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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4대악 척결’ 의지를 강하게 내비쳐 왔다. ‘4대악’이란 우리 사회에서 꼭 근절해야 할 4가지 범죄를 말한다. 이들 범죄는 불량식품,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등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4대악 척결’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 마련에 부단히 노력해왔다. 4대악 척결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고 쾌적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도에서였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한 해 동안 ‘4대악’과의 전쟁을 벌여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움직임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정부 뿐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4대악 척결을 위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전국 각지의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은 4대악 척결을 위한 의지를 보이면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문화·예술계에서는 4대악 척결을 위한 게시물이나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해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움직임은 재계 곳곳에서도 나타나고 있어 시선을 끈다. 일례로 외식 프렌차치즈 업체들은 불량식품 척결의 일환으로 철저한 위생 관리에 나서고 있다. 또 많은 기업들은 성폭력 척결의 일환으로 직장 내 성희롱 근절을 위한 사내 교육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범현대그룹 계열의 현대해상화재보험은 4대악 관련 피해자에 대한 보상 상품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상품은 일명 ‘4대악 보험’이라 불리며 다음달 1일 출시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현대해상의 ‘4대악 보험’을 둘러싸고 각종 논란이 일고 있어 보험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피해자 여성들에게는 지옥의 고통을 주는 ‘성폭력’을 보험상품으로 영리의 목적상 판매한다는 것은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발이 거세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성폭력 사건에 보상액을 정하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다”고 질타했다. 다른 여성단체 관계자는 “기업의 영리를 위해 악마를 거래하는 상품이 나왔다. 이는 영혼을 파헤치는 거래이며 인권을 무시하는 행태다”며 원색적인 비판을 퍼부었다. 스카이데일리가 현대해상이 야심차게 내놓은 일명 ‘4대악 보험’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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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해상이 그동안 우여곡적을 겪으며 출시일이 차일피일 미뤄져왔던 일명 ‘4대악 보험’을 다음달 1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그동안 ‘정부 점수따기용 상품’ 이란 구설과 함께 ‘돈으로 그 가치를 산정해서는 안 될 강력 범죄를 돈 벌이로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 같은 비난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상품 출시가 강행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현대해상화재보험 본사. ⓒ스카이데일리
현대해상 4대악 보험, ‘정부 점수따기용 상품’ 논란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출시일이 차일피일 미뤄져왔던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신상품이 다음달 1일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에 출시될 상품은 일명 ‘4대악 보험’이라고 불린다.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등 ‘4대악’으로 지정된 사건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보상 및 정신적 피해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이 상품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 당시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4대악 척결과 관련돼 있어 여론의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현대해상은 상품을 지난 4월 말 출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출시일이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4대악 보장보험’을 둘러싼 논란은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상품에 대해 ‘관치상품’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점화됐다. 박근혜 정권 출범 초기부터 ‘4대악 척결’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정권에 편승하기 위해 내놓은 상품’이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런 상황에서 금감원이 현대해상의 ‘4대악 보험’ 인가를 거부하며 상품의 명칭 변경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관치상품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상품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금융당국이 상품명까지 관여하는 것 자체가 ‘관치상품이라는 점을 고스란히 입증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현대해상은 지난 2월말 금감원에 이 상품을 ‘프렌즈가드 상해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상품인가 등록을 냈다. 그러나 금감원은 보험상품에 명칭 수정을 이유로 인가를 거부했다. 출시 전 홍보 단계에서 ‘4대악’ 관련 상품으로 주목을 받았던 만큼 상품명에도 ‘4대악’이라는 용어를 포함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현대해상측은 “현재 금감원이 이 상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인가 시기를 확신할 수 없다”며 “이에 출시 시기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후 현대해상은 금감원과의 협의를 통해 ‘행복지킴이 상해보험’이란 명칭으로 상품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
“성폭행 피해자 두 번 울리는 4대악 보험”
▲ 새정치민주연합의 이학영 의원은 4대악 보상보험에 대해 “당사자가 느끼는 정신적 피해와 고통은 양적 수치나 통계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으로 50만원·70만원·100만원 등 정액으로 지급한다고 하는 것은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스카이데일리
‘관치논란’과 더불어 정치권에서도 현대해상의 ‘4대악 보험’에 대해 강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야당에서는 실효성 문제 및 각종 부작용 우려 등의 이유로 상품 자체에 대한 노골적인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이학영 의원은 지난 4월 개최된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4대악 보상보험’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퍼부었다. 이 의원은 “보험사는 현재 경찰이 피해사실을 입증해주면 보험금을 지급할 계획이지만, 현재 법정에서도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의 유무와 책임을 입증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당사자가 느끼는 정신적 피해와 고통은 양적 수치나 통계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으로 50만원·70만원·100만원 등 정액으로 지급한다고 하는 것은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한 이 의원은 “특히 보상금 산정과 피해 입증 과정에서의 2차 피해와 피해자 정보의 공유 및 유출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현대해상 ‘4대악 보험’에 대한 비난이 제기된 곳은 정치권 뿐 만이 아니었다.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도 상품에 대한 우려는 끊임없이 제기됐다.
금융관련 소비자모임 한 관계자는 “4대악 중 특히 성폭력의 경우 보상금 산정과 피해 입증 과정에서의 2차 피해, 피해자 정보의 공유 및 유출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특히 더하다”며 “또한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후유증과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해서 보험금 산정 기준은 모호해질 수 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성폭력의 경우 대부분의 피해자가 여성인 점에 비춰볼 때,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는 역차별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현대해상은 이번 상품이 다양한 문제점을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품 출시를 강행하고 있어 ‘정부 뒤치다꺼리 상품 출시’ 논란에서 자유롭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업계 “높아지는 비난 여론에 실적 개선 찬물” 우려
▲ 현대해상이 야심차게 내놓은 신상품에 대한 구설수가 끊이지 않자 재계에서는 실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현대해상이 야심차게 내놓은 이번 상품에 대해 구설수가 끊이지 않자 일각에서는 비난 여론으로 인한 실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올 1분기 실적이 소폭 증가한 가운데 비난 여론이 실적 개선에 찬물을 끼얹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보험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그나마 현대해상은 실적 개선이 한창 진행 중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새로 출시하는 상품이 비난 여론으로 인해 큰 호응을 얻지 못하면 실적 추이가 기존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해 1분기 영업수익(매출액) 약 3조3269억원, 영업이익 약 1236억원, 당기순이익 약 922등을 각각 기록했다. 올들어 1분기에는 영업수익 약 3조4839억원, 영업이익 약 1004억원, 당기순이익 약 577억원 등을 각각 나타내면서 매출이 오르고 이익도 견조한 상황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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