 된 한식대첩은 저에게 ‘보약’이었다”고 말했다.
 
한식대첩4에는 청와대 출신 김진민 조리장과 한조를 이뤄 출전했다. 한식대첩은 전국 곳곳에 숨어있는 한식 고수들의 로컬 푸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한식대첩-고수외전’으로 내국인과 외국인인 한조를 이뤄 경연하는 콘셉트로 진행되고 있다. 유 기능장은 시즌4에서 우승한 경북팀에게 “여태껏 한식대첩 음식 중 가장 잘 나왔다”며 “기쁜 마음으로 축하하고 깨끗이 인정한다”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한식대첩 시즌4에서 유 기능장의 역할은 불평불만이 가득한 캐릭터로 그려졌다. 소위 ‘악마의 편집’에 희생을 당한 케이스다. 유 기능장은 당시 “기분이 안 좋다”며 고의성이 다분한 편집에 대해 따질 정도로 성격이 직선적이다. 그를 겪어 본 바 마구잡이 ‘직진’이 아니라 돌려 말하기 싫어하는 성격 탓이기 때문이다.  
        
한식대첩 이후 EBS ‘최고의 요리비결’, TV조선 ‘만물상’ 등에 출연하면서 음식에 관심이 많은 중년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순발력과 거침없는 입담으로 소위 요리방송 ‘블루칩’으로 인정받고 있다. 만물상에서는 언제나 쉬운 레시피로 주부들의 근심을 덜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그래서 주부들은 그에게 전지전능한 신의 손이란 의미의 ‘갓귀열’이란 별명을 부쳐줬다. 
 
모험과 파고들기 좋아하는 성격…15년간 홀로 일본서 음식 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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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➀tvN ‘한식대첩4’ 포스터 ➁‘한식대첩4’에 서울대표로 나선 유귀열 조리기능장(좌)과 김진민 전 청와대 조리장. 이들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➂한식대첩4 우승팀인 경북의 변미자 용지봉(대구) 대표(좌)와 최정민 뜰안(경산 압량) 대표. [사진=필자 제공]
 
유 기능장과는 지난해 12월 18일 정지선 중식셰프의 중화복춘서 만나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유 기능장과 외식업계 큰형님으로 통하는 손승달 장인반찬 대표, 최근 만물상에 ‘반차의 신’으로 고정출연 하고 있는 황지희 요리연구가와 함께 중화복춘을 개업한 정 셰프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근 10개월 만에 그때 멤버가 다시 수저를 들고 뭉쳤다. 
 
“일본에 스카우트 돼서 1999년부터 2013년 까지 15년간 다녀왔습니다. 도쿄 아카사카에 있는 청기와라는 한정식 집에서 근무했습니다”
 
순간 귀를 의심했다. 가정이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혈혈단신으로 타국에서 15년을 지낸다는 것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40대 중반에 가서 60세가 다돼 돌아왔다. 그의 어린 시절 생활과 요리입문 계기는 파란만장하다. 일단 입맛과 손맛은 어머니로부터 이어져 왔다. 강원도에서 군납 연탄공장을 하던 때 어머니가 일꾼들 밥을 지어줄 정도로 손맛이 있었다.
 
20대 초반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4녀 중 맏딸로 부엌살림도 해야 했다. 하루는 동생 생일 때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 한다고 하자 비빔밥을 준비하면서 그에 맞는 그릇까지 새로 샀을 정도로 음식의 품격을 중요시 했다.
 
또 하루는 음식도 못하던 친구가 요리학원을 다니면서 실력이 는걸 보고 따라잡기 위해 사회복지관서 운영하는 쿠킹 클래스를 다녔다. 장위동에서 구로동까지 다닌 이유는 요리학원은 학원비가 비쌌기 때문이다. 유 기능장은 3개월 동안 이를 악물고 다녀서 기어이 2급 조리사 자격을 따냈다. 모험도 좋아하지만 몰입도 그의 특기 중 하나기 때문에 일궈낸 성과다.
 
▲ ➀EBS 최고의 요리비결에서 이특(좌측) 진행자와 함께 ➁TV조선 만물상에서 김원희 진행자(우측)와 함께 ➂TV조선 만물상에서는 쉬운 레시피를 제공해 ‘갓귀열’이란 별명을 얻었다. [사진=필자 제공]
 
요리 강사 권유로 하얏트호텔 근처에 있는 가야랑에 출근하면서 외식업계에 정식으로 첫 발을 디뎠다. 유 기능장은 가야장에 들어서는 순간 “눈이 뒤집혔다”고 표현했다. 근무 환경과 내부 시설이 그동안 봐왔던 일반 식당과 완전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뒤 가릴 것 없이 무조건 일을 시작했다. 얼마 후 중구 묵정동에 있는 담소원으로 업그레이드 이직을 했다. 담소원은 당시 서울시내 3대 관광요정을 빼고 손꼽히는 요리집 중 하나로 김집 전 체육부장관이 역대장관과 식사 때 자주 이용했던 곳이다.  
 
이곳에서 처음 3개월간은 설거지만 했다. 그러다가 능력 차이는 없는데 월급이 차이나는 것을 보고 절치부심, 새벽 5시에 출근해 설거지며 청소 등 부지런을 떨었다. 또 주방장 옆에 붙어 칼질, 고기 재우기 등을 악착같이 배워 나갔다. 그러는 사이 요리 실력도 좋아졌고 자연스레 조리사를 넘어 조리기능장을 준비하기로 마음먹게 됐다.      
 
기능장 시험 단번에 붙기 위해 휴직…문제집 5회 필사 ‘억척’
 
기능장 시험 관련 단번에 합격하지 못하면 지지부진 늦어질 수 있다는 지인들 소리를 듣고 직장을 한 달간 쉬기로 결정했다. 그리고는 학원도 비용을 더 내서 연습량을 늘렸다. 두툼한 기능장 수험서를 5회를 필사 하면서 문제를 외우고 또 외웠다. 결과는 그의 억척이 통했다. 한 번에 필기, 실기 시험을 모두 통과해 조리기능장이 됐다.
 
조리기능장은 그에게 새로운 삶의 변곡점이 됐다. 수많은 방송출연과 외식사업이 대표적 변화다. 방송을 통해 인지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손승달 대표와 손잡고 육가공사업을 시작했다. 손 셰프와는 오래전 한 매체에 ‘손승달, 유귀열 셰프의 '반찬은 요리다’’를 오랫동안 연재하면서 손발을 맞춘 동종업계 ‘동지’다. 
 
▲ 유귀열 조리기능장(좌)과 그의 사업파트너인 손승달 장인반찬 대표. [사진=필자제공]
 
원래 반찬사업을 시작하려고 손 대표와 함께 ‘장인반찬’이란 상표까지 만들었지만 복잡한 행정절차와 경기가 좋지 않아 잠시 뒤로 미룬 상태다. 현재는 육가공 제품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팔고 있다. 주력 제품은 LA소갈비(500g, 2만45000원), 매운돼지갈비찜(700g, 1만8500원), LA돼지갈비, 쇠고기 장조림, 곰탕파우치 등이다.
 
육가공 제품 사업 활발…한식 고수들 만든 반찬 곧 선뵐 예정
 
‘한식대가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만든 반찬’이란 모토가 입소문을 타면서 점차 매출이 늘고 있다. 그러나 채워지지 않은 2%인 반찬사업에 미련이 강하게 남아 손 대표와 다시 한 번 추진하기로 했다.
 
주변에 유명 요리연구가들을 만나 협업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날 함께 자리한 황지희 요리연구가도 그 중 한명이다. 워킹맘들이 원클릭으로 편리하게 식단을 차릴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게 반찬사업의 중요한 한 축이다.   
 
유 기능장의 정직하고 직선적인 성격과 손 대표의 유연한 포용력이 꽤나 조화로운 팀워크를 이룬다. 무엇보다 유 기능장의 열려 있는 마음이 사업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차라리 손 대표와 듀엣인터뷰를 진행하는 게 나을 뻔 했단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두 한식 고수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방송 유명세나 후광이 아니라 ‘음식이 정말 맛있다’는 소리를 듣고자 노력하는 편입니다. 또 아직도 모르는 게 많기 때문에 식재료를 알아가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 기능장과는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춘천골닭갈비집에서 지난 7일 만나 식사를 했다. 인천 검단 쪽에 집과 일터가 있어서 중간 지점에서 만난 것이다. 유 기능장이 고정으로 출연하고 있는 만물상은 메뉴가 약 한달 전 쯤 정해진다. 그는 녹화 직전까지 한 달 동안 연습을 한다고 했다. 다음 메뉴는 묵은지통삽겹찜과 묵은지지짐이다. 당분간 유 기능장 집에는 시큼한 묵은지 냄새가 지배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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