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1-01 18:31
뉴스 > 칼럼
‘빅 브라더’ 시대를 예고하는 안면인식기술
스카이데일리 칼럼
박선옥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06 00:02:05
▲ 박선옥 부장 (국제부)
중국 정부가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가입자에 안면인식 등록을 의무화하도록 새 규정을 도입하면서 이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과 인권침해 문제점이 제기돼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
 
새 규정에 따라 이달부터 중국 내 신규 휴대전화 가입자는 신규 서비스 신청 시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얼굴을 스캔해서 등록해야 한다. 얼굴이 일종의 신분증 기능을 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안면인식 등록으로 텔레콤 사기나 폰 피싱 등 신원을 도용한 범죄를 예방한다는 목적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가입자의 얼굴 정보가 전화번호와 결합하면서 모든 신원정보가 노출되는 이 시스템은 다양한 분야에서 가입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활용되고 소모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관리하는 권력을 쥔 쪽에서는 이를 시민 감시의 도구로 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안면 스캔 데이터를 활용해 신원 확인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사기 등 범죄율이 낮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중국 정부가 인터넷 통제를 보다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이 첨단기술이 절대적으로 환영을 받는 것만은 아니다.
 
사실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은 감시 카메라 기술과 함께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유엔 산하기관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내부 문서를 입수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ITU가 조만간 확정할 유엔 기술 표준에서 중국 기업의 것을 표준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졌다. ITU는 이통통신산업에서 국제표준을 결정하는 기구로 회원국은 약 200개국이다.
 
중국의 감시카메라와 안면인식 기술의 결합은 놀라운 효율성을 발휘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한다면 그에게는 불과 5분 만에 벌금 부과 문자 메시지가 휴대전화로 전송되는 식이다.
 
광고
전 세계에서 AI 관련 기업과 전문 인력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도시는 중국 베이징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보다 앞서 있다. 이런 조건을 토대로 세계 최대 감시 네트워크 ‘스카이넷 프로젝트’가 중국에서 진행 중이다.
 
스카이넷은 지난해까지 중국 전역에 약 1억7000만대의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다. 2020년에는 4억대, 2022년까지는 6억대의 감시 카메라가 설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인구가 약 14억이니 두 사람 당 감시 카메라 한 대 꼴이다. 감시 카메라 망을 벗어날 방법은 없다는 이야기다.
 
안면인식 시스템은 중국 내에서 이미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베이징을 비롯한 10여개 도시 지하철에서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다. 또 대도시 도로에서는 교통질서 확립을 위해 안면인식 시스템을 이용, 무단횡단자를 식별해 곧바로 길거리 대형 화면에 공개하기도 한다. 선전에서만 10개월 동안 1만4000명의 무단횡단자가 적발됐다. 이 감시의 눈이 중국 전역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달부터 실시되는 중국의 안면인식 등록 의무화 조치에 대해 중국 인공지능 개발 문제를 연구하는 영국의 한 연구원은 “모든 사람을 감시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강력한 중앙집권화 시도”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도 우려되는 것은 이 첨단 기술이 감시를 넘어 인권 탄압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가 확대된 홍콩에서 시위대에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법이 시행된 바 있다. 이는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시켜 얼굴을 노출시킴으로써 곳곳에 배치된 CCTV를 통해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를 다양한 목적 하에 수집·분석하고 이를 활용하는 ‘빅 데이터’ 기술 만으로도 우리는 일상생활의 일거수 일투족에서 많은 자료를 본의 아니게 노출시켜 자료 제공에 일조하고 있다. 이렇게 수집된 자료가 정치·사회·경제 등 제 분야에 이용 혹은 악용될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 일이다.
 
그런데 여기에 안면인식이라는 인공지능 기술이 가세해 이제는 얼굴을 들고 다니는 것 자체가 단순 자료가 아니라 개인정보를 사방에 노출시키고 다니는 셈이 될테니 그런 사실만으로도 우리의 활동은 위축되고 삶의 영역은 좁아질 것이 분명하다.
 
문명의 이기에는 양면성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빅 브라더’ 시대를 예고하는 안면인식 기술은 인간의 자유를 구속한다는 점에 있어서 한층 경계의 대상이 될 듯하다.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130,662 ▶
어제 134,182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