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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명품 시장은 명품소비에 대한 변화된 인식과 소비 연령층의 확대, 보복소비 등의 소비문화 변화 등의 영향으로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성장하는 국내 명품 풀랫폼 시장에 아직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업체가 없다보니 서로 출혈경쟁을 마다하지 않으며 시장선점에 안간힘을 다하는 형국이다. 후발주자들도 속속 온라인 명품시장으로 진입하면서 향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앞다퉈 몸집을 키우는 명품 플랫폼에 따른 부작용과 후유증도 적지 않아 업계에서는 시스템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조7000억 규모 명품 플랫폼 시장… 시장 선점 위한 경쟁 격화
온라인 명품 플랫폼은 고가 해외 브랜드 상품을 온라인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플랫폼 업체가 명품 브랜드를 직접 입점해 관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시수입 △병행수입 △해외직구 △구매대행 △중고거래의 방식을 통해 제품을 공급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약 1조7475억원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2016년 1조1694억원에서 5년 만에 44%나 덩치가 커졌다. 또한 전체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10.6%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스타트업 전문 분석 업체인 Mark&Compay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이 증가한 이유로 보복소비와 플렉스(flex), MZ세대의 존재를 꼽았다. MZ세대(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비롯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플렉스 문화가 유행하면서 명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상품 제품군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MZ세대의 경우 자신을 위한 가치 소비와 자기표현 욕구가 더해져 비교적 구매가 가능한 가격대의 명품 액세서리나 지갑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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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오동훈 기자] ⓒ스카이데일리 |
이러한 영향으로 국내 명품 패션 플랫폼 업체 ‘빅3’로 꼽히는 머스트잇·발란·트렌비 등은 최근 3년 동안 최소 73%에서 최대 30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빅3’ 플랫폼은 지난해 각각 3000억원대의 거래 규모를 기록하며 몸집을 키웠다. 발란의 매출액은 522억원으로 전년(243억원)의 2배 이상이었다. 트렌비 217억원을 기록해 전년(171억원)보다 27% 늘어났고, 머스트잇은 199억원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34%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한 시장 선점 우위를 위해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워 플랫폼 인지도를 키우기 위한 출혈경쟁도 심한 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발란·트렌비·머스트잇 3사는 지난해 회사별로 80억원 이상의 광고마케팅비를 지출했다. 지난해 8월 머스트잇이 배우 주지훈을 모델로 첫 TV 광고를 내보낸데 이어 트렌비가 9월에 김희애를, 발란이 10월 김혜수를 모델로 내세워 TV 광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인기 연예인을 모델로 발탁한 덕분인지 관련 업체들의 매출은 급증세를 나타냈다. 머스트잇은 신규 고객이 66% 늘었고 한 달간 거래액은 320억원을 기록했다. 발란은 광고가 노출된 지난해 10월 이후 석 달간 거래액이 2000억원을 넘어서 전년 동기 대비 766% 급증했다. 연예인 모델 후광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이러한 성장세에 후발주자들도 명품 플랫폼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달 명품 전문관 ‘SSG 력셔리’를 신설했고, 정품 보증서를 발급해주는 ‘SSG 개런티’ 상품도 8만여종으로 확대했다. 롯데온도 온라인몰에 입점한 외부 판매자의 병행수입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가품일 경우 2배로 보상하는 ‘트러스트 온’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명품 시계 전문가를 고문으로 영입해 명품 감정 분야를 강화했고, 2019년 문을 연 캐치패션은 파페치 등 40여 개 글로벌 명품 유통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100% 정품’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명품 시장에 후발 주자들이 뛰어 드는데 대해 ‘빅3’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트렌비 관계자는 “후발주자들이 속속 시장에 진출을 해도 경쟁 상황이 심화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시스템 구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기에 후발주자들도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렌비에 따르면 플랫폼 시스템 구축에 4~5년 정도가 소요됐고, 명품 감정센터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2년 넘게 걸렸다. 지금도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계속 강화하면서 하고 있다는 게 트렌비 측 설명이다.
온라인 명품 시장, 몸집 커지며 소비자 불만도 커져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이에 맞춰 소비자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가 접수한 명품 플랫폼 관련 상담은 2019년 171건에서 지난해 약 3.8배인 655건으로 크게 늘었다. 또한 최근 3년간 접수된 주요 명품 플랫폼 이용 관련 소비자 불만은 총 1151건으로 매년 약 2배씩 증가했다.
불만 유형을 살펴보면 △품질 불량·미흡(382건) △청약철회 등 거부(324건) △반품비용 불만(124건) △배송지연(70건) △표시·광고 불만(58건) 등 순이었다.
여기에 상품 정보제공 실태 역시 미흡했다. 상품을 판매하는 통신판매업자는 계약체결 전 품목별 재화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하고, 정보 제공 방법은 소비자가 알아보기 쉽도록 위치나 글자 크기 등을 선택해 명확하게 하고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머스트잇·발란은 배송단계별 실제 운송비용에 따라 반품 비용을 책정하지 않고 전체 반품비용만 표시해 판매가격 62만원인 가방을 반품비 30만원으로 책정하는 사례도 나왔다.
트렌비의 경우 아직도 해외직구 상품의 주문 취소나 교환을 막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해외직구(해외구매대행)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청약철회가 가능하다는 ‘해외 구매 표준약관’에도 위배되는 사안이다.
한편 발란은 해킹 피해로 고객 개인 정보가 유출돼 과징금 5억원 처분을 받았고, 트렌비는 ‘명품 플랫폼 국내 매출액 1위’라고 광고했다가 ‘명확한 산출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며 경고 처분을 받았다. 후발 주자 캐치패션은 ‘빅3’ 플랫폼이 과장 광고를 했다며 형사 고발도 했다. 또 일부 제품의 경우 반품비가 상품 가격과 비슷하게 책정되면서 과도한 반품비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라인 거래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 불만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소비자 신뢰를 쌓는 것”이라면서 “소비자 신뢰가 무너지면 기업에 타격이 갈 것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명품 플랫폼의 이점은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구매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편하게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명품 플랫폼 수요는 증가할 것이어서 기업들의 대처가 플랫폼 시장 선점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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