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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 신문에 ‘박수 치는 윤 대통령’이란 제목이 붙은 사진기사가 게재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도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2023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손뼉을 치는 사진에 설명을 붙이면서 사용한 표현이다. ‘박수(拍手)’는 손뼉을 마주치는 행위이므로 ‘박수 치다’는 뜻이 겹치는 겹말이다. 원래는 그냥 ‘손뼉을 치다’나 ‘박수를 보냈다’가 옳다.
고즈넉한 클래식 연주회에서 준비한 곡이 모두 끝나면 관객은 죽어라고 손뼉을 치는 게 예의다. 지휘자와 연주자는 관객의 손뼉 소리 크기와 길이에 따라 화답하며 인사하는 커튼콜을 반복한다. 뿐만 아니라 앙코르 횟수도 가늠한다. 기립박수까지 이어지면 좋은 분위기에서 서너 곡은 추가로 들을 수도 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1923~1977)는 1956년 ‘토스카’ 공연 후 무려 16번의 커튼콜을 했다. 공연에 감동한 관객의 열화와 같은 반응에 열화와 같이 호응한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세계 최대 커튼콜 기록이다. 최근 미국에서 하원의장을 선출하면서 했다는 투표 열다섯 번보다 한 번 더 많은 엄청난 수다.
같은 박수지만 전혀 다른 의미의 박수가 있다. 클래식 공연에 처음 참석한 사람은 한 악장이 끝나면 감동의 박수를 보내게 마련이다. 다른 사람은 가만히 있는데 혼자만 손뼉을 쳐 머쓱해진 경우가 종종 있다. 악장과 악장 사이는 손뼉을 안 치는 게 매너다. 그러니 중간박수는 ‘공연이 재미없으니 그만 끝내라’는 저주의 손뼉일 수 있다.
북한의 실세였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매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은 김정은 집권 후 박수를 설렁설렁 쳤다는 이유로 숙청됐다. 박수는 소리와 강도에 ‘진심’이 배기 때문에 충성도를 가려내기에 적합하다. 물론, 조폭들의 세계에서 자신의 부하가 상대방 두목에 당하는 장면에서 ‘하나도 두렵지 않다’는 표시로 절제된 박수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 물개박수도 야유의 일환이다.
행사장에서 사회자가 관심을 끌기 위해 유도하는 ‘박수 세 번’과 ‘3·3·7 박수’는 건강박수로도 불린다. 적당한 박수는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사회자가 좀 미숙하거나 공연자의 연주가 좀 부족 하더라도 맘껏 손뼉을 치면 본인 건강에 도움이 된다. 손뼉 쳐서 건강 벌자. 조정진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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