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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했더라도 혼인 무효 가능
대법 40년 만에 판례 뒤집어
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3 17:49:37
▲ 조희대 대법원장 등 대법관들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이미 이혼한 부부의 혼인을 무효로 돌릴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가 40년 만에 깨졌다. 이혼했더라도 당사자 간에 실질적 합의가 없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혼인을 무효로 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3일 A씨가 전 남편 B씨를 상대로 낸 혼인 무효 청구 소송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돌려보내며 이같이 판결했다.
 
대법원은 “혼인 관계를 전제로 수많은 법률관계가 형성돼 그 자체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이 관련된 분쟁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일 수 있다”며 “이혼으로 혼인 관계가 이미 해소된 이후라고 하더라도 혼인무효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A씨는 2001년 B씨와 결혼했다가 2004년 이혼했는데, 혼인신고 당시 의사를 결정할 수 없는 정신 상태에서 실질적 합의 없이 혼인신고를 했다며 혼인을 무효로 해달라고 청구했다.
 
민법 815조는 당사자 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었거나 근친혼일 경우 혼인을 무효로 할 수 있다고 정한다.
 
그러나 1984년 나온 대법원의 기존 판례는 이미 이혼한 부부의 혼인은 사후에 무효로 돌릴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미 혼인 관계가 해소됐으므로 실익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판례는 “단순히 여성이 혼인했다가 이혼한 것처럼 호적상 기재되어 있어 불명예스럽다는 사유만으로는 (혼인 무효)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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