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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태극기부대’라 불리는 보수 단체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오해가 쌓여 반감으로 발전될 경우 자칫 국민 분열로 이어질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태극기부대’는 극히 일부의 목소리가 이슈화 되면서 극우·친박으로 비춰졌지만 실상은 정반대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대부분은 진정으로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보수의 가치를 바로 세우려는 의지를 가졌다는 주장이다.
특히 최근에는 태극기부대에 대한 오해와 불신이 커지자 자체적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려는 움직임이 나와 주목된다. 일부의 수위 높은 발언이 마치 태극기부대 전체인양 비춰지자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 적극적으로 오해를 해소하려는 모습이다.
이들 역시 극단적 행보를 우려하며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과 보수의 재건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2년 전 탄핵정국 당시와 현재의 태극기 세력의 의미가 바뀐 만큼 이들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탄핵 정국에 등장한 태극기부대…특정인 아닌 국가를 위해 스스로 거리로 나서
태극기부대의 시작은 지난 2016년 하반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이후 박사모를 주축으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가 만들어지면서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때까지는 태극기 부대가 아닌 단순히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 모임에 가까웠다.
집회는 여러 보수단체들과 정치권 세력이 가세하면서 촛불집회에 대응하는 수준으로 규모가 커졌다. 그러면서 성격도 점차 변해갔다. 초기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중심으로 탄핵반대와 무효를 주장하며 과격한 행동과 언사가 나오긴 했지만 대다수 집회 참가자들의 태도는 달랐다. 탄핵정국으로 인한 국정혼란과 국론분열 등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약 2년이 흐른 지금도 태극기부대는 여전히 거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탄핵정국 때와 비교하면 규모가 많이 줄었지만 보수진영의 현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시위·집회 등을 주기적으로 여는 등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태극기부대가 일종의 보수진영 스피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태극기부대가 단순히 특정인의 지지세력이 아닌 나라를 위해 보수의 가치를 바로 세운다는 진정성을 피력하자 정치권에서도 이들을 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도 일부 당권주자들이 태극기부대를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열린 자한당 당 대표 후보자 1차 토론회에서 황교안 후보는 “현장에서 보기도 하고 가까이에서 나간 분들도 있는데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다”며 “애국심을 갖고 헌신한 분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극단적 행동하는 분들이 있어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태극기부대 의미 퇴색시키는 격한 발언 걱정…우리의 목표는 나라가 잘되는 것”
태극기부대 내부에서도 국민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일부 과격한 언행을 보이는 이들에 대한 경계감을 내비치는 한편, 나라를 사랑하고 보수의 가치를 바로 세우려는 진정성을 강하게 피력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번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으로 태극기부대를 이용하려는 후보가 아닌 보수의 가치를 바로 세워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후보를 지지하자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태극기부대 집회 참가자인 김애순(여·76) 씨는 “누가 당 대표가 되든지 당을 안정시키고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 사람이 돼야 한다”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거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게 아니라 올바른 보수가 하나로 뭉치고 나라가 잘되길 바라는 것이다”고 피력했다.
자유한국당 당원 한영태(가명·남) 씨는 “전 국민이 먹고살기 힘들다고 호소하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보수의 가치가 바로 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입당한 것이지 특정인을 위한 것은 절대 아니다”며 “거리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나이와 신분이 다르지만 국민이 잘 살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를 이뤄낼 인물이 보수를 대표할 적임자가 돼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태극기부대 중 친박·극우 성향을 가진 세력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이들의 진짜 목적과 진정성을 정확하게 알고 인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극우세력이라고 말하는 쪽도 목소리가 크고 과격한 쪽에 한하는 것인데 이를 태극기 전체의 목소리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강조하는 세력 역시 태극기부대 내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현재 2~30%에 달하는 자유한국당 지지자들 안에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나눠져 있지만 절대 다수는 보수의 가치를 바로 세우려는 이들이다”고 강조했다.
태극기부대를 지칭하는 ‘극우·친박’이라는 표현 자체가 잘못됐다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용어부터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용권 선진통일건국연합 공동대표는 “극좌·극우라는 표현은 극단적인 무력이 들어간다는 뜻인데 태극기부대는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며 “보수의 가치를 바로 세우려는 세력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공동대표는 “태극기부대가 거리에 나온 이유는 과거 보수 정권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반성과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해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결집시키기 위함인데 이를 극우라고 봐서는 곤란하다”며 “태극기부대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통한 일부 자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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