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약 예산 삭감보다 외려 늘려야 할 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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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한동훈 장관 관련되면 무조건 대놓고 반대
날마다 뉴스에 오르는 ‘마약’ 전방위 확산 우려
이래도 “연예인 마약수사는 기획” 주장 나오나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10 00:02:02

법무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중 ‘마약수사 특수활동비(특활비)’를 더불어민주당이 전액 삭감하겠다고 나섰다. 최근 마약 관련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마당에 제1야당으로서 국민을 마약으로부터 지킬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혹처럼 설마 한동훈 법무부 장관 관련 이슈라서 그런 것이라면 국가·국민은 뒷전이고 오로지 당략을 앞세운 것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올해 마약사범은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1~9월에만 2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법무부가 국회에 요청한 내년도 예산 4조5474억 원 중 마약 수사 관련 예산이 83억1200만 원으로 올해보다 71.1% 늘어난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통상 수사비로 쓰이는 검찰의 특활비 80억900만 원 중에서 마약수사 관련 특활비는 올해 예산 2억7500만 원이 그대로 편성됐다. 이 특활비를 민주당이 전액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마약수사 관련 예산은 마약수사 전담 조직 운영·첨단 마약수사 장비 도입·국제 공조 등에 필요한 예산이고, 특활비는 마약수사 과정에서 범죄자 포착을 위한 위장 거래·검거를 위한 현장근무·정보원 관리 등에 사용되는 비용이라고 한다. 예컨대 마약판매상을 적발하기 위해 위장 거래를 할 경우 온라인상에서 마약 1g을 구입하고 비용 10만 원을 특활비로 청구하는 식이다.

한 장관이 지적한 것처럼 놀라운 것은 마약수사를 위해 현장에서 필요한 예산이 1년에 3억 원에도 못 미친다는 사실이고, 더 놀라운 것은 이마저도 민주당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전액 삭감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마약청정국 지위에서 멀어지고 전방위로 마약이 확산하는데도 수사 예산을 증액하지는 못할망정 전액 없애려는 그들의 해괴한 행태를 어느 국민이 이해할 수 있을까.

국회 예산심의 중에는 여야가 여러 가지 쟁점을 놓고 대립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당리당략은 접어 두고 거국적인 관점에서 서로 양보할 건 양보하는 게 올바른 정치인의 자세다. 전체 예산에 비해, 그리고 사안의 엄중함에 비해 ‘새 발의 피’에 불과한 마약수사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나선다면 그 이면에 깔린 의도가 의심을 살 것은 빤한 일이다.

그러고 보면 마약 관련 이슈에 민주당은 과민한 태도를 보여 왔다. 혹은 법조계 일각의 분석처럼 ‘한동훈 법무부’에 대한 반감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심지어는 한 의원은 “마약이 5년에 불과 5배 늘었는데 왜 마약과 전쟁을 벌이느냐”고 말해 논란을 빚는가 하면, 다른 의원은 “검찰이 마약을 직접 수사하면 신고하라”는 말도 했다. 모두 민주당에서 나온 말들이다.

마약에 대한 인식이 이 정도 수준이니 있던 예산도 깎겠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울 지경이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마약 사건 검거를 두고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최근 유명 연예인 마약수사 등 마약 사건에 여론을 집중시키는 데에는 뭔가를 덮으려 하는 의도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 장관이 “저 정도면 병 같다”는 반응을 보일 만하다.

2021년 민주당 주도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한 박탈)’ 법안 시행 이후 검찰의 마약수사권은 대폭 축소됐다. 그러다 지난해 9월 검찰청법 시행령 개정으로 검찰의 마약 수사권 일부가 원상복귀 됐지만 여전히 일부는 검사 수사 범위에서 제외돼 있다. 해마다 마약 범죄가 늘어 가는 것은 민주당이 밀어붙인 ‘검수완박’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은 마약 특활비를 깎겠다고 나설 것이 아니라 이런 현실을 불러온 책임에 대한 반성부터 먼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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