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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택시업계 총파업

시장논리·미래경제 외면한 택시업계 국민들 등 돌렸다

택시파업에 국민 반응 냉담…전문가들 “일본택시 성공사례 배워야”

이한빛기자(hb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2-26 17: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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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가 차량공유서비스 카카오 카풀 도입에 반발하며 지난 20일 총파업과 동시에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 카풀이 일반 자가용의 불법 영업을 초래해 택시의 영업권을 침해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번 택시업계의 반발은 국민들의 반감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부 택시기사들의 승차거부, 난폭운전, 욕설 등 질 낮은 서비스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펼치기는커녕 기득권만 내세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카풀이 세계적인 추세인 공유경제의 첫 걸음이라는 점을 내세워 택시업계가 국가경제 발전을 발목잡고 있다는 주장도 거세다. 전문가들 역시 차량공유서비스의 등장은 필연적인 부분이라며 택시업계가 더 이상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양화·차별화·세분화를 꾀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들며 정부가 택시를 준대중교통으로 규제해 온 부분을 완화해 택시업계가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스카이데일리가 택시 서비스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과 택시업계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 등을 취재했다.

▲ 택시업계가 차량공유서비스 도입에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다수의 시민들과 전문가들은 택시업계가 기득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알아서 찾게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20일 택시 총파업 당시의 모습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택시업계가 차량공유서비스 카카오 카풀의 도입에 반대하며 총파업과 대규모 집회 등 집단행동을 보이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자유시장의 경쟁 환경을 무시한 채 집단행동으로 기득권을 지키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승객들에게 질 낮은 서비스를 보여준 점을 지적하며 서비스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택시업계가 국민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견해가 팽배하다.
 
전문가들은 택시업계가 파업이나 집단행동이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보다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일본 택시가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 역시 무조건적인 달래기 대신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택시업계 ‘카풀 반대’ 파업에 시민들 “기득권 챙기기 보단 경쟁에서 살아남을 궁리해야”
 
택시업계의 최근 화두는 차량공유서비스의 도입 문제다. 이미 해외에서는 우버가 큰 폭으로 성장하며 새로운 운송수단의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국내의 경우 합법화 논란 끝에 지난 2015년 우버가 철수한데 이어 최근에는 카카오 카풀이 등장하면서 다시 합법 여부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택시업계는 “대기업인 카카오가 공유경제라는 명분으로 불법 소지가 있는 자가용 유상 운송 영업 행위를 도입해 택시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택시업계는 출퇴근 시간대 한정 카풀을 허용하고 공휴일엔 카풀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3건의 임시국회 통과를 호소하는 한편 지난 20일 택시 총파업과 더불어 국회 앞에서 ‘끝장집회’까지 펼쳤다.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택시업계에 대해 시민들은 택시기사들의 열악한 처우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서비스 개선이나 다른 노력 없이 ‘파업’이라는 집단행동을 택한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대학생 김민지(21·여) 씨는 “요금은 점점 오르고 있지만 서비스는 달라진 것이 없다”며 “카드 결제를 하려고 하면 택시기사가 불쾌함을 드러내는 등 승객을 무시한 모습을 생각하면 카풀이 빨리 도입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꼬집었다.
 
▲ 시민들은 택시 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승차거부, 난폭운전 등 질 낮은 서비스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서비스 개선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승객의 외면이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스카이데일리
 
직장인 임동현(30·남) 씨는 “늦은 밤에 택시를 타려고 하면 승차거부를 당하는 일이 다반사다”며 “생존권 문제 운운한다면 본인들의 승차거부 행태부터 개선해야지 카풀에 화풀이 하는 건 승객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챙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일부 시민들은 택시업계가 세계적 추세인 차량공유서비스 도입 반대활동에 집중할 게 아니라 고객이 스스로 찾게끔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조준호(51) 씨는 “공유경제는 미래산업의 핵심인 만큼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택시업계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정부의 규제 완화·지원 강화 필요…택시는 생존 위한 자구책 강구해야”
 
전문가들은 택시업계가 공유경제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노력과 정부의 뒷받침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정부의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정부의 규제정책이 택시의 독점체제를 만들었고 이로 인해 서비스의 하락을 가져왔다”며 “택시 규제가 풀리면 서비스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비스를 강화하고 다양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2~3년의 시간을 갖고 차량공유서비스와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먹거리 문제를 확보한다면 택시의 장점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차량공유서비스는 비대면성과 사고 부작용에 대한 단점이 있어 넓은 영역을 갖춘 택시가 강점을 살리면 충분히 시장을 유지해나갈 수 있다”며 “이런 강점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사납금 방식을 보완하고 앱 개발 등을 통한 사업 모델 개발을 지원해준다면 택시와 차량공유서비스가 공존하는 상황이 만들어 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공유경제 체제에 기존 생태계가 참여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택시기사들이 공유경제를 통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제공한다면 자연스럽게 적응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들은 정부의 택시 규제 완화를 통해 택시업계가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빅데이터와 ICT기술을 활용한 수요 예측이 이뤄지면 택시의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스카이데일리
      
김 교수는 차량공유서비스와 기존 택시기사 간의 매칭을 통해 택시 기사들이 공유경제와 공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기사들의 3분의 1이 60대 이상인데 이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공유경제의 편리성을 보여주면 기사들도 충분히 공유경제에 적응하면서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며 “우버처럼 소비자와 기사가 서로 평가하는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기사가 친절하게 행동하고 고객들과의 신뢰가 구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이웃나라인 일본의 사례를 들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약 170억 달러(약 18조)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 시장을 갖고 있는 일본은 고가의 요금에도 불구하고 깨끗한 환경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일본 택시 시장은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차량공유서비스의 도입에 대응하고 있다.
 
대중교통이 잘 발달돼 있어 단거리 고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수요 형태를 파악해 기본요금과 가산운임을 낮춘데 이어 서비스 개선을 위해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다른 업체와의 협력을 맺는 등 경쟁력을 높였다.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목표로 중국의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디디추싱과 협력을 맺거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기술을 적용하는 등 체질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권용주 교수는 규제만 완화된다면 일본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택시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택시가 그동안 사람을 먼저 잡으려는 경쟁만 있었지 서비스에 대한 경쟁에 부족했다”며 “요금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특별한 수요가 있는 수입원을 만들면 소비자들이 먼저 택시를 찾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승객 연계 시스템의 개발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통신사와 손잡고 수요를 미리 파악해 130%의 수익 증가를 이끌었다”며 “콜택시보다 더 진화한 수요 응답형 시스템을 개발해 행사나 주요 이벤트 정보를 공지하면 택시들이 빈차로 다닐 필요 없이 승객을 미리 준비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기찬 교수는 “공유경제를 받아들이고 대중화와 공유화를 시도하는 일본처럼 우리도 차별화·전문화·세분화에 초점을 맞출 때다”며 “전환을 위한 준비를 하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서로 배제되지 않고 윈윈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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