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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에 분개한 민심의 지지를 발판으로 4·7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한 지 2개월이 지났다. 여론 안팎에선 짧은 기간이지만 상당한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국민적 관심사인 방역과 부동산 문제 등에 있어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반응이 나와 주목된다. 오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자가검사키트 도입을 추진했고 서울시 조직개편안을 통해 주택공급 담당 부서의 지위를 격상시키는 등의 성과를 냈다.
취임과 동시에 자가검사키트 도입 추진…깜깜이 확진자 조기발견 성과
오 시장은 취임 직후 코로나 자가검사키트 도입 및 사용을 추진했다. 선별검사소나 보건소에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도록 장려하면서도 지역사회 감염에 치명적인 이른바 ‘깜깜이 확진자’를 사전에 발견해 감염 확산을 차단하자는 취지에서다.
자가검사키트는 의료계에서 줄곧 강조해 온 확진자 조기발견 방식이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역사회 내 사회단체·공공기관·다중이용시설 특히 직장 등의 사업장에서 자율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해 확진자를 찾는 방식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6월 17일부터 물류센터와 콜센터, 기숙학교 등에서 자가검사키트 시범도입을 시작했다. 지난달 8일 기준으로만 총 10만5264건의 검사가 진행됐는데 당시까지 콜센터 3개소에서 3명의 확진자가 조기 발견됐다. 이 중 콜센터 1개소에서는 확진자 조기 발견 이후 전 직원이 PCR 검사를 실시해 추가로 15명의 감염자를 신속하게 찾아냈다.
시민이 자발적으로 키트를 구매해 자가 검사를 한 뒤 최종 PCR검사까지 이어져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도 수십건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연관된 추가 확진자 역시 상당수 조기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자가검사키트가 지역사회 감염자를 사전에 발견하고 확산 차단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서울형 거리두기’ 시정도 추진하려 했지만 방역당국에 가로막혀 현실화되진 못했다. 앞서 그는 “정부의 일률적 거리두기 대책이 자영업자의 희생만을 요구할 뿐이다”며 “서울형 거리두기 대책 마련에 착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시민 사이에선 이 역시 실행으로 옮겨졌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앟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호 씨(28)는 “차라리 영업시간을 완화하면 지금처럼 몰래 방 잡고 놀고 몰래 영업하는 곳에서 감염된 깜깜이 확진자 수는 줄어들 것 같다”며 “몰래 술 마시다 적발된 뉴스를 보고 서로 욕하고 욕먹는 상황에서 오 시장이 좀 더 강하게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吳 취임 후 주택공급 기대심리 상승…전문가 “민간주도 공급 시그널 통했다”
오 시장은 그동안 문재인정부의 ‘실책’으로 평가받는 부동산 정책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회에 서울시 조직개편안을 제출했고 약 한 달이 지난 6월15일 민주당 소속이 과반인 시의회의 문턱을 넘었다.
그가 제출한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기존에 주택공급을 담당하던 주택건축본부(2·3급)를 주택정책실(1급)로 격상하고 도시계획국을 편입시키는 등의 내용이 골자다. 오 시장의 주요 정책 중 하나인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정상화를 꾀하기 위한 선제작업의 일환이다. 조직 개편이 완료되면 그가 후보시절 공약했던 ‘스피드 주택 공급’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오 시장의 부동산 시장 정상화 행보에 시장의 기대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오 시장 당선 2개월여 만에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서울의 주택사업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달 10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6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HBSI 전망치는 114.2로 나타났다. 오 시장 취임 직후 전망치 101.6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른 수치다.
HBSI 지수란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500여 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것으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공급시장 지표다. 기준점은 100으로 상회할 경우 주택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본다는 의미고 이하면 그 반대다.
일반 시민들도 부동산 정상화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정부가 무차별적으로 실시한 25번의 대책으로 초토화된 것 이상으로 악화될 수는 없다는 반응이다.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김승권 씨는(33) “재건축을 풀지 않으면 기존 아파트가 오를 것이고 재건축을 풀면 그 아파트가 또 오를 텐데 어차피 집값 상승기조는 당장 멈출 수 있는 게 아니다”며 “4년 동안 성과는커녕 전셋집도 사라지게 만든 정부보다 시장(Market)이 주도하는 공급이 이뤄진다면 멀리 내다보면 집값 안정화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당장의 가시적 성과보다는 민간주도 주택 공급 정책을 추진해 향후 부동산 시장 안정의 희망을 주는 장기적 시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오세훈 시장이 당장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주택공급 가능성에 대한 시그널을 준 것은 확실하다”며 “오 시장이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으로 재개발·재건축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결과를 낸다면 장기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개선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경기에 있어서는 공급과 수요도 중요하지만 향후 기대심리가 상당히 많이 작용한다”며 “오 시장이 공약한 모든 주택을 1년 내 이뤄내는 것보다 주택공급에 대한 민간주도의 건축 및 재개발·재건축 등이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게 우선시 돼야한다”고 조언했다.
[김찬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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