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㉗ 5·18 가짜 유공자 거래 실태 다시 드러난 단면
[단독: 5·18 진실 찾기] <27> “3억 받게 해 줄 게”… 인요한에 뒷돈 요구
정성홍 민진사 위원장에 당시 ‘검은 제안’ 공개
“통역만 했을 뿐 유공자 자격 없다” 단칼에 거부
허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12 23:09:00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0월30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행방불명자 묘역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5·18 유공자가 돼주면 3억 원을 받게 해 줄 테니 소개비를 달라고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 위원장은 “5·18 당시 통역만 했을 뿐인데 유공자를 신청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단호하게 뿌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선량한 광주시민을 도매금으로 욕 먹이는 이른바 ‘가짜 5·18 유공자’ 문제에 관해 인 위원장이 비교적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음이 드러난 사례로 회자된다. 
 
제안한 쪽이 5·18 유공자를 선정하는 기관, 혹은 공공기관을 빙자해 돈을 뜯으려는 단순 사기 혐의자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본지는 제안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인 위원장 소유 2개의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인 위원장으로부터 답신도 오지 않았다. 전날 인 위원장의 비서는 “구체적으로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12일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인 위원장은 지난달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8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했다.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된 어머니 로이스 린튼(한국명 인애자) 여사를 대신해 상을 받기 위해서였다. 순천기독결핵재활원장을 지내며 30여 년간 한국에서 결핵 퇴치 운동을 펼쳤던 린튼 여사는 9월에 별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기 전에 별도 공간에서 기다리던 인 위원장은 정성홍 민간5·18진상규명진상조사위원회(민진사) 위원장과 만나 가짜 유공자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인 위원장은 “가짜 5·18 유공자에 관한 뉴스를 읽었는데 나 역시 가짜 유공자 제안을 받았다”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고 한다. 그는 “나를 유공자 시켜 줄 수 있고 유공자가 되면 3억 원을 받는데 거기서 얼마를 커미션으로 달라고 했다”며 “5·18 때 광주에 머물렀던 걸 가지고 내가 어떻게 유공자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진짜 5·18 유공자는 현장에서 민주화를 위해 싸운 사람들이 돼야 하기에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유공자의 숭고한 가치를 깎아내리는) 가짜 유공자만큼은 낱낱이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정 위원장은 전했다. 
  
인요한 “가짜 유공자 큰 문제”… 박민식 장관과도 상의 
 
朴장관 “지금은 5·18 이야기는 하지 말아달라” 만류 
“특수계급 창설” 끊임없는 위헌 제기… 각계 큰 우려 
 
앞서 국민의힘은 10월23일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를 당 쇄신을 이끌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혁신위를 이끌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가운데도 인 위원장은 ‘가짜 유공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대내외적으로 틈틈이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인 위원장은 “가짜 유공자는 문제가 있다고 박민식 보훈부 장관에게 말했는데 ‘지금은 5·18 유공자 이야기를 하지 말아달라’는 말을 들었고 그 이후부터 나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고 민진사 위원장에게 말했다고 한다. 
 
본지 취재 결과, 5·18 유공자는 공훈과 기초적인 피해 사실조차 구분하지 않은 채로 오랫동안 등록·관리돼 온 것으로 드러나 엄정한 재선별 작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본지 7월19일자 [단독: 5·18 진실 찾기⑥] 빨치산·진압軍 살해범까지 유공자로 ‘둔갑’ 보도 참조> 
 
시위대 총에 맞거나 시위대 트럭에 치였을 개연성이 큰 사람들이 유공자가 되거나 실수로 감전 또는 총성에 놀라 계단에서 떨어져 다친 사람, 총알을 가지고 놀다 다친 청소년도 유공자로 등록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또한 시위대에 휩쓸리지 말라는 정부의 경고를 듣지 않고 호기심에 시위 구경을 나갔다가 총에 맞거나 폭도로 오인돼 잡혀가 고초를 겪은 이들이 모두 유공자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차량 돌진 공격으로 경찰을 4명이나 깔아 죽였거나 계엄군을 트럭으로 깔아 죽인 가해자도 버젓이 유공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가짜 5·18 유공자는 새로운 사회적 특수계급을 창설한다는 점에서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5·18 유공자 명단 공개와 진위 판별은 실체적 진실을 발굴하고 비극의 역사를 균형 잡힌 시각에서 재조명하기 위해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라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헌법 제11조는 ‘훈장 등의 영전은 이를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이에 따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가짜 5·18 유공자는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지 않음을 대변하는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는 현실이다. 
 
특히 문재인정부 시절 5·18에 관한 발언 자체를 성역으로 묶어 두고 제재하기 위해 정부·여당이 도입한 특별법 시행 탓에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고만 해도 망언이라 비난·매장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된 데 따른 반발기류가 점차 증폭되고 있다. 
 
민진사는 9월 창립식에서 “명징(明澄)하게 확정되지도, 다수 국민한테 동의받지도 않은 사회적 특수계급이 존재하고 특권이 자손에게 세습되고 있다“며 “불량 유공자를 가려내고 누가 이런 가짜 유공자를 양산했는지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본지가 단독 입수한 보훈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현재 5·18 유공자는 4484명이다. 2019년 4410명에서 이듬해 4406명으로 줄었고 2021년 4417명으로 소폭 증가한 뒤 지난해와 올해 9월까지 4484명이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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