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관계 개선의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협의회가 공식 출범했다. 정부가 피해자와 일본 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은 찾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5일 외교가에 따르면 외교부는 전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조현동 1차관 주재로 강제동원 피해자 측 대리인과 학계·언론·인사 등 12명이 참석한 민관협의회 첫 회의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같은 날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중단됐던 한일재계회의가 3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며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냉각기를 가졌던 한일관계가 점진적 회복국면에 들어선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018년 대법원은 일본 전범 기업인 신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향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일본 측이 “1965년 한일협정으로 이미 해결됐다”고 거부했고, 이를 ‘레드라인’으로 간주하며 한일관계가 급속하게 얼어붙은 바 있다. 이에따라 피해자들은 전범 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를 위한 법적 절차를 밟아왔다.
강제 매각 소송의 대법원 판결은 오는 가을쯤 내려질 것으로 점쳐진다. 외교가 및 경제계에서는 일본 기업들의 국내 자산 현금화가 시행되면 한·일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평행선을 걷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는 2018년 대법원의 강제 동원 피해자 확정판결 이후 피해자가 고령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가해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를 위한 해법 도출을 위해 마련됐다. 일부 참석자는 일본 측이 한국 대법원의 2018년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가운데 한국 정부가 자산 현금화를 진행하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 해결방안이 언급되지 않았으나, 피해자 측에서는 “일본 전범 기업의 유감 표명이 있어야 한다면서 일본의 전범 기업과 직접 협상할 수 있도록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긴장감을 갖고 집중적으로 논의를 진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 정부에서는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이 이른바 ‘문희상 안’이라 불리는 ‘1+1+α’을 내놓았는데, 배상금을 양국 기업의 기부금으로 하되 책임이 있는 기업뿐만 아니라 그 외 기업까지 포함해 자발적으로 하는 기부금 형식으로 한다. ‘1+1’은 일본의 전범기업과 청구권 자금의 혜택을 받은 한국 기업의 기부금으로 기금을 만드는 것이며, 기금을 운영하는 재단에 대해 한국 정부가 출연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인 ‘+α’를 만든다는 게 취지였다.
여기에 더해 양국 시민의 자발적 성금도 보태겠다는 것이 골자다. 해당 안은 일본 측에서 호의적 반응을 내놨으나, 관련 복수의 시민단체는 문희상안을 두고 이 같은 방식은 결국 일본에게 과거사 면죄부를 주게 되는 꼴이라고 비판하여 결국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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