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29 01:56
뉴스 > 사건·사고
[현장진단]- 정비구역 안전사고 위험
박원순 집값억제 극단대책에 판자촌 시민안전 위태롭다
재개발·재건축 막는 서울시…서민들 생명권·재산권 피해 심각
배태용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28 00:06:18
▲ 최근 종로구 사직2구역의 한 노후주택의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노후주택의 부실화 문제가 심각한 만큼 발 빠른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사진은 사직2구역 ⓒ스카이데일리
 
노후주택 정비사업과 관련한 서울시의 정책기조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서울시는 기존 노후주택을 허물고 새로 짓는 재개발·재건축 대신 노후주택 집수리와 골목길 정비지원 등 고쳐쓰기 위주의 정책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주민들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지역에 대해 사업 진행이 더디다는 이유로 정비구역 직권해제를 감행하기도 했다. 재개발·재건축이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결과로 분석된다.
 
주목되는 사실은 서울시의 정책기조로 인해 시민들의 생명권과 재산권 등이 위협받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재건축 연한이 지나도 한참 지난 아파트 단지나 노후주택 밀집지역 등에서는 붕괴, 침수, 화재 등의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에도 서울시가 정비구역 직권해제를 단행한 종로구 사직2구역 내에서 노후주택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노후주택 부실화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여론이 높게 일었다.
 
서울시에 발목 잡힌 노후주택 재개발·재건축…집 무너질 걱정에 잠 못 이루는 주민들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노후아파트, 노후주택 밀집지역 등에서 붕괴, 침수, 화재 등의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정비구역 직권해제 했다가 법원에 의해 무효판결을 받은 종로구 사직2구역에서는 지난 11일 한 주택 안방 천장 서까래가 폭우에 무너지며 붕괴됐다. 다행히 거주민이 외출해 있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붕괴된 주택과 비슷한 수준의 노후주택들이 몰려 있는 만큼 사직2구역 내 추가 붕괴사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경복궁 인근에 위치한 사직2구역은 서울시가 역사문화 보존의 명분으로 2017년 3월 주민투표 절차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비구역 직권해제 조치를 내렸다. 당시 해당 지역은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창 사업을 추진하던 주민들은 서울시를 상대로 직권해제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서울시의 직권해제 결정이 무효라고 최종 판결했다.
 
광고
대법원이 직권해제 판결을 내렸지만 사직2구역 주민들은 재개발 사업 개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대법원 판결 이후 사직2구역 내 ‘캠벨 선교사 주택’을 제3호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시켰다. 시가 사업계획상 철거인 선교사주택을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하는 바람에 재개발에 큰 걸림돌이 생기게 됐다.
 
▲ 서울시는 역사문화 보존을 명분으로 일방적으로 사직2구역을 정비구역에서 직권해제 시켰다. 이후 대법원에서 직권해제 결정이 무효라는 판결 내리자 서울시는 사직 2구역 내 ‘캠벨 선교사 주택’을 제3호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시키는 식으로 사업추진을 막았다. 사진은 무너진 주택 사고 현장 [사진=사직2구역 주민 제공]
 
서울시의 방해로 재개발 추진이 어렵게 되면서 이곳 주민들은 생명권, 재산권 등의 위협을 받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주택 노후화가 심해 화재, 붕괴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음에도 손 쓸 방도가 없다는 게 주민들의 입장이다. 하루하루 생명에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도 모자라 수시로 집수리를 해야 하는 통에 재산상의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토로하는 주민도 적지 않았다.
 
얼마 전 발생한 주택붕괴 사고 피해자 역시 재산상의 피해가 막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이 너무 낡아 수천만원을 들여 대대적인 수리를 했음에도 결국 무너져 내려 또 다시 큰 돈을 들여 수리를 해야할 처지에 놓였다고 피해자들은 토로했다.
 
붕괴주택 소유자의 아들인 안상현 씨는 “어머니가 거주하시는 주택이 오래돼 천장도 내려 않고 비도 샜다”며 “걱정되는 마음이 커 집을 새로 지을까도 고민했지만 재개발 지역에 새로 집을 짓는 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 1년 전 6000만원을 들여 집 기둥, 천장 등을 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50년도 더 된 집인 만큼 기둥 등을 보강해도 한옥의 서까레 등은 버티지 못했고 결국엔 집이 무너져 내렸다”며 “지붕이 무너져 내리면서 집 내부에 진흙이 1.5m 가량 쌓였는데 하마터면 어머니를 잃을 뻔 했다고 생각하니 지금도 아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행히 어머니가 외출해서 다행이지만 앞으로 쭉 살아야 할 집인 만큼 수리를 해야 하는데 알아보니 수리에만 몇천만원이 든다고 하더라”며 “서울시에 문의하니 ‘한옥 보존 지원비로 6000만원 가량만 지원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는데 수억원이 드는 한옥 수리비로 6000만원 밖에 주지 않으니 답답할 따름이다”고 한탄했다.
 
장진철 사직2구역 조합장은 “얼마 전 폭우로 인해 노후주택 한 곳이 붕괴되는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며 “사직2구역은 이번에 붕괴된 주택 말고도 노후주택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비슷한 사건이 또 일어날까 심히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주민 대다수가 하루하루를 불안에 떨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성토했다.
 
서울시가 집값 자극을 염려해 재건축 인허가 절차를 붙들고 있는 여의도나 강남권의 노후 아파트 단지들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지은 지 만 48년이 돼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시범아파트는 건물 곳곳에 균열이 심하고 외벽도 군데군데 떨어지는 등 붕괴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 전문가들은 고쳐쓰기 위주의 정비사업을 억지로 밀어붙이는 서울시의 행위는 시민들의 생명권과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여의도 시범아파트 전경 ⓒ스카이데일리
 
이제형 시범아파트 정비사업위원장은 “빠른 재건축만이 사고 위험에서 벗어날 최선의 방법이라고 서울시에 수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주민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무책임한 행정 때문에 2년 넘게 외면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서울 시내 아파트 53개 동이 붕괴 등의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안전취약시설물 D·E급 131개소 가운데 노후 아파트단지는 53개 동에 달한다. 서울 영등포구의 남서울아파트의 경우 45년 동안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곳곳이 위험으로 가득한 상황이다. 해당 아파트는 7~8년 전부터 천장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붕괴·화재·침수 등 생명권·재산권 위협 심각…“새로 짓는 게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
 
다수의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집값을 잡는다는 명목으로 무작정 재개발·재건축을 옥죄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붕괴, 누전, 침수 등으로 인한 대규모 인명피해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배선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부식하게 되고 이로 인한 누전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교체 주기가 짧은 게 아니다 보니 수시로 확인하지 않아 오래된 아파트, 주택 등에서 사고로 이어지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재건축 연한인 30여년이 지난 아파트, 주택 등은 새로 짓는 게 안전을 위해서도 현명한 판단이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 (경인여대 교수)는 “구릉지인 사직2구역이나 기타 노후 아파트 등의 가장 큰 문제는 각종 안전사고 위험과 피난 및 화재 관련 안전시설 등이 매우 미흡하다다는 것이다”며 “언제든지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바람 앞의 촛불 신세로 국민들의 생명권, 재산권 등이 침해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의 주장은 사실과 차이가 있다”며 “정비사업을 막으려는 의도로 사직2구역 내 캠벨 선교사 주택을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서울시는 2015년부터 역사도심 관리기본 계획을 만들고 보존가치가 있는 건축자산을 만들어 왔다”고 설명했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3
감동이에요
0
화나요
8
슬퍼요
2
댓글 : 1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10,197 ▶
어제 150,340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