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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일본 불매운동 부작용
日아베 계산된 만행 단순 대응에 애꿎은 서민피해 늘었다
日제품 불매운동 전방위 확산…한국인 운영 日주점 등 손님 발길 뚝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05 13:13:40
▲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애꿎은 소상공인의 피해가 발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 퍼포먼스 ⓒ스카이데일리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들 사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행태를 규탄하기 위한 운동으로 최근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일본 정부가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 관련 절차를 간소하게 처리하도록 지정한 국가) 목록에서 제외한 이후에는 확산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우리 국민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입는 사례가 점차 증가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수출규제에 대한 정부의 강경대응으로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 일본제품을 거부하면 애국, 받아들이면 매국이라는 이분법적인 논리가 확산되면서 일본과 전혀 관계없는 서민들이 불매운동의 유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방위로 확대되는 日 불매운동…상인·소비자 동참 열기 높아
 
최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당초 패션 분야에 한정됐던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은 다양한 분야에서 전개되고 있다. 일례로 대표적인 일본 패션브랜드인 유니클로는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특히 유니클로 본사 임원이 불매운동에 대해 “오래 못간다”는 발언을 해 국내 소비자들의 분노는 극으로 치달은 상황이다.
 
우리나라 수입맥주 시장을 평정한 일본산 맥주 역시 불매운동의 타깃이 됐다. 수입맥주 시장 1위를 지켜온 아사히 맥주는 그 자리를 중국산 맥주 칭따오에게 내줬다. 기린 맥주 역시 판매량이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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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관련 분야에서도 불매운동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일본 여행을 계획했던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해당 계획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해외여행객 유치 1위 업체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달 8일 이후 일본 여행 신규 예약자 수는 하루 평균 500명 선으로 평소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름휴가가 본격화된 지난달 16일부터 30일 보름간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을 찾은 승객의 수는 총 46만7249명으로 집계됐다. 전달 같은 기간 대비 7만2411만(13.4%) 줄어든 수치다. 이외에도 전자제품, 자동차 등의 고가의 분야 및 택배 등 운송 분야에서도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이다.
 
▲ 최근 일본 식료품 매장에는 소비자의 발길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용산구에 위치한 일본 식자재 마트 ⓒ스카이데일리
 
소비자뿐 아니라 상인들 역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산하 한국마트협회 등은 일본의 수출 규제의 대응조치로 일본 제품 판매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상인연합회 역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에 힘을 보태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춘호 한국마트협회 정책 이사는 “현제 마트들의 경우 전국 2000곳 정도가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며 “우리가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게 일본에 얼마만큼 피해를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국민 한 사람으로서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간판 걸고 있는 소상공인 점주들 불매운동 유탄…“감정적 대응 자제해야”
 
소비자부터 상인들까지 동참하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열기가 점차 고조되면서 기존에 없던 부작용이 발생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당초 일본에 최소한의 피해라도 입히자고 시작된 불매운동이 전혀 관련이 없는 우리나라 소상공인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 후 불매는 애국, 구매는 매국 등의 이분법적인 프레임이 생겨나면서 소상공인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찾은 재팬타운에 위치한 동부이촌동 내의 먹자골목은 다소 한산한 모습을 연출했다. 평소 수많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었지만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발생한 후 방문객 수가 감소했다는 것이 인근 상인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대부분의 점포는 일본과 어떠한 연관성도 없는, 단순히 아이템을 일본 음식으로 잡은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곳들이다.
 
동부이촌동 소재의 한 일본식 선술집의 경우 평일 퇴근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점포 관계자는 “정확히 어느 정도 감소했는지는 확인을 해봐야 알 수 있지만 확실히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우리는 일본 제품을 거의 쓰지 않는데도 간판을 보고 들어오지 않는 손님들이 제법 존재한다”고 토로했다.
 
 
▲ 일본식 주점과 음식점이 다수 모여 있는 동부이촌동은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상인들 역시 손님이 줄어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동부이촌동에 위치한 일본식 선술집 ⓒ스카이데일리
 
이 관계자는 “오시는 손님 대부분은 소주 등 한국 주류를 드시지 사케는 드시지 않는다”며 “간혹 일본산 제품을 사용하냐고 묻는 손님들이 있는데 우리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간혹 찾아오는 일부 손님들은 한국사람이 오는 점포인데도 눈치가 보인다는 말을 하곤한다”고 덧붙였다.
 
용산구 소재의 라멘집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정수경(26·여) 씨는 “예전에는 점심시간에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며 “지금은 그때에 비해 절반정도의 손님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씨는 “우리 역시 일본 제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음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손님이 찾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나도 한국 사람이고 많은 사람들의 생각에 깊이 공감한다”며 “다만 명확한 잣대에 비춰 현명한 불매운동을 전개해야지 애꿎은 사람들에게 까지 피해를 입히는 식의 감정적 대응은 문제가 많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저녁을 먹기 위해 동부이촌동 먹자골목을 방문한 황준호(남·31) 씨는 일행들과 함께 일본식 선술집 앞을 서성거리다 이내 발길을 돌렸다. 황 씨는 “아무래도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선술집에 들어가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며 “우리나라 사람이 운영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선술집은 당분간 안가고 싶다”고 말했다.
 
황 씨는 “평소 라멘 등 일본 음식을 좋아하지만 점심시간에도 방문하기가 꺼려진다”며 “이게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맹목적인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대 일본의 수출규제 이상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애꿎은 소상공인 피해로 인한 내수경기 침체 등이 발생할 수 있을 만큼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자는 정부 차원의 캠페인도 전개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경우 소비자가 아는 부분 외에도 생각지 못한 부분으로 연결될 때가 많다”며 “소비자가 일본에만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품에 대해서만 불매운동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특히 이번 불매운동으로 인해 외식분야 등 자영업자들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며 “일본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불매운동의 타겟이 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명한 불매운동 방향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우리 영세상인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불매운동이 전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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