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큰 LIV 골프가 세계 랭킹에 목을 메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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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50위 안 LIV 선수 4명 갈수록 감소
“3라운드에 한정된 선수로는 공정히 비교할 수 없다“

박병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07 11:14:41

▲ 그레그 노먼 LIV 골프 최고경영자(CEO)이자 커미셔너가 세계골프랭킹위원회(OWGR)에 랭킹 포인트를 인정해달라는 신청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골프 세계랭킹은 최근 2년 동안의 미국·유럽·일본·남아공·아시아·호주투어의 성적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대회가 끝난 매주 월요일 전세계 골퍼들을 대상으로 최근 2년간의 투어성적을 합산, 출전 대회 수로 나누어 발표한다. 4대 메이저대회 1위는 50점, 미국과 유럽 프로골프협회 투어 대회 1위에게는 16점이 주어지는 등 대회 등급별로 가산점이 다르고 1년간 성적은 100% 가중치를 부여한다.

투어 우승상금이 보통 400만 달러(약 52억 원)에 달할 정도로 ‘가진 게 돈밖에 없다’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 골프에는 많은 스타 선수가 뛰지만 이들에게는 세계랭킹 포인트가 부여되지 않는다. 세계골프랭킹위원회(OWGR)가 LIV 골프에 적대적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 월드투어의 영향권 아래에 있기 때문이라는 게 LIV 골프를 이끄는 그레그 노먼(호주)의 주장이다.

LIV는 2022년 7월 OWGR에 세계랭킹 포인트를 신청했으나 OWGR은 2023년 10월 이를 거부했다. LIV 골프는 3라운드 경기로 한정된 선수로만 골프 리그를 운영하고 있어 다른 24개의 골프 투어와 공정하게 비교할 수 없다는게 OWGR의 표면적인 이유다.

LIV 소속 선수들은 현재 세계랭킹 상위 50위 안에 4명, 상위 100위 안에 8명이 있다. 이 숫자는 계속 감소할 수 밖에 없다. LIV 선수들이 얻는 유일한 랭킹 포인트 획득 방법은 랭킹 포인트가 PGA투어 보다 훨씬 적은 유러피언 투어와 아시아 투어가 개최하는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LIV 골프 출범 이후 3년 가까이 세계랭킹 포인트를 받으려고 애썼던 노먼은 최근 세계골프랭킹위원회에 랭킹 포인트를 인정해달라는 신청을 더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PGA 투어에서도 LIV 골프에 세계랭킹 포인트를 부여하지 않는 건 부당하다는 선수가 나타났다.

세계랭킹 4위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은 7일(한국시간) LIV 골프 소속 선수에게 랭킹 포인트를 주지 않는 걸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좋은 선수가 세계랭킹 포인트를 얻지 못하면 가치가 확실히 떨어진다”고 답했다. LIV 골프 소속 선수에게도 세계랭킹 포인트를 부여해야 한다는 뜻이다.

올해부터 LIV 골프로 옮긴 세계랭킹 3위 욘 람(스페인)도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LIV 골프로 옮기기 전인) 2년 전부터 세계랭킹 시스템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면서 “점점 더 잘못된 시스템이라는 게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호아킨 니만(칠레)은 최근 LIV 골프에서 2차례 우승했지만 세계랭킹은 변함없는 76위를 그대로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LIV 골프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이유로 랭킹 점수를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LIV 골프가 세계랭킹 포인트를 갈구하는 것은 메이저 대회와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출전 자격 때문이다. 대부분 메이저대회가 세계랭킹 50위를 메이저대회 출전 자격의 기본으로 삼는다.올림픽 출전선수는 보통 대회 1개월전 세계랭킹으로 자격을 정한다.

PGA 투어 정책이사인 애덤 스콧(호주)은 세계랭킹 포인트 부여 대신 메이저 대회가 기량이 뛰어난 LIV 골프 선수를 초청 출전시키는 방안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스콧은 “랭킹 문제가 해결되거나 PGA 투어와 PIF의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LIV 골프 선수들에게 4개 메이저 대회에 초청장을 주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라고 제안했다.

마스터스와 PGA 챔피언십 조직위원회는 니만을 초청 선수로 출전시키기로 했다. 4월 열리는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에는 LIV 소속 선수 13명이 출전한다.

LIV 소속 선수들은 비시즌중에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에도 출전할 수 없다. 출전 선수는 별도의 선발 포인트로 뽑는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회원이 아니면 포인트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프레지던츠컵 선발 포인트 랭킹 순위에는 현재 LIV 골프 소속 선수는 전원 빠져있다.

박병헌 기자 bhpar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