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살리려면 MSCI 선진시장 편입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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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MSCI 선진시장 편입 추진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29 23:51:01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연초부터 지켜 오던 코스피 2600선이 끝내 무너졌다. 코스피지수는 1년 6개월 만에 2500대에 진입했다. 작년 초 ‘삼천피’에 도달하며 우상향을 지속하던 모습을 떠올리면 우려스러운 흐름이다. 물론 2600대로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코스피지수는 27일 기준 작년 최고점인3305.21(7월 6일)과 비교하면 20% 이상 빠졌다.

사실 피할 수 없는 하락세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필두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듯 기준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은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해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실적이 저조하면 주가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또한 예·적금 등 금리와 연동하는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높아지게 돼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게 된다.

금리 상승기에 주가 하락은 어쩔 수 없지만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에서 이달 1~27일 8169억원을 순매도했다. 3월에 -4조8397억원, 4월에 -4조3205억원 등 3개월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합치면 -9조9771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지분율은 31%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사실상 하락장을 외국인이 이끌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한국도 이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에 편입할 때가 됐다고 본다. MSCI 지수는 세계적인 펀드들의 투자 기준이 되는 국제 벤치마크로 주식시장 발전 단계에 따라 선진시장(DM), 신흥시장(EM), 프론티어시장(FM) 등으로 나뉜다. 한국은 현재 중국·인도·브라질 등과 함께 신흥시장 국가로 분류돼 있다.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편입해야 하는 이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 자금 유입을 확대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MSCI 지수에 따라 움직이는 글로벌 자금 규모는 작년 6월 기준 총 16조3310억달러에 달하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선진국지수를 추종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이 선진시장에 편입될 경우 국내로 유입되는 자금은 341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신흥시장에 속할 때 유입되던 금액(3050억달러)을 빼면 순유입액은 360억달러(약 45조원)에 이른다. 이는 국내 증시 시가총액 5위인 네이버(44조2933억원)보다도 큰 규모다. 올해 외국인·기관 순매도 규모(-23조2992억원)의 약 2배에 달하는 거액이다.

선진시장 편입효과 중 하나는 요즘처럼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 나타나는 투자금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2010년 MSCI 선진시장 편입 후 5년 동안 변동성의 대용지표라 할 수 있는 자금유출입의 표준편차가 이전 기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그리스는 2013년 MSCI 선진시장에서 신흥시장으로 다시 편입된 뒤 변동성이 전보다 크게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 위험회피 성향이 커져 선진시장보다는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먼저 빠지기 때문이다.

한반도 분단 등 디스카운트 요인을 안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MSCI 선진시장 편입이 더욱 절실할 수 밖에 없다.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국내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를 더욱 갈구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내달 MSCI는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을 발표한다. 여기에 한국이 이름을 올릴 경우, 빠르면 2024년에 선진시장에 편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 증시가 몸집을 키우고 체력을 단련해 국제적인 선진시장으로 발돋움하기를 희망한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