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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그 후, 검찰·경찰 특권 축소 논의하자
검찰, 검수완박 비판만 말고 획기적인 전과예우 축소 방안 내놔야
경찰 수뇌부 인사 순혈주의 타파 위한 경찰대 폐지도 거론되어야
이동호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6-01 10:20:10
▲ 이동호 변호사
말 많던 ‘검수완박’ 법안인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문재인 전임 대통령 임기 막판에 모두 통과됐다. 실제 시행은 4개월이 경과하는 9월부터이기 때문에 일단은 잠잠하고 지방선거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이 법을 시행 전에 다시 뒤집으려는 시도도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취임 전부터 이 법을 비판했던 한동훈 신임 법무장관은 지난달 26일 ‘법령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결성을 발표했다. 외형상으론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하위 법령 제ㆍ개정을 준비한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검수완박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등 헌법소송을 추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한 변호사단체도 변호사 1만명을 모아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변호사인 필자가 보기에도 ‘검수완박’ 법률의 위헌 소지가 결코 작지 않지만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할 가능성은 낙관하기 어렵다. 현재 헌법재판관들 중 다수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김명수 대법원장에 의해 지명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헌법재판은 정치적 성격도 무시할 수 없어서 전 정부에서 임명된 재판관들이 전 정부의 대표적 입법을 뒤집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를 되돌리고자 한다면 국민의힘이 2024년 총선에서 다수당을 확보한 후 입법으로 원상복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입법으로 다시 복구되기 전까지는 이미 통과된 법에 따라 수사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새 정부는 제도와 인력 정비를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머뭇거리는 사이에 수사 공백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 피해로 전가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번 제도를 바꾸고 인력을 재배치하면 아무리 2년 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다수당을 차지하더라도 이를 되돌리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수사권 하나를 놓고 3~4년 동안 ‘왔다갔다’를 반복하면 엄청난 재원 낭비만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머지않은 미래에 다시 원상회복되더라도 검찰 직접 수사의 축소는 불가역적일 수밖에 없고 ‘검수완박’ 이전, 나아가 문재인정부 수사권 조정 이전의 과거 모습으로 완전 회귀는 불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이 지점에서 검찰과 경찰 양 기관의 특권 축소도 반드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선 검찰은 그동안 막강한 수사권을 바탕으로 소위 전관예우 특권을 오랫동안 누려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검수완박’ 추진에 반대하는 검찰을 향해 이를 추진한 민주당에서는 전관예우가 축소될까 걱정돼서 반대하는 것이냐는 비판도 있었다. 
 
물론 이런 비판은 온당치 않은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는 사법 체계의 백년대계이므로 당사자인 검찰이 얼마든지 우려 표명을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에 해묵은 ‘전관예우’ 이슈를 연결시키면 이는 비판이라기보다는 제1당의 품격에 맞지 않는 조롱이 되어 버린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정직하다. 이미 2020년 수사권 조정 시행으로 경찰 경력 변호사들이 로펌으로 대거 영입됐는데 이번에는 아예 ‘경찰 전관’이란 용어가 법조 시장에 회자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관예우의 축이 검찰에서 경찰로 옮겨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그동안 누려온 특권을 내려놓는 조치 없이 수사권 원상회복만을 외친다면 이는 서민 피해를 방패로 과거 특권을 회복하려는 내로남불 행태라는 비난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예컨대 부장검사급 이상은 변호사 개업을 몇 년간 아예 정지시키거나 검사장급 이상은 변호사 개업 자체를 금지하는 것과 같은 획기적 수준의 전관예우 금지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검사가 소신껏 권력의 외압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은 옷을 벗어도 최소한 변호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고위직을 거칠수록 변호사 개업 시 수입이 커지므로 고위직 승진을 바라고 권력에 굴종하는 폐단도 분명 있었다고 본다. 
 
이런 폐단을 막으려면 인사권을 대통령으로부터 최대한 독립시켜서 이변이 없는 한 일반 공무원처럼 검사도 정년까지 근무하는 풍토를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언젠가 개헌을 하게 된다면 프랑스처럼 검찰을 차라리 사법부 산하에 두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검찰 수사권 축소로 상대적으로 혜택을 입은 경찰의 특권과 관련해서는 경찰대 폐지를 들 수 있다. 경찰대는 1981년 1기생을 모집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사관학교처럼 전액 국비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대학을 졸업하면 경위로 임관하는데 급수로는 6급이고 일선 파출소장 보직에 해당된다.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경위 계급자들의 평균 나이가 49세라고 하니 경찰대 졸업생들은 순경에서 출발한 이들에 비해서 무려 20년 이상 빠른 승진을 하는 셈이어서 행정고시 합격 못지않은 특권을 누린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행정부의 일원인데 유독 경찰에 대해서만 별도의 대학과정을 두고 인재를 선발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교육대학이나 국립대학교의 사범대학을 졸업해도 교사가 되려면 별도의 임용고시에 합격해야 하는 것과 대비된다. 
 
경찰대가 설립된 1980년대 초반만 해도 대학 등록금을 감당 못 하는 가난한 집안의 수재들에게는 공무원이 될 수 있는 좋은 통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세워져 비슷한 역할을 했던 국립세무대학도 2001년 폐지되고 서울시립대학교에 흡수되었다. 지금은 세무공무원이 되려면 당연히 공무원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현재 경찰 수뇌부의 절반이 경찰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순혈주의의 폐단도 지적되고 있다. 전임 문재인정부 시절 군 인사에서 순혈주의를 배격한다며 육사 출신이 철저히 소외를 당했었는데 그에 비해 경찰대 순혈주의 문제가 지적되지 않은 것은 상대적으로 부당한 면도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 경찰대를 계속 존치할지 재고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경찰대 졸업생은 매년 100명 수준인데 고등학교 졸업자 중에서 50명을, 편입생으로 나머지 50명을 선발하고 있다. 생각보다 졸업생이 많지 않지만 이 소수가 경찰 요직의 절반을 차지한다면 이는 대단한 특권이 아닐 수 없다. 
 
2022년 변호사 시험 합격자가 1700명 배출되었는데 이들 대부분 4년제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또 3년 대학원 과정을 졸업한 인재들이다. 그러나 현재 법조 시장은 이들의 절반도 수용하기 힘들 정도로 포화된 상태이다. 
 
그러나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는 유능한 수사 인력이 훨씬 더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이미 변호사 시험 합격자를 경감으로 특채하고 있지만 좀 더 과감한 채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즉 경찰대를 아예 폐지하고 로스쿨 졸업자들로 그 자리를 메꾸는 방안을 이제 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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