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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락의 안보정론
6·25전쟁 발발은 ‘우리 탓’이다
대통령 선거 앞둔 지금, 안보에 대한 시각과 안목 포함돼야
박휘락 필진페이지 + 입력 2021-06-22 10:29:26
▲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72년 전인 1950625일 새벽 4시 북한군은 탱크를 앞세워 기습남침을 감행하였고, 이로부터 3년 이상 남북한 간에는 생존을 건 혈투가 전개되었다. 남한의 국토는 대부분 초토화되었다. 15만명 이상의 국군이 사망 또는 실종되었으며, 80만명 이상의 국민이 사망 또는 행방불명되었다. 지금도 그 전쟁은 종료되지 않은 채 휴전상태로 지속되면서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155마일의 휴전선에는 남북한의 대규모 병사들이 일촉즉발의 자세로 서로 총구를 겨누고 있다.
 
그렇다면, 6·25전쟁은 왜 발발하였는가. 대부분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원인은 애치슨 라인이다. 애치슨(Dean Acheson)이라는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을 그들의 방어선에서 제외한다고 언급하여 전쟁이 발발하였다는 것이다. 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이 시작됨에 따라서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리전쟁이 한반도에서 전개되었다고도 해석한다. 결국 전쟁은 우리가 잘못해서 발발한 것이 아니고, 한국은 오히려 억울한 희생자이며,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분석한다.
 
그러면 실제는 어떠했던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6·25전쟁은 북한이 기습공격을 함으로써 발발하였다. 즉 북한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다. 그렇다면 왜 북한이 기습공격을 감행하였는가. 남한이 제대로 대비하지 않는 것을 보고, 북한이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인정하기 싫은 불편한 진실이지만, 남한이 제대로 대비하지 않아서 6·25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아무리 미국이 그들의 방어선에서 한국을 제외시키고, 소련의 공산주의 팽창욕이 크다고 하더라도 한국이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었으면 북한은 한국을 공격하지 못했을 것이고, 6·25전쟁은 발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의 전략적 판단 착오나 미국과 소련의 냉전 구도를 전쟁 발발의 원인으로 거론하는 것은 우리의 잘못을 회피하기 위한 면피용 구실이다.
 
당시 남북한의 군사력을 비교해보면 남한이 얼마나 전쟁대비에 소홀했는지를 알 수 있다. 전체 군대 규모를 보면, 북한은 20만명인데 한국은 10만명으로 2:1이었다. 6·25전쟁에서 가장 결정적인 위력을 과시했던 탱크의 경우 북한은 242대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한국은 1대도 없었다. 야포도 북한군은 551문인데 반하여 한국군은 91문에 불과하여 6:1이었고, 항공기도 북한은 200여대인데 한국은 20여대로 10:1에 불과하였다.
 
훈련 수준을 봐도 북한군은 사단급 기동훈련은 물론, 보병·전차·포병 간의 협동훈련까지 완성한 상황이었지만, 한국군은 대대급 훈련도 제대로 완료하지 못한 상태였다. 한국군은 공비토벌 등 소규모 전투 경험밖에 없었지만, 북한군에는 중공군과 러시아군에서 실전경험을 쌓은 군인들이 대거 유입되었다. 그런데도 당시 남한의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침략 가능성이 없다고 장담하였을 뿐만 아니라 침략하면 남한이 반격하여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 먹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었다.
 
그러면 지금의 상황과 6·25직전 상황이 크게 다를까. 미국의 랜드(RAND)연구소와 한국의 아산정책연구원이 20214월 발표한 공동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2020년 현재 67~116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매년 12~18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027년에 이르면 151~242개에 이르는 엄청난 숫자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핵무기가 하나도 없다. 탱크 242:0과 유사하지 않는가.
 
6·25전쟁 72주년을 맞이하면서 이번에는 우리 국민 모두 6·25전쟁의 발발이 우리 때문이라고 인정해보자. “내 탓이오라고 말해보자. 그래야 문제점을 찾아서 고칠 것 아닌가. 그리고 나서 현 북핵 상황을 평가하고, 그 심각성을 인정하면서 그에 대한 대비책을 적극적으로 논의하자.
 
군대는 나름대로의 북핵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그것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무기 및 장비를 획득하는 데 예산과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실전같은 훈련을 실시하고 군대의 조직과 편성도 북핵대비에 효과적인 방향으로 변경시켜야한다. 만약 핵무가 없어서 미국의 확장억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할 것이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와 이를 위한 각 당의 후보선출 과정이 시작되면서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점점 달아오르고 북핵 상황이 이와 같이 심각하다면 대통령이 되기 위한 중요한 조건으로 안보에 관한 시각과 안목이 포함되어야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번 6·25 72주년도 역시 실질적인 반성없이 강대국들만 비난하면서 지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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