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수요 회복은 언제… 업계 난항에 이것까지 내려 철강 가공사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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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동국제강 철근 가격 하락에 로스율↓
철근 가공사 “코인 철근 설비 매각·페업 고민까지도”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8 14:10:26

건설시장 침체가 이어지자 유통시장에 쌓인 철근 재고 물량이 기준 가격보다 저가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부담이 커진 철강 업계는 로스율을 낮추기로 했고 가공사는 폐업까지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주선으로 산정된 이달 철근 가격은 t당 93만 원 선이었지만 유통 도매거래가격은 t당 77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동기 101만9000원과 비교했을 때 24.2% 하락한 수치다.

정부가 산정한 가격보다 유통업체는 싼 가격에 철근을 판매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요 자체가 부진한 탓으로 보여진다. 유통업체들은 철근 재고 물량이 쌓이게 되면서 가격 하락은 더욱 심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통상 제강사는 가공사에 직선 철근을 지급하고 가공사는 다양한 공정을 거쳐 코인 철근으로 건설사에 납품한다. 철근 가공을 거치면 필연적으로 로스철근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간 제강사는 관행적으로 가공업계에 임가공비 외에도 3% 로스율을 적용해 가공 단가를 보전해줬다. 예를 들어 제강사가 직선 철근 100t을 가공사에 보낼 때 3t의 철근을 더 지급하는 것이다.

철근 시장의 불황이 이어지자 가공사들은 3t의 잉여 철근을 시장에 내놓았고 지정된 가격보다 싼 가격으로 거래하고 있다. 이에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시장 교란 요인으로 보고 원래 지급하던 로스율을 낮추기로 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현재 철강 시장이 안 좋고 굉장히 타이트하다. 그래서 아주 작은 파동에도 막 출렁이고 있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로스율을 줄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의 로스율을 1.5%로 줄이는 것은 잉여 철근 발생 자체를 줄일 수 있도록 하고 또 남아도는 철근을 음성적으로 거래하지 말고 바터 거래를 장려해 시장의 건전한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도 “현재 3% 로스율에 t당 6만 원을 적용하는 철근 가공단가를 로스율 1.5%에 t당 7만 원으로 조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며 “동국제강과 같은 이유로 원가 절감 차원이다”고 전했다.

철강 업계가 로스율 절감에 나선 가운데 가공사는 곡소리가 절로 나온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철근 가공사 업계 관계자는 “값이 싼 직선 철근을 받아서 비싼 코일철근으로 건설사에 납품하게 된다”며 “이때 들어가는 인건비와 장비에 들어가는 유지비용을 투자해야 하는데 직선 철근 거래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직선 철근을 판다”며 “철근 가공이 남는 게 없는 장사가 된 지 오래다 보니 코일철근 설비를 매각하고 코일철근 가공에서 손을 떼야 할지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다른 가공사 관계자도 “로스율을 낮추면 대기업 입장에서는 효율적이겠지만 우리 입장은 그렇지 않다”며 “낮추기만 하고 올리는 것 하나 없이 가공사는 뭘 먹고 살라는 건지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라 폐업 신고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