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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가시밭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업황 부진에 몸집 싸움에서 반도체에 선두를 내줬고, 시가총액 2위 자리도 SK하이닉스에 완전히 내줬다. 세계 무대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CATL에 왕관을 넘겨줬다.
LG에너지솔루션은 18일 오전 10시께 시가총액 94조5360억 원을 기록해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2위는 SK하이닉스로 시가총액이 약 118조2276억 원이었다.
양 사는 올해 초부터 반나절 만에 시가총액 2위 자리가 바뀔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1월 초까지만 해도 양사의 시가총액 차이는 3000억 원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은 올해부터 본격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배터리 업황은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으로 올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희비는 엇갈리는 모양새다. 이날 기준으로 양사 간 시가총액 격차는 약 23조7000억 원까지 벌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은 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두 자릿수의 연이은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혹한기’를 지나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테슬라·GM·포드 등 기존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수요 둔화로 생산 목표를 축소하거나 연기하고 있어 배터리 업체도 속도 조절에 합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반전된 데에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의 영향도 컸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3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5% 증가했지만, 4분기부터 전기차 수요 둔화가 두드러지면서 이전 분기 대비 53.7%나 쪼그라들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42%가량 밑도는 어닝쇼크였다.
반대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34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호실적을 써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도 1위의 자리를 중국 CATL에 추격을 허용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총 사용량(점유율) 부문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24.4%를 차지해 25.8%를 차지한 CATL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누적 기준 점유율에서 2022년 대비 32.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7.8%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당시 누적 기준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 격차는 0.3%p였다.
SNE리서치는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었다. CATL은 지난해 누적 기준 72.5%의 고성장세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부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지급 규제가 강화돼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종이 축소되는 변수도 남아있어 향후 전망도 어둡다. 또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세액공제 혜택이 변동될 수도 있는 점도 전기차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중국 업체들이 비교적 저렴한 LFP(리튬인산철)배터리를 앞세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점도 위협이 되는 요인이다. 향후 가격 중심으로 전환되는 전기차 시장에서 값싼 중국산 배터리가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면 국내 배터리 업계 또한 가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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