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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의 법으로 세상읽기] 국회도 안 지키는 특별검사법
여권의 김건희 여사 특검법 우려 과장된 면 있어
야권도 2014년 제정된 특별검사법부터 준수해야
이동호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2-27 06:31:20
  
 
 
▲ 이동호 변호사
지난 한 주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 수락이 제일 큰 뉴스였는데, 한 비대위원장이 직면할 첫 과제로 소위 ‘쌍특검법’이 거론되고 있다.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법(일명 ‘김건희 특검법’)이다. 다수 야당이 밀어붙이고 있어서 국회 통과는 확실해 보인다. 그래서 특히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록 영부인일지라도 죄가 있다면 수사를 받는 것이 마땅하므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보수층에서도 많다고 한다. 교과서적인 답변인데 어쩌면 이것이 보수주의의 본질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특별검사제도의 본래 취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검찰의 수사가 정권의 압력으로 공정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중대한 권력형 비리에 국한해 독립적인 특별검사에게 수사를 맡기자는 것이 이 제도의 취지이다. 그렇다면 김건희 특검법은 말도 안 되는 법이다. 단국대 의대 서민 교수가 24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김건희 특검으로 보는 보수 지지자의 특징’이란 칼럼에서 그 이유를 잘 지적했다. 이 사건은 전임 정부에서 검찰이 1년 넘게 조사했지만 기소는커녕 소환 조사도 못했을 만큼 혐의가 나오지 않았던 건이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관여했다손 치더라도 계좌를 맡긴 91명 중 1명에 불과하고 주가조작 자체도 실패로 끝났다. 그렇다면 특검을 할 만큼의 중대한 사안이 못 된다.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결혼하기 전에 발생했던 일이라서 ‘권력형’ 비리도 아니다. 특검 예산도 80억이 예상된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런데 도이치모터스의 권오수 전 회장이 문재인정부 말기에 기소가 되면서 김건희 여사 등 계좌를 빌려준 투자자들에 대한 공소시효도 일단 정지됐다. 마침내 권 씨에게 올해 초 유죄가 선고되면서 수사의 불씨가 살아난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 3건·정의당 1건·기본소득당 1건 등 5건의 특검법안이 발의되어 있는데 이 법안들의 독소조항도 지적되고 있다. 여당은 배제된 채 민주당(대통령이 속하지 않은 교섭단체)이나 정의당 같은 원내정당만이 특별검사를 추천할 수 있고 수사 상황을 언제든지 언론에 브리핑할 수 있게 한 조항이다. 이 조항에 따라 조국 전 법무장관 자녀를 위해 허위 인턴확인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최강욱 같은 이가 특별검사에 임명될 수 있다. 총선을 앞두고 그가 언론브리핑 명목으로 김 여사에 대한 가짜 뉴스를 쏟아 내면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절대 불리해질 수 있다. 그래서 대통령은 무조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식의 우려가 보수층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런데 야당이 단독으로 특별검사를 추천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 사저부지 매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내곡동 특검법’과 소위 ‘최순실 특검법’에서 이미 야당이던 민주당이 특별검사를 추천했다. 매우 정파적인 입법이었다. 원래 그 이전에는 대한변협·법원행정처 같은 중립 기관이 추천할 수 있게 했었다. 최순실 특검법에 이어 2018년 5월 제정된 ‘드루킹 특검법’을 당시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관철했지만 특별검사의 1차 추천권은 대한변협이 갖게 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에서 또 다시 정파적 특검을 시도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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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수층의 우려가 지나친 면도 있는데 최강욱 같은 인물이 특별검사에 임명될 리는 없기 때문이다. 어느 특검법안이건 정당의 당적을 가진 사람이나 금고 이상 형의 선고를 받는 등 ‘국가공무원법’상의 결격 사유가 있는 자는 특별검사 자격에서 배제하고 있다. 언론브리핑의 경우도 그렇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사건의 대(對)국민 보고’란 조항으로 최순실 특검법에 처음 도입된 후 드루킹 특검법과 작년 9월에 제정된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특검법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브리핑 항목도 피의사실 외의 수사 과정에 국한된다. 그래서 확인되지 않은 혐의에 관한 가짜뉴스를 매일 브리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래서 지나친 우려는 버렸으면 한다. 어쩌면 이번 특검이 여사의 과거 행보에 대한 의혹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거부권을 행사하려면 보다 법적인 측면의 명분이 필요하다. 그래서 필자는 2014년 3월18일 제정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을 상기시키고 싶다. 조금 길지만 이 법률의 제정 이유를 요약해 보고자 한다.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특별검사제도를 운용하였으나 특검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추천권자 등을 둘러싸고 여야 간 정치적 공방이 끊이질 않고 수사 결과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온 바, 미리 특별검사제도의 발동 경로와 수사 대상·임명 절차 등을 법률로 제정해 사건이 발생하면 곧바로 특별검사를 임명하여 최대한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수사하려는 것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시비를 차단하려고 이미 2014년에 여야 합의로 특별검사 임명에 관한 기본 법률을 제정했던 것이다. 이 법은 특별검사를 정당이 아닌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하게 해서 정파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런데도 2021년 4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특별검사를 선임한 것 말고는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국회가 기본법을 정해 놓고도 스스로 이를 어기고 자꾸 별도의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은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여권은 특검 거부로 일관하기보다는 기본법에 따라 특별검사를 임명하자고 역제안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야권, 특히 민주당 또한 자꾸 특별법을 제정하려 하지 말고 기존 특별검사법을 준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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